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de photo by GR

 

보통 아이들과 함께 일찍 잠들어 버리기에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일찍 잠든 덕분에 오랜만에 잠든 아이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잠들지 않은 형의 장난으로 중간에 깨어버리기도하고… 늘 안방 안, 손에 잡히는 거리에 두는 GR로 아이가 주는 평안, 따뜻함,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감상해봅니다.

최고의 카메라는 내 손에 있는 카메라이고, 최고의 출사지는 내가 있는 곳이고, 최고의 모델은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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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문득 생각나는

작년 1월, 가고시마 여행을 위해 全규슈 레일패스를 끊었다. 물론 남규슈의 명물 하야노토카제, 이사부로-신페이 그리고 SL히토요시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드디어 레일패스의 구매 명분이었던 클래식 특급열차여행을 시작하는 날이 되었고, 우리는 가고시마츄오역을 출발해 요시마츠까지는 하야토노카제를, 요시마츠에서 히토요시까지는 이사부로-신페이를 이용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장 기대가 컸던 (클래+무식하게 진짜 석탄을 때워 동력을 얻는) 증기기관차 SL히토요시는 운휴상태였다. 매년 12월부터 익년도 2월까지는 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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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단 이사부로-신페이의 종착지인 히토요시역에 내려 잠시 고민에 빠졌다. 비록 증기기관차는 아니지만 다른 열차를 타고 예정대로 구마모토로 갈지 아니면 그냥 다시 가고시마로 돌아갈지 생각하는데, 자그마한 히토요시역 구내에 관광안내소가 문득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에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니 화려하지 않지만 일본 특유의 정갈한 실내가 맘에 든다. 마침 한국어로된 관광지도가 있어 하나 집어 들었다. 안내서에는 히토요시가 ‘규슈의 작은 교토’로 소개되어 있었는데, 마법의 주문과도 같이 ‘교토’라는 말에 우리는 그만 마음을 쏙 빼앗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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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요시(人吉),

이름만으로도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동네다. 사전정보 없이 미지를 탐험(?)하는 것 또한 여행의 재미 아니겠냐며 우리는 반나절 가량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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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광장에는 지금은 없어진 히토요시성 천수각을 축소한 모형 시계탑이 세워져 있다. 정시가 되면, 인형극을 볼 수 있다는데 짜드라 그런데 별 관심 없는 우린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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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몬 옆에서 포즈 한번 부탁했더니 저 모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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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10분 정도 걸어 나가면 아오이 아소 신사에 도착한다. 규슈에서 두번째로 국보에 등재된 신사라는데 별다른 감흥은 없다. 당연히 첫번째가 어딘지도 안물안궁. 그보단 경내에 있는 도도한 장닭들이 오히려 재밌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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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도에 표시된 추천 방문지를 보니 인구 3만의 조용한 도시에도 꽤 훌륭한 주조장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신사를 나서 잔잔한 구마강 다리를 건넌 후 히토요시 특산품 구마소주를 제조하는 센게츠주조장으로 향했다. 주조장에서는 무료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입구 안내소에서 신청서를 써낸 후 잠시 기다리면 안내자가 나온다. 견학자가 많지 않은 한적한 곳이라 가능한 운영형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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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가량 안내자의 설명이 곁들여진 소주공장 견학의 마지막은 ‘시음&쇼핑’이었는데, 방 전체가 술판(?)이다. 테이블마다 원재료와 도수 그리고 숙성기간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소주 8병이 놓여있고 시음용 잔이 함께 비치되어 있었다. 1인당 시음시간은 15분이고 안주는 제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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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큰한 낮술 몇 잔을 뒤로하고 다음코스는 히토요시 성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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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 x-t1, xf 23mm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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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summicron 35mm f2, ilford h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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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정문인 오테몬이 있던 자릴 지나 히토요시성 역사관 건물 앞쪽에 병풍처럼 늘어선 고목들이 시선을 붙들어맨다. 나는 같은 포지션에서 디카랑 필카를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나란히 놓고보니 흑백필름은 마치 앞으로 자라날 가지마저 영혼의 붓이 그려넣은 듯 한결 드라마틱하다. 비록 늦은 시작이었으나 지금은 필카가 주력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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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성터를 한바퀴 둘러본다. 12세기부터 19세기 유신으로 히토요시 번이 폐지될 때까지 이 지역의 맹주였던 사가라 가문의 성이 있던 자리이며 지금은 검은 석벽과 성터만 남아있다. 석축계단을 따라 산노마루, 니노마루에 오르면 한가로운 히토요시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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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비수기의 영향이었을까? 성터를 둘러보는 내내 관리인으로 보이는 서넛과 행인 몇몇을 본 게 다일 정도로 조용한 곳이었다. 잘 가꾸어진 숲과 돌계단 그리고 허리 굽은 늦오후 햇살은 가족들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걷기에 완벽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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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예상치 못했기에 더욱 만족스웠던 여행의 족적을 복기 중인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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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간은 짧은 반면 일상은 길고도 지루한 법이다. 하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듯 따분한 일상 중에도 불현듯 생각나는 여행의 순간이 있기 마련인데, 여행이 끝나고 1년이 흐른 지금 히토요시는 나에게 ‘문득문득 생각나는’ 그런 곳 중의 하나로 정착되었다. 우리가 문득 히토요시를 찾았던 우연한 첫 만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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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ittleKyoto map
The ‘little kyoto’ map

