Instruction for Leica flash system SF 24D (14444)

Instruction for Leica flash system SF 24D (14444)

라이카와 관련된 용품들을 사용할 때 느끼는 것은, 마치 종영된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이미 결말이 나 있는 드라마, 끝을 알고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플래시를 예로 들어보자. 휴대용 스트로보의 형태는 이미 20여년전에 완성되었다. 최근 10년간 껍데기만 조금씩 바뀌었을 뿐 거의 변화가 없다. 광원의 각도조절 뿐만 아니라, 무선동조, 그리고 고속동조까지… flagship body 와의 조합에서는 고속동조 뿐만 아니라 연사까지 지원이 된다. 기술의 진행을 보고싶거든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면 된다. 라이카에게 기대하는 가치는 좀 다른 것이 아닐까?
작고 가벼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 이쁘면 좋겠다. 그것이 전부이다.

SF 24D 는 P&S 카메라인 미니룩스 CM에 특화되어 2004년에 제작 발표되었다. R8, R9, M6-TTL 및 M7 에서는 TTL 방식의 노출측정이 가능하다. 가이드넘버(GN)은 20이다. 품번은 14444, 광각렌즈용 디퓨저(21mm-24mm)는 14445, 망원렌즈(70mm-85mm)용 디퓨저는 14446 이다.
(그런데 내 것에는 왜 14445만 2개가 들어 있었을까;;;) 광각렌즈용 디퓨저를 사용하면 가이드넘버가 14로 줄어들고, 망원렌즈용 디퓨저를 사용하면 가이드 넘버가 24로 늘어난다.
당연히 고속동조를 지원하지 않으며, 당연히 광원의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작고 아름다운 벽돌형 플래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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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단순한 편이다. 우측 상단의 on/off 스위치, 우측 하단의 TTL/A/M 모드 전환 스위치, 하단 중앙부에 1/3 stop 단위 광량 조절 버튼, 조리개 설정 버튼, ISO 설정 버튼이 있다. (한번 누른 후 깜박이면 좌측의 +/- 버튼으로 양을 조절한다.)
ISO setting 값은 자동으로 플래시에 전달이 된다.
조리개값은 CM, R8, R9 에서만 플래시로 전달이 된다. 즉 M 바디를 사용할 경우 조리개 정보를 수동으로 플래시에 입력해야 한다.

TTL (Through the Lens) mode : 진보된 플래시 노출 측정 방식, 먼저 톡 터지고 반사광을 이용해 정보를 읽어서 계산된 양을 재발광하며 촬영한다.
A (Automatic) mode : 전통적인 auto flash 모드이다.
M (Manual) mode : 풀발광 모드, 광량을 수동으로 1/3EV 씩 조절하여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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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마다 핫슈의 접점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카메라와 호환되지는 않는다. 다만 가운데 동그란 접점만 맞으면 풀발광용(카메라에서 완전수동모드)으로 사용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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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CR123A 를 사용한다. ‘이런 형태의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수년간 손실없이 전력 저장이 가능하다’ 고 공식 메뉴얼에 씌여 있다. 예사롭지 않은 표현이다. 유사한 ‘방치의 도’ 를 표현한 문장으로 ‘내 카메라 속 필름에 사계절이 담겨 있다.’ 정도가 있다. 여튼 배터리가 좀 비싸다는 흠이 있다. CR123A 형태의 충전지 및 중전기도 판매하지만, 라이카 M 시스템에서 플래시 사용빈도를 보았을 때, 그냥 수년간 몇알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 새배터리 셋으로 370회 풀발광이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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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17-05-20 오전 6.56.31셔터스피드는 번개탄 표시에 설정해 두자

SF 24D 는 고속동조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플래시가 출시되었을 당시 M 시스템의 플래시 동조 속도는 1/50 이었고, R 시스템은 1/100 이었다. 번개탄 표시가 1/125 과 1/250 사이로 온 것은 M8 이후의 디지털바디에서이다. 즉 현행 디지털 바디에서 플래시 동조 셔터 스피드는 1/180 sec 이다. 해당 바디의 제한 동조속도보다 빠른 셔터스피드로 셋팅하는 경우 플래시가 터지지 않거나, 동조 타이밍이 어긋난다. 따라서 플래시를 사용할 때는 셔터스피드를 Auto 로 두는 것이 아니라, 수동으로 설정해 놓는 것이 좋다. 참고로 R4, R4s.2, R5, RE 의 바디에서는 셔터다이얼을 X 에 넣지 말고 1/100 또는 B에 두고 사용을 해야 한다. R6, R6.2 에서는 1/100 에서 B까지 그리고 X 에서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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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에서 현재 생산되는 다양한 플래시들이 있지만,  M 바디와 핏이 어울리는 스트로보는 아무래도 SF 24D 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M 바디에서 사용시 감도설정을 auto 로 해 놓으면 종종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SF 24D 는 auto ISO 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의 바디에 대응하여 만들어진 플래시이다.) 감도는 반드시 수동으로 설정해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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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스트로보를 사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상식을 몇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1.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 피사체가 멀어질수록 플래시로 도달하는 빛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2. 어두운 곳에서 사용할 때에는 조리개 수치에 주목해야 한다.
; 어두운 실내의 상황에서 스트로보를 사용할 경우(스트로보의 광량이 노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 셔터스피드는 의미가 없고, 조리개 수치로 노출을 결정하면 된다.

3. 플래시 동조가능한 셔터스피드를 유념하자.
; 이를테면 역광에서 고속동조가 불가능한 플래시로 촬영할 경우 조리개를 꽤 많이 조여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M 바디에서 SF 24D 를 실패없이 사용하기 위한 셋팅법을 요약해 보겠다.

하나, 촬영시 조리개 정보를 수동으로 플래시에 입력해야 한다.
둘, 바디에서 셔터스피드는 번개탄 표시에 설정해 두자
셋, 바디에서 감도는 반드시 수동으로 설정해 놓자.
넷, 배터리 비싸다고 너무 아끼지 말고, 제때 잘 갈자.

스크린샷 2017-05-20 오후 2.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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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flash system SF24 D (14444) Manual

SF 24-D

사용법에 대하여 더욱 공부하고 싶은 분은 첨부한 영문 메뉴얼을 필독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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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례는 언제나 가족사진뿐,

M10P3745

M10P7698 (1)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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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on 2.8cm 렌즈에 대해서는 지난 article 에서 복각판을 소개하며 충분히 언급한 바 있다.

