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EI 35 SE

나에게 필름 카메라는 M6 하나로 차고 넘치기에 다른 카메라 따위 눈 하나 팔지 않았다. 다른 카메라의 부류에는 지인이 쓰던 롤라이35도 물론 포함되어 있었다. 작지만 다부진 체구에 오밀조밀 이쁘장하게 생긴 색다른 매력의 카메라는 당시 내게 일말의 동요도 일으키지 못했다. 한창 라이카와 사랑에 빠진 탓이리라.

밀월은 달콤하나 짧을 수 밖에 없는 운명, 라이카시스템은 수려하면서도 충분히 실용적이었지만 필부의 일상을 함께하기엔 그 잘난 몸값이 늘 걸리적거렸다. 앞만 보고 달리던 경주마의 눈가리개가 벗겨진 듯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 마침 이 곳 비급매거진에 “Minolta TC-1 Review”라는 천민수님의 필름카메라 리뷰가 포스팅되었다. 화사한 샴페인색으로 화장한 조막만한 얼굴에 G-Rokkor 28mm f3.5 렌즈는 컬러와 흑백을 넘나들며 발군의 성능을 뿜어내고 있었다.

.

고민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은듯 신이 난 나는 곧장 이런 덧글을 남겼다.

“흑백도 좋지만 쬐그마한 녀석이 뽑아주는 컬러에 마음이 빼앗겨버렸습니다. 손에 들린 도구에 따라 찍는 이의 마음가짐도 변하기 마련인지라 엠육의 엄숙함을 이런 녀석이 벗겨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네요. 꼭 한번 써보고 싶은 장비리스트에 올려둡니다.”

나는 곧장 미놀타 TC-1, 콘탁스 T3 같은 애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간 귓등으로 듣던 얘네들 몸값이었는데 중고 거래가를 직접 확인해보니 진짜 장난없다. 특히 T3는 몇몇 셀레브리티들이 소장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치솟아 M6랑 몸값으로 비등비등하다. 모시고 다니려 찾는 카메라가 아닌데..라는 생각에 고민의 실타래는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

척박한 땅에 내쳐진 씨앗일지라도 적절한 수분과 볕이 주어지면 싹이 트는 법인가.

지름에 고민하는 어둠의 다크에서 문득 송도 바닷가에서 지인이 보여주었던 바로 그 카메라, 롤라이 35가 운명처럼 생각났다. 시세 확인을 위해 당장 장터로 향했다. 싱가폴/독일, 실버/블랙, 35/35S/35TE 등 언뜻 봐도 그 종류가 방대하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필름똑딱이들에 비하면 대체로 부담없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노출계와 구도확인용 파인더가 장착되어 있고 노출은 100% 소유주에게 종속적인 매뉴얼 설정방식이다.

1966년 첫 생산을 시작한 롤라이35는 당시 35mm 범용필름을 장착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카메라였다. 하지만, 자이스社의 Tessar렌즈와 1/500초를 지원하는 Compur셔터 그리고 고센社의 CdS미터를 사용하는 등 성능은 결코 작은 카메라가 아니었다. 다만, 렌즈 촛점거리는 롤라이35라는 이름과 달리 40mm였고 목측식 초점방식이라는 점이 다소 걸림돌이었다.

.

스스로 학습은 여기까지로 하고 설계자로 불리는 지인의 영도를 받기로 했다. 메신저로 롤라이 35에 대해 문의하자 모니터 너머의 그는 자세를 고쳐앉더니 롤라이35의 탄생과 배경부터 실타래처럼 엉겨 복잡해보이던 다양한 롤라이35 시리즈를 꼬치꿰듯 한방에 정리해주는 신기神技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그가 덧붙여 보여주는 롤라이35의 결과물은 Summicron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샤프함과 힘을 지니고 있었다.

.

20180602_35_m6 hp5 9호관사(2) 송도
leica m6, summicron 35mm, ilford hp5+

.

.

20180613_22_후지기록용100 롤라이35 오도리 효자동 산책
rollei 35 se, sonnar 2.8/40, fujicolor 100

(라이카는 35mm, 롤라이35는 40mm인 초점거리 차이로 원근감 차이가 있지만, 결과물만 놓고 보면 가격 차이가 무색해보임)

.

.

.

괜찮은 카메라라는 지인의 개런티까지 보태어 나의 세컨 카메라는 이미 롤라이35로 결정되었다. 이제 장터링만 남았다.

“제꺼 쓰실래요?”

문득 건네는 그의 말이 놀랍고도 다행스러웠다. 안그래도 판매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멀리 모르는 사람에게 보내느니 가까운데 보내면 좋겠다라는 그의 말. 혹시라도 쓰다가 팔 생각이면 자기에게 팔아달라는 조건과 함께 나는 운명처럼 영혼 충만한 그의 롤라이35SE를 분양 받아냈다받게 되었다.