필름으로 생활하기

제목을 너무 거창하게 붙였나 봅니다.

저는 결혼할때 아내가 혼수로 올림푸스 뮤2 줌카메라를 가지고 시집 오던 필름 세대입니다.

제게 필름은
특별히 필름이 좋아서 필름을 고집하고 꼭 필름으로만 내 가족의 일상을 담아야겠다는 등의
거창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사용하던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는 자연스러움이였습니다.

학창시절 소풍 갈때에도 소풍가방에 아버지의 카메라를 빌려 갔었고,
아내와 데이트 할때도 장농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갔었습니다.
결혼식 사진도 역시 모두 필름으로 담아져 있는 것이 당연했던 세대입니다.

결혼 후 디지탈 카메라의 보급으로 필름 카메라에서 갈아 탈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게으르고 미루기 좋아하는 느린 행동 탓도 있지만 그 가격이면 예전부터 들이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싸 침만 흘리던 필름 바디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현상이 있어
오히려 디지틀의 열풍 속에서 저는 필름 바디를 여럿 들였다 내놓기를 반복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흔한 디카 하나 없이 오로지 필름만으로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가볍게 많이 담습니다.
하지만 행사든 일상이든 메인은 여전히 필름입니다.
그것도 slr이 아닌 좀 더 불리하지만 이쁜(?) rf입니다.

필름으로 일상을 담을려면 적어도 감도가 800은 되어야 저녁에도 가능합니다.
집에 있는 카메라에는 항상 kodak tx를 한스탑 증감해서 세팅해 둡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비일비재합니다.

행사에서 가족을 담을려면 90mm이상의 망원도 필요합니다.
사실 135mm 정도는 되어야 아이 얼굴이라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만,
rf에서는 저는 90mm가 한계입니다.

지금은 사실 약간 고집같은 것이 생겨나 모든 생활에서 필름으로 다 해낼려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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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카메라를 자주 휴대하는 편입니다.
아이를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도, 오후에 데리고 오면서도,
태권도 하원차량이 도착해서 내리는 것을 마중 나가서도, 서점에 갈때도,
병원에 가서 치료 받을때도, 자전거 타러 나가서도,
이발하러 가서도, 체험하러 가서도, 등산 갈때도,
캠핑 가서도, 양궁장 가서도, 사격장 가서도, 업체에 방문해서도
가족 여행을 가서도 꼭 카메라를 휴대하고 나갑니다.
아이가 태어나 우리 가족이 늘어나기 이전부터 항상 함께하는 라이카 MP는 이젠 가족입니다.
(이젠 방출되고 없지만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방수팩 안에서 요긴하게 활약한 gr1v에게 감사를.)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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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게도 아내는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남편인 저를 기다렸다가 다 같이 식사를 하도록 합니다.
바삐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내가 저녁상을 차리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아이와 같이 놀이를 하는 시간이 됩니다.
웃고 화내고 짜증내고 다양한 상황이 제일 많이 일어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때론 저녁식사 중에도 사진을 찍습니다.
샤워할 때도 카메라를 꺼내서 찍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응가를 할때도 급습하여 사진을 찍습니다.
다 이쁩니다.
아빠 눈엔 하는 행동 모두 다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니 사진으로 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한계감도는 ISO800입니다.