Leica 28mm summaron-m : A classic reborn, 2016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내가 이 summaron 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꼭 써보고 싶어서 부산/포항 지부 대빵이신 ‘mansoobrother’ 님께 날마다 징징대곤했다.
“레드쥬마론 좀 주이소~”, “레드쥬마론 좀 주이소~”, 무한반복…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의 진심(?)에 탄복하신 ‘mansoobrother’ 님께서 레드주마론을 흔쾌히 투척해 주셨다.

“너에게 허하는 이 레드주마론의 별칭은 ‘벨로인주마롱’ 이니라, 벨로라서 넘기는 것이니 유념하여 잘 사용토록 하여라~”
“네, 감사히 받들겠나이다!!”
‘앗싸~!!’

렌즈의 기본적인 정보등은 지난 글에서 이미 다 언급하였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실제 사용하는 유저의 입장에서 잡기들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올드렌즈 중에서 알이 깨끗한 개체를 찾기가 유독 힘들다는 렌즈가 바로 레드주마론이다.
상담해본 샵들마다, ‘이 렌즈는 평생 깨끗한 것(알)을 보지 못했다…’ 라는 말이 중론이다.
W사 사장님은 평생 단 한번 알이 맑은 개체(최후기 시리얼)를 본적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인즉슨 알이 깨끗한 개체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레드주마론들은 강한 LED light 을 비추어 보았을 때, fog 가 관찰된다. haze 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사람의 눈으로 치면 백내장이 있는 것만 같다. 백이면 백이 그렇다. 나이든 손에 주름이 있다고 핀잔을 주는 것은 참 못된 행동이다. 그래서 레드주마론은 알이 깨끗한 것을 찾는 것을 진작 포기했다. 그렇다면 외관이라도 깨끗한 것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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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정말 깨끗하다. (너무 깨끗해서 어느 분은 이걸 복각판으로 착각하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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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bit code 기입이 가능한 LTM adapter 를 준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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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각판 레드주마론의 코드도 베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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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하였다. 어,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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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 락버튼이 완전히 잠겼다… 이런 이유로 올드렌즈를 사용할 때는, 초점 knob 이 움직이는 부분을 완전히 날려버린 형태의 LTM adapter 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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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 공구함에 있는 줄로 필요한만큼 갈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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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잘 동작할 것이다. 아, UV filter 는 34mm 를 사용하면 된다. 복각판은 지름이 달라서 38mm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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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디지털 카메라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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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첫 컷…

RedSummaron11광원 주변의 glow 가 좀 거슬린다. 아무래도 손을 좀 봐야겠다…
참고로 렌즈 알을 손보기 전의 상태에서 촬영한 작례를 링크해 본다.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 밤골, 2017

이 촬영을 마치고 나의 레드주마론은 중앙카메라에 입원하였다.
알멩이의 탁한 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나, 그래도 이전보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같은 광원을 촬영해 보았다.
완전히 강력한 역광에서는 별 수 있겠지만, 이정도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산란광이 줄었다.

RedSummaron12

여튼, ‘벨로인주마롱’에서 본연의 ‘레드주마론’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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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로 치자면 손에 꼽을만큼 단아하고 아름다운 렌즈이다. 물론 이러한 단아함은 작은 렌즈알의 크기에서 비롯된 것일테고, 그 작은 렌즈알은 5.6 이라는 밝기를 제한점으로 준 셈이다. 많은 이들이 이 렌즈의 최대개방 값이 5.6 이라는 이유로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곤 한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실내촬영을 고려하면 5.6 이라는 조리개값은 무척 난감한 조리개값이다.

전천후의 올드렌즈는 없다. 실내의 노닥거림이나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는 음침한 풍경을 담고 싶다면 좀 밝은 렌즈를 쓰면 될 것이다. 단, 우리는 몬순에 살고 있지 않고, 맑지는 않아도 밝은 날이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최대개방이 5.6 인 올드렌즈라면 좀 조여주어야 제대로 된 화질을 보여줄 테니(일반적인 상식으로) 제대로 사용하려면 밝기 f8 이나 f11 의 렌즈인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 렌즈는 좀 독특하다. 이미 최대개방인 f5.6부터 또렷한 해상력을 보여준다. 아마도 가장 샤프한 올드렌즈중 하나가 아닐까…

시험삼아 잠실나루역(구 성내역) 인근에서 담장너머 보이는 봄풍경을 담아보았다.

RedSummaron18

중앙부를 관찰하면 좀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데, 5.6에서 이미 상당한 해상력을 보이고 있으며 F8 에서 절정에 이른다. F11부터는 회절의 영향을 받아서 상의 경계부가 약간 들뜨기 시작한다. (이 컷에서는 입사광의 각도로 인해 중앙부에 산란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회절은 F16, F22 에서 더 심해진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며면 F8 > F5.6 > F11 > F16 > F22 의 순서의 화질을 보이는데, 이는 항간에 떠돌던 tessera 28mm F8, 2.8cm summaron 등은 최대개방에서부터 최대 해상력을 보인다는 설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각 렌즈마다 설계에 따라 최대해상력에 이르는 조리개 구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red summaron 의 경우는 최대해상력 구간이 최대개방에 근접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F22 는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외하였다.)

RedSummaron19

우측 하단부의 극주변부(코너, 모서리)는 조리개를 조이더라도 blur 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 현상은 복각된 28mm summaron 1:5.6 (classic reborn) 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을 관찰한 바 있다.

RedSummaron20

산란광이 적은 하단부를 관찰해 보면 중앙부보다는 회절의 영향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F8 > F5.6 > F11 > F16 순의 해상력을 보인다. 최대개방(5.6)에서 최하단부의 해상력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은 매우 놀라웠다. 그러나 F5.6 부터 시작되는 렌즈에서 회절의 영향이 F11부터 보이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F11 의 회절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데에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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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주마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바디는 Ic 가 아닐까? feet 로 적힌 거리계가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28mm 에 조리개 5.6 이상이라면 목측에 어떤 스트레스도 없다.