.

Rollei 35SE 모델은 1979년에서 1981년 싱가폴에서 15만대가 생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델은 롤라이35S 기반에 CdS 노출계 대신 전자식 노출계가 장착돼있어 뷰파인더에서 LED 불빛으로 노출 과부족을 확인 가능하다. 렌즈셔터는 벌브~1/500초를 지원하고 Sonnar 2.8/40 렌즈는 f2.8~22, 감도는 25~1600까지 세팅할 수 있다. 특히 조리개 설정시 다이얼 하단에 Lock버튼이 없는 모델이므로 뷰파인더에서 노출을 확인하면서 조리개 다이얼을 손가락 감각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더욱 실용적이기도 하다.

.

새 장비는 언제나 새로운 열정까지 패키징되어 온다. 요 며칠 40년 된 카메라로 출퇴근길, 동네 산책을 함께 했다. 손목스트랩을 걸고 손바닥으로 감싸면 손아귀에 폭 안기는 컴팩트한 카메라지만 335g의 무게감이 그리 만만치 만은 않다. 일포드 hp5+ 1롤과 후지필름 기록용필름 100 2롤을 사용해 보았다.

.

나처럼 롤라이35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사용소감을 적어보면,

(그닥 많은 카메라를 섭렵해보지 못한 처지라, 주된 비교대상은 롤라이에게 ‘에브리데이-캐리-카메라’ 자리를 잠시 내어 준 라이카 엠육이 되시겠다)

.

첫째, 엠육은 셔터를 장전해야 노출계가 동작하는 반면 롤라이35는 미장전 상태에서도 반셔터로 노출 확인이 가능해 편리하며, 카메라 내장노출계는 외장노출계 값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정확한 수치를 제시해 줌

둘째, 목측식이라 초점에 대해 걱정했으나 풍경 혹은 사물 위주의 스냅일 경우 “피사체와의 거리추정-초점값 세팅-노출확인-조리개/셔터속도 조정-프레이밍-촬영”등의 순서로 차근차근 진행하면 별다른 어려움 없음. 다만, “프레이밍-초점세팅-노출확인/조정”이 동시에 가능한 라이카시스템에 비해서는 촬영이 두, 세호흡 느릴 수 밖에 없어 순발력이 필요한 스냅에는 활용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됨

셋째, 35mm도 아니고 50mm도 아닌 어정쩡한 40mm 초점거리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으나, 몇 롤 찍어본 소감으로는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그래서 너무 들어갈 필요도 물러날 필요도 없는 균형감 있는 초점거리인듯 함. (35mm와 달리) 인물을 중심으로 (50mm와 달리) 주변 풍경을 살짝 녹여넣을 수 있어 가족 나들이에 적합해 보이기도 함

넷째, 셔터와인딩과 셔터릴리즈의 감각은 라이카의 그것과 비교할만한 것은 아님(가격도 그러하니 뭐). 라이카의 조작감에 대해 흔히 얘기하는 “Silky smooth’가 이런거였구나를 새삼 깨닫게 됨. 그렇다고 롤라이 만듦새가 토이 수준이거나 그런 것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라며, 조작감 측면은 라이카가 월등해서 생기는 차이일 뿐임

.

.

롤라이35는 이른바 ‘찍는 재미’가 있는 카메라다. 손목에 걸고서 가벼운 마음 가벼운 발걸음에 스치는 풍경 목측으로 어림잡아 담아내야 만 카메라. 초점이 맞는지 맞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그런게 중요하지 않은 카메라.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믿음 그리고 현재를 즐기는 것이란 걸 일깨워 주는 카메라가 바로 롤라이35라는 생각이 든다.

기껏 한달 써보고 끄적이는 글이라 나중에 이불킥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사용 초반의 경험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자기최면을 걸며 롤라이35 입문기를 마친다.

.

.

.

ROLLEI 35 SE with “Ilford HP5+ Black and white Film”

.

 

.

.

.

ROLLEI 35 SE with “Fujifilm 記錄用 100 Color Film”

.

 

.

.

.

<Rollei 35SE : BW vs Color>

.

 

.

.

.

 

.

Advertisements

Minolta TC-1 Review

Shut up and Press the shutter!

‘일단 셔터부터 눌러 봐.’

‘응? 무슨 소리…?’

‘눌러 일단. 응.’

그래서 그냥 눌러봤다. 와? 정말 찍으면 나온다.