 

[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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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맛난 식당에 가서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습니다.
주로 흑백필름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가족도 그렇고 음식사진들이 거진 흑백입니다.
어쩔땐 이 음식의 본래색이 뭐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도 있습니다. ㅎㅎ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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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은 휴식겸 차 마실겸 카페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아내와 저는 잡지도 보고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며
그 시간동안 아이는 만화를 한편 보기도 하고 엄마랑 책을 같이 읽기도 하고
다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한 낮에도 카페안은 감도 800으론 좀 버겁습니다.
하지만 손각대로 열심히 찍어 봅니다.
역시 흑백사진이 많지만 커피는 어짜피 블랙이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넘어갑니다.

 

[행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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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식을 강당에서 했습니다.
가장 애정하는 35mm 크론과 90mm 망원렌즈를 챙겨서 출동했습니다.
제가 가진 90mm렌즈는 조리개 4.5의 엘마릿입니다.
강당에서 셔터스피드 확보는 역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순 없습니다.
다행히 빛이 잘 드는 교실에서는 35크론으로 무리없이 잘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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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운동회에서는 다행히 셔터스피드 걱정없이 담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아이를 담기엔 90mm론 좀 역부족 임을 느낍니다.
그래도 과감하게 치고 빠지면서 요령껏 잘 담아 봅니다.
옆에서 흰색의 긴 망원렌즈를 장착한 아빠들이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봅니다.
모른척 얼른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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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심사가 아주 큰 실내 체육관에서 있었습니다.
실내라 셔터스피드도 안 나오지만 더 큰 문제는 거리입니다.
어찌나 멀리서 심사를 받는지 90mm가지고는 정말 택도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열심히 전체 모습이라도 담습니다.
이래저래 핑개대면 끝도 없습니다.
나는 그저 이 카메라랑 이 렌즈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좀 못나오거나 흔들려도 별 불평을 안합니다.
내가 가진 장비로 그 정도만 나와도 좋은 결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못나오거나 흔들린 사진도 그 상황을 추억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사진들이기 때문입니다.

 

[비장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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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셔터스피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역광에서 주 피사체인 가족이 어둡게 나오고
해가 떨어지면 카메라를 꺼내기 두려웠던 지난 날들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전부터는 플래쉬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력 카메라인 라이카 MP에 물려서 사용하기 위해
라이카 SF-20을 제일 먼저 들였으나 부피를 너무 많이 차지하는 대다가
스트랩으로 메고 있으면 균형을 못잡고 자꾸 기울어져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고민하여 들인 것이 콘탁스 TLA200입니다.
요 녀석은 MP랑 메칭도 너무 좋고 크기도 작아 딱이였습니다.
광량도 크기에 비해 쎄서 사용하기 좋았습니다.

플래쉬를 사용하면서 역광과 실내에서도 좋은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실내 체험학습장 같은 곳에 가면 그 역활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작년엔 오래된 뮤2 똑딱이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플래쉬기능이 요긴합니다.

leica mp, barnack III, ricoh gr1v, olympus mju2 zoom
kodak tx, ilford hp5+ d-76 1:1 자가현상
kodak potra400, fuji xtra400  업체현상
epson4870 자가스캔

B급 매니저님께서는 작년 한해의 매달 선정된 총 12장의 사진을 원하셨지만
저는 선택의 고민에서 머리 싸메고 헤메다가
결국,
2017년 작년 한해동안 일상에서 같이한 필름들을 다 꺼내 봤습니다.

말 그대로 필름과 함께한 저희 가족의 2017년의 기록을 고스란히 올립니다.

사진의 질이나 완성도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사진일지 모르나,
저희 가족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한장한장의 추억이고 기록입니다.

이렇게 많은 가족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필름으로만 찍는다는 것이 레트로가 유행인 요즘 세상에선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고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어려운 일도 아니여서
필름이 계속 생산되는 한 저는 하던대로 계속 이어갈 것 같습니다.