Leica Ic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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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c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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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4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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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나 비례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M body 와는 조화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거대한 전용후드(SOOBK)를 착용하면 좀 나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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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with M10 ( col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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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film ( HP5+ / Rodinal / LS50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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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름다운 ‘세레나’에 푹 빠져버린 내게 ‘레드주마론’은 마치 미운오리새끼처럼 보였다.
그 ‘레드주마론’을 꺼내서 뭔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너는 대체 어떤 아이니…
사람이 못난 것이지 렌즈는 역시 죄가 없다.
아무래도 편견을 걷어낼 시간이 흐른 뒤에 천천히 이 녀석을 다시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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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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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할만한 리뷰

주마론 Summaron 28mm f/5.6 (1955-1963) :: PHOTOPOEM.ORG / 이태영

시대를 초월한 불후의 명작 Summaron 1:5.6/28mm 비교 테스트및 간략 단평 :: 라이카클럽 / 최인섭

Leica 28mm summaron-m : A classic reborn, 2016 :: Andante / quanj

Leitz Summaron 28mm f5.6 :: Photo-Nomad / PIYOPIYO

Canon 28mm LTM 1:2.8 Serenar (1957)

Canon 28mm LTM 1:2.8 Serenar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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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각의 렌즈는 28mm 이다. 주력으로 사용하는 현행 즈미크론이 매우 만족스럽지만 좀더 작은 렌즈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렇다고 엘마릿을 추가할 생각은 들지 않아서, 결국 최종 후보군은 올드렌즈 성향의 렌즈들이었다. ricoh 의 GR 28mm f2.8 라든가, MS Optics Apoqualia-G 28mm f2 라든가, minolta 의 G-rokkor 28mm f3.5 라든가, Leica 2.8cm summaron 등이다. 그러던 차에 이태영님께서 한가지 생소한 렌즈의 이름을 소개해 주셨다. 캐논 세레나… 세레나, 세레나가 뭐지? 간식같은 렌즈라고 추천을 해주셨었는데, 매우 적절한 표현이었다. 주식으로 하자면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간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도 푸짐한 음식, 그런 렌즈, 캐논 28mm LTM 1:2.8 이다. 대화가 오간 후 3달 남짓이 지나서야 나는 이베희 여사의 문을 두드렸고, 이 렌즈는 일본에서 정확히 이틀만에 우리집으로 날라왔다. 참, 빠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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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fications
Marketed June 1957
Original Price 33,000 yen
Lens Construction (group) 4
Lens Construction (element) 6
No. of Diaphragm Blades 6
Minimum Aperture 22
Closest Focusing Distance (m) 1
Maximum Magnification (x)
Filter Diameter (mm) 40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48 x 20
Weight (g) 160

canon28mmLTM02

1946년 일본정밀광학공업(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RF 카메라 시스템 그리고 ‘Serenar’ 렌즈를 출시하였다.  ‘Serenar’ 는 달에 있는 바다 ‘Mare Serenitatis(Sea of Serenity)’ 에서 기원한 ‘Serene : clear, calm and tranquill (맑고 차분하고 평온한)’ 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철학이 되어 이제까지 캐논의 색이라고 회자되는 맑고 차분한 톤의 버팀목이 된 듯하다. (참고 : Canon Camera Museum, History Hall, 1937-1945)
그러나 아쉽게도 Serenar 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Serenar 라는 브랜드 이름과 Precision Optical Industry Co., Ltd (정밀광학공업, 주) 이라는 회사 이름은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었기 때문에 1953년 사명을 Canon Camera Co., Inc 통합 개명하였고, Serenar 라는 이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참고 : Canon Camera Museum, History Hall, 1946-1954)
그런 이유로 1953 이후에 제작된 렌즈에는  Serenar 라는 표기가 존재하지 않고, Canon Lens 라고만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녀석은 ‘세레나’ 라고 부르고 싶다. 그게 더 아름다운 이름이니까…

canon28mmLTM03

28mm 1:2.8 렌즈는 Itō Hiroshi 에 의해 디자인되었고 1957년 출시되었다. 짜이즈 토포곤의 대칭형 설계를 따르긴 하였으나, 그들의 독자적인 개선에 역점을 둔 디자인으로 보인다. Summaron 2.8cm 1:5.6 이 발표된지 2년이 지난 시점이다. 캐논은 더 작고 더 밝은 렌즈를 내놓음으로서 그들의 기술력을 세계에 인정받으려 했던 것 같다.
(topogon 과 가장 유사한 설계는 25mm f3.5 렌즈인데, 이 역시 렌즈 뒷면에 평면렌즈를 하나 더 추가한 점이 특이하다. 평면 렌즈를 제거하면 초점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의 노력과 꿈은 어느정도 실현이 되는 듯 하였으나, 1954년 혜성과 같이 등장했던 Leica M3 의 여파로 인해 (실제 캐논의 역량을 총집중했던 획기적인 카메라 IV Sb2 출시 한달전에 넘사벽 M3가 출몰했으니 캐논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카메라 여느 브랜드들이 그러했듯이 결국 RF system 을 포기하고 SLR 로 젼력 이동을 하였으며, 캐논 S Lens 들은 1960년에 제작된 300mm f4, 400mm f4.5, 600mm f5.6 를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초기의 캐논 바디와 렌즈에 대한 추가적인 궁금점은 다음의 링크를 통해 해소하기를 추천한다.

Canon 39mm screw lenses :: Camera-Wiki
캐논 세레나 렌즈(캐논 M39/LTM 렌즈) / Canon SERENAR Lenses (‘S lenses’) :: 잉여인간 SurplusPerson
캐논 (렌즈 교환형)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 / Canon RF Camera :: 잉여인간 SurplusP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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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담한 것은 렌즈뿐만 아니라 전용 필터에서도 드러난다. 내가 만져본 모든 류의 필터중 가장 얇고 아름다운 필터라고 자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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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렌즈의 장점은 부피가 매우 작다는 것이다. 조리개값이 2.8 인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compact 하다. 전용 필터를 부착하여도 크기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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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이드나 마운트부의 만듦새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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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최대개방인 f2.8에서도 조리개의 육각형이 관찰된다는 점이다. 어떠한 조리개값에서도 육각형 보케를 만드는 것을 의도한 것이었을까? 정확한 의도는 알 길이 없다.
아무리 예찬을 하고 싶은들, 이 렌즈가 올드렌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조리개를 열면 멍청해지고, 조이면 똘똘해진다.
크립토나이트를 슈퍼맨의 손에 쥐어주면 초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리 없다. 올드렌즈에게 크립토나이트는 최대개방과 역광이다. 뭐, 이것이 불만이라면 그냥 현행렌즈를 사용하면 된다.