 

photo_2018-04-07_22-00-29.jpg

 

노출계가 무척이나 정확해 어떤 필름을 사용해도 정확한 노출로 촬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5군 5매 렌즈의 결과물은 손톱만한 렌즈의 결과물이라 생각하기 어렵게 깔끔하고 좋다. 특이한 조리개 방식도 TC-1의 특징인데 원형 마스크 형태의 조리개가 조리개 수치를 바꿀때마다 변경되어 매 조리개마다 원형을 유지한다. 그리고 필름 감도는 6400까지 인식되며 ISO 변경의 자유로움이나 노출보정의 편리함도 있다. 여기에 MF도 가능하고 스팟 노출 측광까지 된다. 거기에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스트로보 까지.

그리고 결정적인 건 이런 기능이 손바닥에 충분히 올라오는 자그마한 사이즈에 모두 들어가 있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진 카메라가 어디를 가든 내 외투 주머니 속에 쏙, 내 가방의 한자리에 쏙 넣을 수 있다. 이 말인 즉, 그 어떤 편의 기능보다 촬영자가 부담없이 카메라를 들고 나설 수 있게 하는 TC-1만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화이트와인이 생각나는 아름다운 금속 바디의 질감은 손에서 카메라를 내려놓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만족스런 촉감까지, 모든것을 다 갖춘 카메라라 말하고 싶다.

G-Rokkor 28mm f3.5

버블경제기의 막바지에 출시된 카메라 다운 걸출한 기능과 함께 렌즈의 성능이 단연 압권이다. 5군 5매 렌즈 구성에서 3매가 비구면 렌즈이다. 똑딱이라고 하긴 했는데, 성능을 보면 똑딱이가 맞나 싶다. 버블경제 속에서 미놀타의 잉여이익은 저 작은 부피 안에 기능을 넣기 위해 스러져 갔나보다. 너희들은 도대체 이 카메라에 무슨짓을 한거냐, 미놀타.

결과물을 보면 컬러나 흑백에서 단단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준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컨트라스트라고 하기보단 단계 단계를 딱딱 짚어내고 넘어가는 그런 느낌이다. 덕분에 흑백이나 컬러 가리지 않고 상당히 선연한 느낌이 나며, 작은 사이즈의 렌즈 치고 중심부부터 주변부까지 골고루 우수한 묘사를 보면 최고의 성능을 내기 위해 신경쓰며 만들어낸 렌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은은한 묘사라는 표현보다 똑부러지게 단단한 묘사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렌즈다.

워낙에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한정판으로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 용도 생산이 되었던 렌즈니 TC-1이 손에 들어왔다면 일단 믿고 사용해 보도록 하자.

 

photo_2018-04-07_22-01-45_resize.jpg

 

경주.

부랴부랴 짐을 챙겨 떠나는 여행길, 여행중 좀 편안하게 마음먹고 촬영할 카메라가 필요해 뭘 챙길까 생각하던 도중, 아주 짧은 고민을 끝내고 TC-1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별 고민없이 툭툭, 노출조건이 조금 애매하다 싶으면 노출보정만을 사용해 약간의 조작을 해줬다. 현상 후 확인한 결과물은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 그런 결과물이었다.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01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02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03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11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12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23

20170826-TC-1-GRokkor28mmF35-Provia100F-025

 

하노이.

출장으로 몇번이나 찾았던 하노이 여서 그랬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진을 만들만한 카메라가 필요했다. 출장길이니 만큼 다른 짐들도 많아 짐을 크게 불리고 싶지 않았다. 고민하던 도중 좋은 카메라를 한번 더 빌릴 수 있었고, TC-1은 네 번째 출장의 동행이 될 수 있었다. TC-1으로 담아냈던 흑백 사진들. 그 흑백사진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필름위에 남아있다.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14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17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18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19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24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28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31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34

20171203-TC1-GRokkor28mmf35-Kentmere400(EI800)-018

20171210-TC1-GRokkor28mmf35-Kentmere400(EI800)-023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03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05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07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10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12

 

서울.

서울에 살지 않는 내게는, 서울에 나가는 일도 어떻게 보면 짧은 여행이나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카메라 몇대를 들고 서울을 돌아다니며 촬영 하는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가볍게 카메라 하나에 의지에 사진을 찍고싶은 날도 있다. 그런날, TC-1은 내가 믿고 셔터를 누르게 만들어 주는 카메라다.

 

20171003-TC-1-GRokkor28mmf35-Kentmere100(EI200)-002

20171003-TC-1-GRokkor28mmf35-Kentmere100(EI200)-004

20171003-TC-1-GRokkor28mmf35-Kentmere100(EI200)-005

20171007-TC-1-GRokkor28mmf35-Kentmere100(EI200)-020

 

여행용 카메라의 미덕을 궁극적으로 실현한 카메라.

작은 크기, 최고의 화질, 궁극의 휴대성까지. TC-1을 챙기고 일단 셔터부터 누르자. 그러면 사진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여행자에게 있어 꼭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추려내 만든 카메라 Minolta TC-1, 올 봄 나들이에 함께해 보는건 어떨까 한다.