2018년 올해도
저랑 같이 필름으로 생활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다시 일상 – 12월의 어느 날…

친구들과 줄을 맞춰 교실로 걸어가는 둘째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어린이집을 나서면 어느새 시계는 9시를 향해 가고 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내게 주어진 몇 시간은 생각보다 순식간에 지나간다.

몇몇 집안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때우거나, 또는 가끔씩 카메라를 들고 나서 잠시간의 산책을 즐기고 나면 어느새 아이들을 데리러 갈 시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일상이 시작된다.

“자, 신발 벗고, 양말 벗고. 잠바도 벗고. 손 먼저 씻어. 뛰지 말고.”

“내가 먼저 씻을 거야!”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 날아가 떨어지는 옷가지와 신발들을 주워 담고 가방에서 간식 도시락을 꺼내 정리하며 묻는다.

“간식 뭐 먹을래?”

“난 죠리퐁!”

“음, 난 내가 가서 보고 고를래!”

쉴 새 없이 재잘대는 두 입들을 위해 주전부리를 챙겨 주고 하루 두 편씩 빼놓지 않고 보는 만화를 틀어 준다. 그 사이에 다시 남은 짐들을 정리하며 잠시간 숨을 돌린다.

만화 시청이 끝나면 목욕 시간이다.

“자, 오늘은 누가 먼저 목욕이지?”

두 달쯤 전이었나, 서로 먼저 목욕하겠다고 크게 싸운 이후로는 아예 몇 달치의 목욕 순서를 적어 놓은 달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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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순서 달력. 중간중간,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자기 생일을 잘 표시해 놓았다.
“아빠 몇 분 있다 올까?”

“5분!”

먼저 들어간 녀석이 욕조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동안 갈아입을 옷을 꺼내 놓고 밖에서 놀고 있는 나머지 녀석에게 신경을 써 주다 보면 이번엔 비누칠을 해주러 갈 시간이다.

“춥다, 얼른 이불속으로 들어가.”

목욕이 끝나고 나면 깨 벗고 집안을 뛰어다니려는 녀석들을 이불속으로 밀어 넣고, 바르기 싫다고 징징대는 로션을 바르고, 옷을 입혀 주면 이젠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

“자, 오늘은 생선 구워 먹자.”

“에이, 난 싫은데.”

“난 좋아!”

워낙 각자의 취향이 명확하여 같은 의견이 나오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반대 의견을 낸 녀석은 살살 달래 주어야 한다.

“아빠가 내일은 다른 거 해 줄게.”

그렇게 저녁까지 마무리하고 나면 다시 정리의 시간이다. 그릇을 정리하여 식기 세척기를 돌리고, 세척기에 돌릴 수 없는 것들은 간단히 설거지를 마친다. 그동안 아이들은 내 옆에 와서 어슬렁 거리기도 하고 거실에서 각자의 놀 거리를 찾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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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배 깔고 드러 누워 보내는 저녁의 일상.

큰 아이는 요즘 혼자서 책 읽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작은 램프를 하나 더 달아 주었다. 덩달아 동생 녀석도 편안히 배 깔고 드러누워 자기만의 놀이를 한다.

설거지까지 마치고 간단한 간식을 꺼내 놓고 나면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남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많아 봐야 한 시간 남짓일까. 종일 같이 있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살을 부대끼며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정작 많지 않다. 같이 책을 읽거나, 레고를 하거나, 또 다른 무언가를 하거나, 여하튼 그날그날 애들이 부르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8시가 되어 간다.

“자, 이제 치카치카 하자.”

“에이, 벌써?”

“난 싫어~”

시작부터 터져 나오는 반발을 무마하고 볼 일까지 보게 한 후에 침대에 눕고 나면… 그렇지, 물론 아직 끝이 아니다.

“오늘도 꽃게 이야기해 줘. 오늘은 꽃게가 어린이집에 가서 문어네 놀러 간 이야기!”

얼마 전 엄마가 처음 시작한 꽃게 이야기는 매일 밤 다양한 주제로 변주되어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까지 무사히 마치고 나면 자기 싫다고 칭얼대는 둘째를 달래며 조용히 누워 있는다.