올드렌즈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조리개를 확실히 조여보자…
올드렌즈의 좋은 점은 독특한(주관적인) 표현력 외에,
찍을 때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것이다. 좋은 기분은 일단 예쁜 생김새에서 나온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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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Leica 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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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Leica M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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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Leica 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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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표현도 마음에 든다. 곱고, 그리고 맑다…

굳이 이런 올드렌즈의 민낯을 보고파 하는 사람들을 위해 100% crop sample 을 공개한다.
주광에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찍었다. 나에게 삼각대를 들만한 성의는 없으니까… ==3==3

canon28mmLTM27canon28mmLTM28중앙부

canon28mmLTM29canon28mmLTM30주변부

요약하자면, 중앙부에서는 최대개방부터 샤프한 편이고, 올드렌즈답게 주변부에서 약한 면모를 보이는데, f8, f11 에서 가장 샤프한 결과를 보여주며, F16, F22 에서는 회절로 인한 화질저하가 목격된다. 최대개방 중앙부가 의심스럽다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중앙부 sample 한 번 더 나간다.

canon28mmLTM31

canon28mmLTM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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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with M10 (color)

with film (HP5+/Rodinal/LS50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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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은 모습은 분명히 있다. 내가 아내에게 반했던 것은 그녀가 지구 최강의 인성이나 미모를 갖추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내 눈에 그러하였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것은 그것이 처음 자리잡았던 시공간과 함께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위치에 나에게로 와서 말을 건넨 꽃이 된 것이다.
세레나도 그러했다. 나의 기존 이상형과 동떨어진 아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아름답게 보였던 것처럼, 어쩌면 나의 이상형이 원래 아내였다고 믿게 되었던 것처럼, 세레나도 그러하였다.
주체와 객체, 시간과 공간이 공명하는 순간들…
굳이 다른 것과 비교한다면, 자꾸 재어 본다면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
나는 커피를 마시고 맛보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바리스타가 될 생각은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참으로 마음에 들었던 이 렌즈는 이 렌즈를 더 잘 쓸 수 있는 벗에게 보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비웃을만한 이야기이지만, 나도 나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싶다.
이것은 어차피 물건일 뿐이니까… 그리고 욕심이 생긴다고 모두 가져서는 안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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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그리움, Canon 28mm LTM 1:2.8 Serenar (1957)

 

 

Contax IIa and Carl Zeiss 21mm biogon f4.5

Contax IIa and Carl Zeiss 21mm biogon f4.5

역사 속에 획을 남긴 것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분명한 이유가 있다.
광각에서 비오곤은 누구나 한번쯤은 써보고 싶은 렌즈임이 분명하다.
SWC 38mm biogon 의 모체가 되었던 biogon 2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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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오 아답터등을 이용하여, 또는 콘타렉스용 biogon 을 이종교배로 라이카 M 바디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미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콘탁스 마운트 렌즈는 콘탁스에 끼워 쓰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디지털에는 고민하지 말고 super elmar 를 사용하면 된다.
나는 그저 콘탁스의 야심과 광학이 집약된 biogon 21mm 를 꼭 사용해 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역시 필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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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자체는 공돌이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생김새이다.
좀 생뚱맞은 감이 있으나,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나온 엔지니어의 스타일이 연상된다.
콘탁스를 만져보고 그 묵직한 선들과 각, 카랑카랑한 셔터음을 맛본다면 라이카에게 왜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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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피드는 1/1250, 1/500, 1/250, 1/100, 1/50, 1/25, 1/10, 1/5, 1/2, 1sec 로 구성되어 있다.
작동법은 동시대의 바르낙과 비교하면 편리하고 이후의 M바디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조금 불편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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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조절법이 조금 생소한데, 화살표의 하얀선을 조리개 수치에 맞추면 된다. 이런 구조로 인해 조리개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항시 전면부를 응시해야 한다. 이후에 출시된 콘타렉스용 비오곤은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조리개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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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파인더인 435, 역시 육중한 느낌이다.
435 파인더의 성능이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바디와의 핏은 확실히 우월하다.
여러번 강조하지만 미관과 통일성은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콘탁스의 역사, 그리고 21mm biogon 의 자세한 정보나 작례가 궁금하다면,
콘탁스의 왕자 ‘PIYOPIYO’ 님의 주옥같은 리뷰를 필독해야 한다!

:: 콘탁스 IIa 를 위한 변명 :: Photo-Nomad ‘PIYOPIYO’
:: Carl Zeiss 21mm biogon f4.5 for Contax :: Photo-Nomad ‘PIYOPI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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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어 방지를 위한 Shield 가 후옥에 달려 있다. 세심한 배려이다. 단 라이카 바디에 아답터를 써서 마운트할 때는 Shield 부분을 풀러서 분해애야 장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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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x IIa / 21mm Carl Zeiss biogon 1:4.5 / HP5+/ Rodinal / LS50ED / 구의동,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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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가 출시되었을 당시 사람들이 질렀을 탄성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엄청난 변혁이었으리라…
정보를 찾아보면 슈나이더사까지 협업하여 3.4 조리개로 출시한 21mm super-angulon 이 더 우월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는데,
막상 결과물을 보니,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한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슈퍼엘마’ 나 ‘슈퍼앙굴론’ 과 ‘비오곤’ 을 정밀 비교를 할 생각은 없다.
어찌되었든 올드렌즈이다.
전설은 전설로 대할 때 가장 빛이 난다.
그것이 전설에 대한 예우가 아닐까…

Contax IIa 그리고 Biogon
살아있는 전설,

 

 

 

사진, 흥미있게 다가가기 : sofort

사진을 찍다보면 사진이라는 매체의 접근성, 진입장벽에 대해서 한번쯤은 고민을 해보게 된다. 1년전쯤, 어느 잡지에 지속적으로 사진을 기고한다는 젊은 사진가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의 장르는 스키장의 보더 사진이었다. 어떤 호기심에서인지 그는 펜탁스의 필름카메라(me super)를 들고 있었고, 최근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의 질문은 다소 의아하였다. 사진이 너무 흔들려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감도, 조리개, 셔터스피드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 있지를 않았다. 그렇다. 그가 작업에서 택했던 카메라는 완전한 자동을 지원하는 DSLR 의 P(프로그램) 모드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사진으로 밥을 먹겠다는 사람이 너무 무성의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가 집중하여 고민하는 부분은 작동과는 다른 영역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 사진은 어떤 카메라, 어떤 렌즈로 찍었다.’ 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이 그림을 어떤 붓과 어떤 물감으로 그렸다.’ 라는 말은 생소하고 이상하다. 이는 기기에 의존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사진의 태생적인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기기에 열중하고, 더 좋은 기기를 쓰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그것은 일부 사실이고 또 일부는 공상이다.

2006년 야쿠시마에서 만나뵈었던 山下大明(Yamashita Hiroaki) 선생님께 질문을 했던 적이 있다. “저도 사진을 잘 찍는 사진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는 대답했다. “너는 이미 사진기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기를 들고 있다면 너는 이미 사진가이다. 네가 찍고 싶은 것을 찍어라.” 당시에는 뭔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가 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명쾌한 대답이었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진은 다루기 더 쉬워졌다. “셔터를 누르기만 해, 나머지는 우리가 다 알아서 할테니” 라는 수십년전 Kodak 의 광고문구는 이제 한톨이 거짓도 없는 온전한 현실이 되었다. 심지어는 모든 과정이 작은 책상위에서 모두 이루어질 수 있다. 쉬운 접근성 덕에 사진은 분명 양적 팽창과 질적 향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좋은 사진’이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술로 접근하는 사진은 쉬울지 모르겠지만, 예술로 접근하는 사진은 여전히 어렵다.

‘접근성’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접근성의 또다른 의미는 ‘흥미’ 이기 때문이다. 접근하기 쉬워야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대하기 어렵다면 ‘흥미’ 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사라져버릴 것이다.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사진은 무엇일까? 필름사진? 디지털 사진? 그런 류의 고민이 아니다.
‘즉석사진’… 찍는 동시에 상을 보여주는 이것은, 손에 쥘 수 있는 최종 결과물을 그 자리에서 바로 보여준다. PC 에 앉거나 현상소에 맡길 필요도 없다. 이것이 전기신호인지 화학신호인지 내 손에 쥘 수 있는 것인지라는 등의 귀신 씨나락까먹는 고민도 할 필요가 없다.
재생산이 불가능한 단 하나의 순간, 하나의 사진, 그리고 장당 얼마얼마로 환산되는 자원의 유한함을 망각할 수 없는, 그래서 한 컷 한 컷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되는… 이런 즉석사진의 ‘흥미’ 에 대해서는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전세계의 누구라도 찍든 찍히든 열광하게 되니까…

즉석카메라는 언제나 옳다.
그리고, 무엇을 찍느냐보다는 무엇으로 찍는지에 더 골몰하는 나에게 흥미로운 카매라가 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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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ort (typ2754)
: 곧, 바로, 즉시, 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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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ofort 가 완전히 새로운 카메라는 아니다.
Fujifilm 에서 발매했던 Instax mini 90 neo 와 형제모델이다.
껍데기만 다르고 나머지는 다 같다.
(이 두가지 모델을 비교한 외국유저의 글을 참고하면 쉽다.)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것에 손이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카메라는 예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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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x mini 용 필름이 들어간다.
사진의 크기는 instax wide 가 당연히 좋겠지만 그리되면 카메라사이즈가 커질 것이고 분명 미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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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즉석카메라에는 충전지가 들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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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구입은 했는데, 눈에 띄는 물건이니 마눌님의 허가가 필요했다.
생존을 위해서 머리를 팽팽 돌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명분은 만들어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이들이 유한한 자원을 스스로 분배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즉석카메라를 사주었다!”
“궤변이네… 근데 왜 라이카여야 하는건데?”
“어, 원래 즉석카메라는 본체가 싸고 필름이 비싼거야 ==3==3”
“우왕, 아빠 이거 내거 맞지? 우와 이쁘다~”

어라, 그래서 결국 이 sofort 는 민령이의 차지가 되었다.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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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아닌 것 같단다.
스스로 찍어서 의미있을 것과 별 의미가 없을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난사하지 않는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필요한 것만 담아내기’ (근데 내가 이런 말할 자격이 있나;;;), 그리고 ‘제한(limitation)을 즐길 줄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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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포항 가족 여행에서 딱 20장의 필름을 건네주었다.
아이는 1박 2일동안 11장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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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ort_10고동을 들고 있으라 하기에 그리했다.

송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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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차창밖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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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여기서 찍으면 멋지게 나올까? 찍을지 말지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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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대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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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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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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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심지어 아내도 사진을 한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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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필름에 맺힌 상의 품질이 어떻다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이 즉석사진 한장, 한장은 기억의 색인이 되어, 언제고 추억을 상기시킬 매개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이쁜 카메라로,

사진, 흥미있게 다가가기 : sofort

 

Rolleiflex 3.5B / MX-EVS

Rolleiflex 3.5B
MX-E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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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소개되었던 Rolleiflex 3.5B,
MX-EVS 는 군더더기가 없고, 가장 실용적인 Rolleiflex 이다.
사용법이 간편하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Rolleiflex 에서는 입문기로 소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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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따르면 MX-EVS 는 1,428,000~1,499,999
그리고 1,700,000~1,737,999 의 시리얼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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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최고의 렌즈라고 생각하는 삼반테사,
75mm Tessar 1:3.5
믿음을 저버린 적이 없는 정직한 렌즈이다.
Tessar 는
1902년 독일의 물리학자인 루돌프(Paul Rudolph) 박사가 고안한 3군 4매의 렌즈 디자인이다.
루돌프박사의 초창기 디자인에서는 최대 조리개가 f6.3 이었으나,
1917년에 f4.5 로 개선되었고,
1930년 Ernst Wanderslab 와 Willy Merté 에 의해서 f2.8, f3.5 로 개선되기에 이른다.