십 분쯤 지났으려나. 아빠 손을 꼭 잡고 있던 첫째의 손을 살며시 놓아 봐도 반응이 없고, 팔 베개를 하고 있던 둘째의 머리를 조심히 들어 옮겨 놓아도 낑낑대지 않으면 모두 잠이 든 것이다.

거실로 나와 시계를 보니 아홉 시. 평소보다는 좀 늦게 잠들었구나. 그래도 이 정도면 선방한 하루다.

짝꿍은 회식이 있는 날이니 혼자 놀 거리를 좀 찾아본다. 양푼 그릇에 과자를 좀 담고, 내일은 어린이집 학예회가 있으니 음주는 자제해야 하는데… 그래도 벌써 음주를 안 한지 오일째이니 가볍게 와인 반 병 정도는 괜찮겠지.

주섬주섬 먹을거리를 챙기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오전 산책 중 찍었던 사진 몇 장을 정리하고,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브레이킹 배드>의 마지막 시즌을 튼다. 명작 드라마이긴 한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 감정의 무게가 무거워 좀 보기 힘들긴 하다.

막 드라마를 틀려하는데 짝꿍이 들어왔다.

“어! 내 와인 잔도 준비해 줘!”

… 그러니까 아빠에게 일을 시키는 건 아이들만이 아니었다…

…2017년 12월 12일, 오지게 추웠던 하루의 일기…

Me and My family

 

 

사진가라면 한롤에 한컷은 찍게되는 그것이 있다.
바로 self-portrait(이하 ‘셀피’)다.

 

지난 몇년동안 열심히 담아낸 가족사진.
시간이 멈춰진 그곳엔 아이들의 웃는 얼굴.
그리고 자기의 모습이 찍히는 것이 못마땅해 하는
와이프의 모습만이 있었다.
‘내가 없는’ 나의 가족사진을 보면서 부터 한롤에 한컷은 셀피를 찍는다.

 

 

그러던 와중에 바디도 없이 덜컥 사놓았던
Voigtlander Super Wide Heliar 15mm f4.5 라는 렌즈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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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gtlander 15mm f/4.5 ASPH Super Wide Heliar 1st>
– 15mm f4.5 화각 110도
– 초점 : 목측
– 초점영역 : 30cm ~ 무한대
– L마운트(m39)

 

 

 

15mm면 넓은 화각과 깊은 심도로 인해 초점에 상관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나와 가족’의 셀피를 담을 수 있다.

 

초광각 렌즈에서 보여지는 주변부 왜곡과 화질저하.
노파인더 샷으로 인한 구도의 불확실.
불안한 노출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반쪽짜리 가족사진이 아닌 온전한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런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15미리를 이용한 ‘나와 나의 가족’을 담는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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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제나 계획은 틀어지기 마련이듯,
사소한 생각들로 인해 렌즈를 팔아버린 후 나의 가족셀피는 잠시 중단되었다.

 

몇달 전 새로들인 S.A 21mm로는 위 사진의 느낌이 아지 않고
원바디로 초광각을 활용한 ‘가족 셀피’를 꾸준히 찍기란 무리다.
다시한번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중단된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싶다.

 

 

 

올해 마지막 고추 따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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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7. 청송

처가에서 올해 마지막 고추 따던 날의 기록.

일하는 와중에도 수시로 카메라를 꺼내드는 사위를 보고 우리 장모님은 ‘우서방 거 사진은 자꾸 찍어서 어디나 쓰나?’ 라고 물으셨고 나는 ‘언젠가 다 쓰일 날이 있을 겁니다.’ 라고 대답했다. 장모님은 ‘그런게 다 쓸데가 있나?’ 하며 피식 웃으시곤 다시 바삐 손을 움직이셨다. 내가 송도 사진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신 후로는 ‘우리 사위가 그냥 재미로 찍는 수준이 아니었나 보다’ 하고 생각하시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이 사진들이 쓰일 곳이 있으랴. 거창한 사진전이나 사진집은 아닐지라도 우리 가족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 그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겠나.

이 날 찍은 사진들을 와이프에게 보여주며 얘기했다.

‘나중에 보면 눈물날거야.’

Rollei 35SE / Kodak 400TX / I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