tessar

이렇게 배열이 된 렌즈이다.
단순한 구조이며, ‘simple is the Best.’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는 디자인이다.
그 성능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정받고 있다.
롤라이플렉스에 들어간 테사는
그 제작 시기에 따라
Jena tessar
Zeiss option tessar
Tessar
이렇게 표기되는데,
렌즈설계는 같지만,
전후(2차대전)를 기준으로 엔지니어의 숙련도에 차이가 있다는 설이 있다.
그 이유로 Tessar 나 Jena tessar 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현재 유저의 입장에서는
렌즈알이 온전한 것만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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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MX-EVS 는 나의 첫 롤라이플렉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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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eiflex 3.5B
1493581
2004년에 구매해서 2006년까지 사용했었다.
팔아먹은 사연은,
결혼전 장모님을 처음 뵐 때, 좀 잘 보이기 싶다는 마음에…
이 걸 팔아서 ‘필경재’ 라는 한정식집에 모시고 갔었다.
학생이기도 했고, 알바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니,
장비를 파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당시 친한 형님왈, 장모님 되실 분인데
당연히 그런 곳으로 모셔야 한다며 강권하였고,
지금이나 그때나 나의 귀는 매우 얇았던 것이다…
뭐, 물론 그 이후로 필경재에 다시 가 본 적은 아직 없다…
긴장을 많이 해서인지,
먹는 것이라고는 남겨본 일이 없던 내가…
음식을 하나도 제대로 먹지를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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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3.5F 를 롤라이플렉스의 정점로 간주하고
거기에 백면(White face) 를 가진 녀석들은 최고로 친다.
그 녀석은 zeiss 최고의 렌즈로 꼽히는 planar 렌즈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내 눈에 계속 거슬리는 것은…
노출계로 인해 옆구리가 튀어나온 것,
셀레늄 수광부가 보기 싫다는 것,
나는 군더더기 없는 MX-EVS 의 디자인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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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옆구리도 간결하다.
필름은 오직 120 한가지만 사용가능하다.
예전에는 220 필름도 많이 나왔었지만,
사실상 현재로서는 220 필름은 단종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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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벽돌 애호가이다.
필름과 연동되는 다이얼, 초점을 조절하는 다이얼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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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만세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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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와 조리개는 두개의 톱니 다이얼로 조절가능한데,
원래의 상태는 이 두개의 값이 묶여서(한꺼번에 움직인다.) EV 값으로 조정이 된다.
오버홀을 받을 때, 조리개와 셔터가 따로따로 동작 설정이 가능하도록 개조를 했다.
셔터는 B, 1, 1/2. 1/4. 1/8, 1/15, 1/30, 1/60, 1/125, 1/250, 1/500
로 조절되는 리프셔터이다.
조리개는 f3.5부터 f22까지 연속형으로 조작한다. (뚝뚝 끊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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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실 보호는 생각외로 견고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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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의 레버를 돌리고, 상단의 레버를 당긴다.
(뚝, 소리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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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EVS 는 다른 롤라이플렉스와는 달리,
화살표의 릴 속으로 필름끝을 넣어주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 두께를 측정하고 필름의 시작점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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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은 심지어 다중노출도 가능한데,
와인드 크랭크에 보이는 톱니를 화살표방향으로 밀고,
크랭크를 돌려주면,
필름의 이송없이 셔터가 재장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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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이플렉스를 구할 떄는 가급적 필터와 후드가 있는,
적어도 후드는 있는 제품을 구하는 것이 좋다.
순정으로 따로 구입하려면 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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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만지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카메라로
롤라이플렉스와 라이카를 꼽는다.
135판의 라이카와는 달리, 롤라이플렉스의 내구성은 좀 약한 편인 것 같다.
제대로된 수리실에서 오버홀을 받는 비용은 대략 25만원…
한참을 사용하다가
셔터가 늘어지거나, 말썽을 부리게 되면
다시 오버홀을 받아야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이 될 것 같다.

한가지 또 비교해야할 대상이 있다.
쨍한 사진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핫셀블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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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샤프한 묘사력에 있어서는 핫셀블라드가 앞서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롤라이플렉스가 엄청 해상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이봐, 롤플은 이래뵈도 중형 포맷이라고…)
내 기호에는 롤라이플렉스의 모양이 더 애정이 간다.
기능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롤라이플렉스는
뭐랄까,
이것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카메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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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롤플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어도 좋지 않을까?

물론 그 추억이 장농속에 박제된다는 것은 좀 아쉬운 사실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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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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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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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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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719s

…a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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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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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4_13s

…a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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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eiflex 3.5B / MX-EVS

카메라는 사연을 싣고 세상을 누빈다.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 밤골, 2017

밤골, 2015 (by ‘quanj)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밤골, 2016 (by ‘소자’)

그리고
밤골 :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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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골의 일부는 먼지가 되어 나의 코를 통해, 안으로 들어오더니 나의 폐를 콕콕 꼬집는 듯 했다.
밤골은 변해 있었고, 1년전 남아있던 사람의 온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또 하나의 기억이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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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되어가고 있는 밤골을 피울님과 함께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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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는 정지된 시간의 틈이다.
나는 시간의 틈을 통해 멈춰 있는 공간을 홀깃 훑어보았던 작은 관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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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었던 길은, 가야했던 길은, 누군가는 날마다 걸었을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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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골과 어떤 추억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밤골을 추억하는 누군가가 이 장면들을 본다면 가슴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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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 이런 곳에서 살아본 적 있어요?”
“난 살아본 적이 있어요. 술취한 아버지, 봉다리쌀 사들고 오던 길, 연탄 갈던 일… 그런데, 그게 나쁜 기억이 아니거든…”
“생명체에게는 두가지 숙명이 있어요. 하나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 또 하나는 산것을 죽여야 먹고 살 수 있다는 것, 어떤 제례를 살펴봐도 이 두가지 숙명은 피할 수가 없는 거에요.”
“옛날에는 이런 동네에서, 동네에서 아를 키워줬거든, 같이 키웠지… 지금은 젊은 사람들 다 따로따로 아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까… 그런, 동네가 없어진거야…”

피울(정수일/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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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고, 쓰러지고, 다시 피어난다.
나는, 우리는 그 중 어느 길 모퉁이에 서 있는 것일까…

동네가 없어졌다.
2017년 3월 12일,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 밤골

 

28mm : 나와 당신의 거리

사람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렌즈의 초점거리(화각)가 있다.
사람마다 표준이라고 생각하는 렌즈의 초점거리(화각)가 다르다.
그리고, 사람을 대할 수 있는 거리는 각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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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판형(36mm x 24mm)에서 일반적으로 50mm 를 표준렌즈로 간주하는 것은, 50mm 가 눈에 보이는 영역을 그대로 재현해주기 때문은 아니다. 실제 인간의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시야각은 110도가량, 두눈을 모두 떠서 볼 수 있는 시야각은 약 140도에 해당한다. 135판형에서 50mm 렌즈의 화각은 45도로 눈으로 보는 세상에비하면 비좁기 그지 없다. 50mm 렌즈를 표준으로 꼽는 이유는 눈으로 보았을 때처럼 왜곡없이 가장 자연스럽게 묘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화각에 대한 표준렌즈는 35mm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나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35mm 렌즈를 참 즐겨쓰곤 했었다.
몇년전쯤 한 지인은 35mm 도 너무 좁으니 표준은 28mm 가 맞다고 주장했다. 사실 63도의 35mm 나 75도의 28mm 나 눈으로 보는 것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28mm 는 광각의 영역에 더 가깝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좀더 광각으로 간다면 24mm 를 택하고, 아니면 35mm 를 택했던 것 같다. 결국 지인의 이야기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나는 점점 더 대상과의 거리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당신은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 라는 질문의 대한 대답은 초점거리(mm) 로 축약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내가 대상과 교감할 수 있는 거리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필요에 따라 발을 움직여서 만들어낼 수 있는 상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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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mm :  나와 당신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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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은 렌즈의 초점거라(화각)이 아니라 대상과의 거리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광각렌즈로 사진을 찍어서 크롭한 것과, 그위치에서 망원렌즈로 찍은 것의 결과물(피사도 심도는 논외로 하고)은 동일하다.
영상의 촬영기법에 Dolly Zoom 이라는 기법이 있다. Dolly 는 카메라를 앞뒤로 이동하면서 촬영을 하는 것이고, Zoom 은 여러화각을 지원하는 줌렌즈를 이용하여 대상을 점점 확대 또는 축소시키는 것인데, 이 둘을 조합하면 묘한 결과물이 나온다. Dolly 기법을 이용해 피사체와의 거리를 변화시키고, Zoom 을 통해 주 피사체의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배경의 원근감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사진으로 친다면, 36mm x 24mm 의 135판형에서 주피사체가 차지하는 영역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대상과의 거리에 따라 어떤 원근감이 나오는지 아래의 Dolly Zoon 기법 예제 동영상을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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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그랬듯 나의 꿈은 과학자였다. 지금은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마이클 제이 폭스가 영화 ‘Back to the Future’ 에서 타고 다니던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꼭 만들고 싶었다. 물론 타임머신도 만들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이 정말 공상이라는 것은 진작에 알게되었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이 있고 야망을 가진다. 어쩌면 이것은 개인이 자랐던 시대의 교육의 기조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지금은 수능을 포기하고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양상의 세대라고 한다면, 내가 자랄 적의 기조는 ‘Boys be ambitious!’ 였다. 꿈이 있고 야망이 있지만, 결국 사바세계에서는 그 꿈과 야망이 어떤 타이밍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결국 마모되어 갈 뿐이다. 며칠전 탄핵으로 파면당한 박근혜씨처럼, 내용이 어떠하든 역사에 이름을 남기자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름을 남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진작 그런 것을 포기하고, 역사속에 그저 ‘우리’ 라는 성원의 하나로 남는 것을 기꺼이 선택했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카메라를 좋아하고 욕심도 있지만, 내가 훌륭한 사진가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사진을 잘 찍는 분들이 너무도 많고, 나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매진하고 계신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 취미 생활의 연장으로 사진가를 꿈꾼다면, 그것은 내가 어린 시절 꿈꾸었던 ‘과학자’ 라는 꿈과 일맥상통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모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떠나 사진으로 즐거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주변을 기록하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히말라야를 기록하고 누군가는 발칸반도를 기록하고 누군가는 쿠바를, 인도를 기록한다. (못 가서 부럽다 ㅜㅜ) 그런데, 결국 내가 가장 잘 기록할 수 있는 곳은 한반도에 있는 내 집과 일터이다. 내 삶의 이유인 가족, 그리고 나의 주변을 나는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다.

굳이 가족들을 노출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내가 찍는 사진의 95%가 가족들이니 피할 수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28mm, 그리고 대상과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에 대한 이야기이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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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은 2013년 1월 1일 이후로 1년이 넘도록 거의 사진을 찍지 않았다. 왜였을까? 나는 억지로라도 카메라를 들었어야 했다.
기록의 의미는 연속성에 있다. 그래서 기록은 어렵고 의지를 갖고 해야 하는 작업이다. 나는 스스로 그 연속성을 깨어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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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프레임 라인 밖에 있을 것이 아니라, 프레임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그리되면 애초에 프레임 라인이라는 것, 사진이라는 것은 남지 않게 된다. 28mm 로 보는 세상은 사진에 집착하고 있는 나에게, 대상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의지 그리고 현실간의 절충적인 시선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8mm 의 장점은 사진속에 나의 일부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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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를 등에 업은 채로, 목에 걸린 카메라의 셀프타이머 모드를 이용하여 아내와 둘째를 촬영하였다.
28mm 의 또 하나의 장점은 노파인더 샷으로도 부담없이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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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이들의 키가 부쩍 자란다면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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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mm 는 통상 광각에 속하는 렌즈로서 원경이나 근경의 스트릿 사진에도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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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태어난 2007년, 그리고 둘째가 태어난 2009년, 그러나 나는 2014년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집에 있을 날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턴, 레지던트 생활, 그리고 전라남도 나주에서 공보의 생활까지 다 마치고 나서야 아이들과 날마다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나는 생후 2년간 형성된다는 애착관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들을 28mm 로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2017년, 이젠 비로소 아이들을 28mm 로 담아내기 참 편안해진 것 같다. 시간은 수이 흐르고 아이들도 부쩍 부쩍 자란다. 아이들은 사춘기를 보낼 것이고, 성년이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28mm 를 내려놓고, 35mm, 50mm 를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멀어져 갈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의 고민은 내일로 미루려 한다. 언제나 오늘을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듯, 나는 오늘 28mm 를 들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길을 거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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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은, 그리고 당신과 나는 어떤 관계일까?
무척 가까운 사람이라면, 또는 무척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에게 28mm 렌즈를 한 번 대어보는 것은 어떨까?

28mm : 당신과 나의 거리

Leica 50mm summilux-m, 1st (1959-1961)

Leica 50mm summilux-m, 1st (1959-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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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의 첫번째 즈미룩스,
5군 7매,
50mm summarit 1:1.5 렌즈의 설계를 이어받았다고 한다.
생김새는 라이카의 시작들이 그렇듯이 아름답다.
코팅은 퍼플코팅과 엠버코팅으로 나뉘는데,
시리얼 번호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직접 렌즈를 보면 알 수 있다.
50mm summilux-m 은 현행 asph 버전을 처음으로 써보았기 때문에,
나의 뇌속에서는 항상 50mm summilux-m, asph 가 성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것은 올드렌즈…
1645300~1844000 까지의 시리얼을 갖는 렌즈가 최초기형 summilux-m 50mm 라고 한다.
이 이후의 50즈미룩스(version II, 2세대)는 광학적 구조가 개선되었다고 하며, 무게도 늘어났다.(360g->380g)
이번에 사용해 본 렌즈는 1757로 시작하는 1세대 50mm summilux-m 이다.
summilux 의 시작답게 낮은 콘트라스트의 투명한 색을 보여준다.
최대개방에서의 화질은, 필자가 겪어본 모든 m-mount 올드렌즈 중에서 열악한 편이다.
(이것은 개체차이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렌즈 자체의 성격이다.)
조리개를 f2.8 정도를 조이면 1-2세대 summicron 정도의 성능은 나오는 것 같고,
f4 정도는 조여야 어느정도 쓸만한 선예도를 보여주며,
f5.6 ~ f11 구간에서 최고의 해상도를 보여준다.
사실, 최대개방에서 퍼진다고 해도, 실제 사용시에 최대개방으로 촬영하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상 렌즈의 특성이란 선예도가 전부가 아니라, 상황에 따른 발색, 톤 등을 고루 관찰해야 한다.
또한 레인지파인더에서 50mm f1.4 의 depth of field 는
초점을 제대로 맞추어 찍기가 상당히 어렵다.
(녹티룩스는 더하다.)
필자가 50mm 에서는 줄곧 summicron 사용을 고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차피 올드렌즈는…
해상도를 위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맛을 즐기는 것일뿐…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른 붓을 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효율적인지 아닌지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이미 시작부터가 효율과는 길을 달리하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먼저 이 렌즈에 대하여 기술하신
다른 선배님들의 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1. 라이카갤러리 김화용 님의 소개
2. 버지니아울프 강웅천 님의 소개
3. 라이카클럽 전우현 님의 소개
4. 겨울심장 이태영 님의 리뷰


< 50mm summilux 렌즈의 계보 >

50mm summilux-m, (I) : 1세대
50mm summilux-m, (II) : 2,3세대
50mm summilux-m, (III) :4세대
50mm summilux-m, asph : 5세대, 현행

일단 1세대는 가장 초기형이라고 보면 된다.
공기층을 두는 등 광학적인 구조를 개편하여 만든 2,3세대와
후드내장형이며 최단거리가 0.7m 로 단축된 4세대는 광학설계구조가 같다.
거기서 또 변화(비구면 렌즈, FLE)를 꾀한 것이 5세대 현행 즈미룩스이다.
1,2세대는 형태가 같고, 나머지 세대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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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후드는 XOOIM(12521G) 이라고 불리는 깔대기형 후드이다.
마치 IROOA 와 유사한 모양이다.
hood 의 작명은 참 다양한 것 같다.
필터직경은 43mm 이고 슬림한 형태로 되어 있다.
전용필터가 아닌 다른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 비네팅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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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양과 같은 형태의 복각형 렌즈(asph 버젼)가 있다.
MP3 라고 하는 바디와 한정판으로 생산되었으며 가격은 꽤나 고가이다.
2015년에 블랙크롬버젼(asph)으로 재출시되기도 했다. 역시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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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개방에서의 해상도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50mm apo-summicron-m 렌즈와 비교해 보았다.
어수선한 집안 사물을 이용하여…
(애 키우는 집은 어쩔 수 없지 아니한가…)
초점은 가운데의 회색 색연필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레인지파인더로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약간의 오차가 있다.
회색색연필과 노란색 플라스틱 색연필 사이에 초점이 맞은 것으로 보인다.
초점면은 좌측의 연필과 유사한 평면에 위치한다.
오차는 어느정도 감안하고 관찰해 보는 것이 좋겠다.
보케와 색상을 비교 관찰해보는 것도 좋은 관점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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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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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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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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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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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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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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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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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summilux-m, 1st at f16

100% c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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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8a%a4%ed%81%ac%eb%a6%b0%ec%83%b7_2016-04-17_%ec%98%a4%ec%a0%84_4-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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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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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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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4

l1005699
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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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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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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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apo summicron-m, asph : 50AA at f16

100% c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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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8a%a4%ed%81%ac%eb%a6%b0%ec%83%b7_2016-04-17_%ec%98%a4%ec%a0%84_4-14-24
%ec%8a%a4%ed%81%ac%eb%a6%b0%ec%83%b7_2016-04-17_%ec%98%a4%ec%a0%84_4-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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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지만
렌즈의 특징을 단순히 선예도로만 규정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생각은 아니다.

필름과 디지털은 아예 다른 매체이다.
같은 붓으로 그려도
종이나 캔버스의 재질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오듯 말이다.
다만, 디지털을 통해서
올드렌즈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개체 평가를 하기는 용이하다.
두가지를 모두 사용해보면,
디지털에서 이렇게 보인 것이 필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디지털에서도,
summilux 의 부드러움과 투명함, 그 맥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당연히…
여기서부터 시작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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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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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MM (typ246)

모조리 최대개방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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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

mm006939
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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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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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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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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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mm006949
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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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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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보케라면 회오리보케라고 할 수 있지만,
조리개 수치에 따른 착란원의 크기가 다르기에 이를 유도할 수 있는 거리도 다르다.
즉, bokeh 의 흐드러진 느낌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Noctilux 로 유도하기가 더 쉽다.
같은 위치에서 Noctilux 로 찍은 사진이 있기 때문에 더 비교하기 쉬었던 것 같다.
이전의 리뷰 Noctilux 편을 살펴보면
http://quanj.tistory.com/203 )
같은 위치에서 촬영한 사진이 몇가지가 있다. 비교해보면 재미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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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케는 곱고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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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로 족발먹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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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M (typ240)

별도 표기외에 모조리 개방,
구름속에 해가 가려진 오전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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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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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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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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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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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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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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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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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렌즈에서 최대개방으로 원경을 촬영했을 때에 전형적으로 보이는 결과물이다.
붕뜬 듯, 묘하게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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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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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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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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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가 밝게 비추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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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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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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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역광에서 플레어는 코팅색을 반영한다.
조금더 사광(대각선)이 되면 사진의 일부를 purple flare 가 잠식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flare 는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때로는 flare 가 사진과 그림을 구분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렌즈의 개성을 반영하기도 한다.
flare 가 없는 렌즈를 찾는 것은 무의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완벽한 렌즈를 찾겠다니…
35mm summilux-m aspherical (두매) 가 그 주인공이라고 하나,
나는 그것이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만 할 수 밖에… 써본 적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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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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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6

해질 무렵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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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에서의 발색은 참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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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의 시작은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로 했던
Noctilux-m 1:1.0 와 50mm summilux-m, 1st 의 결과물이 거의 같아서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였다.
대체 뭔소리야? 하는 의구심…
한동안 Noctilux 를 즐겁게 사용했었기에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급한 성격,
확인해 본 결과,
두가지 렌즈는 색상의 영역도 다르고, 보케의 형태도 다르다.
이는 Noctilux 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하기사 이것도 말장난이기는 하지만…
호기심의 시작도 웃기거니와 이런 삽을 뜨고 있는 내 모습도 우습다…
어찌하여 다른것에서 같은 것을 찾아내려 하는가…

올드렌즈는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현행에 준한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올드렌즈 ; 8매같은 경우이고
2.광학적인 에러를 개성으로 존중받는 올드렌즈 ; 35mm summilux 1st, 2nd 등이다.
사실 올드렌즈의 대부분은 후자쪽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 렌즈는 대체 어느 부류에 속할까…
말하기가 참 애매해진다.
그렇다. 지극히 평범하다…
언제나 그렇듯 무엇과 비교하느냐가 문제이다.
하지만, 잊지말자…
소위 말하는 summilux  의 ‘투명함’ 은 이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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