 

20171112-TC-1-GRokkor28mmf35-Seagull400(EI800)-1029.jpg

 

-Fin.

 

촬영 : Minolta TC-1 / G-Rokkor 28mm f3.5

경주. 2017. 08. Fujifilm Provia 100F

하노이. 2017. 11 ~ 2017. 12. Seagull400 (EI 800)

서울. 2017. 10 Kentmere100 (EI 200)

장비 대여 및 장비사진 : JSFamily ( http://wjs890204.tistory.com/ )

Zeiss Opton Sonnar 50mm f1.5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21mm f4.5, Zeiss Opton Tessar T 50mm f3.5,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세번째 렌즈는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여행용 짐을 챙기며 하나 고민했던 것이 야간의 촬영이었다. 휘황 찬란한 도쿄의 밤거리를 걸을 생각을 하면서도 렌즈 걱정을 한 것은 한스탑 이라도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심도를 얻고 싶어하는 모든 카메라 사용자의 마음과 같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르게 된 렌즈가 Zeiss Opton Sonnar 50mm f1.5

Sonnar 50mm는 Contax RF마운트의 대구경 렌즈로 빠른 속도의 f1.5 렌즈다. 어두운 상황이 와도 개방을 최대로 하게 되면 어느정도 셔터속도 확보가 가능해 야간 촬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조리개를 조이면 주간에도 다른 렌즈들 못지않게 정확한 표현이 가능해 주간 및 야간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렌즈다.

렌즈 결과물의 전체적인 느낌은 부드럽고 볼륨감 넘치는 표현이라 말하고 싶다. 특히 야간 촬영시 과하지 않은 컨트라스트 덕분에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부드럽게 무너지는 보케는 야간 촬영시 배경에서 부서지는 조명을 더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주광의 강한 컨트라스트 상황에서는 렌즈 특성으로 인해 강한 느낌을 어느정도 중화시켜 주는 결과도 볼 수 있다.

자 이제, 조나가 마운트 된 카메라와 함께 도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번째 목적지는, 도쿄로 가기 위한 인천공항. 목적지이자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침 8시 출발 비행기를 타기위해 일찍 도착한 공항이었지만 사람은 벌써 복작복작했다. 나보다 부지런한 사랆들이 훨씬 더 많구나 생각하며 짐을 부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공항 출발표시에서 보는 저 날아오르는 비행기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저 날아오르는 각도는 누가 설계를 했을까? 저 각도만큼 딱 적당히 사람도 들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설레며 줄을 서고, 짜증없이 무사히 출국심사를 받게되는것 아닐까? 정말 감사한 사람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출국심사를 무사히 받고 안전하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문이 닫히고, 비행기는 날아올랐다.

 

20180204-M4-a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01

 

20180204-M4-a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02

 

비행기를 내려 도착한 곳은, 시즈오카의 한적한 시골마을 오마에자키시. 기차역에서도 한시간에 한대 있는 버스를 타고 한시간은 들어와야 하는 곳이다. 그래도 원자력발전소가 있어 그런 것일까 동네는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다. 바다가 가까워 해산물을 쉽게 구할수 있는 동네면서도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낮고 높은 산이 많아 차밭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의 정말 소도시 중에도 소도시인 곳과 어떤 인연이 있어 이렇게 오가가 되었는지. 이런저런 생각속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20180204-M4-a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16

 

20180204-M4-a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17

 

20180204-M4-a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18

 

20180204-M4-a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19

 

도쿄의 신주쿠로. 신주쿠, 그곳에서도 니시구치는 단연 약속이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만나는 곳이다. 시부야에 하치코 동상이 있다면, 신주쿠에는 니시구치가 있지 않을까? 반짝거리는 간판과 네온사인, 그리고 그만큼 반짝이는 미소로 사람들과 이야기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참 즐거워 보였다. 지인을 만나고, 그 곳을 나도 걷고, 한잔을 기울이면서 든 생각은 ‘나도 그렇게 반짝이는 웃음을 웃고 있을까?’ 였다.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27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28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29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31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32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33

 

20180206-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37

 

세번째는 긴자. 긴자의 밤은 화려했다. 반짝이는 불빛, 진열대 안을 바라보는 선망어린 눈빛, 빛, 빛… 빛나고 있지 않은 존재가 오히려 어색한 밤이었다. 그 빛이 가득한 공간을 사람들은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담기위해 그들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01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02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06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07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09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11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12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13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19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20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23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24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28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29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30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33

 

20180208-M4-Sonnar50mmf15-Kentmere400(EI800)-034

 

아무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나가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Sonnar 50mm렌즈. 특히나 이번 여행에서는 밤의 사진을 맡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들고 나선 렌즈였다. 이번 야간스냅들을 들춰보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후회하지 않을 밤 풍경을 담고 싶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생락하는 것으로…

 

20180207-M4-ZeissOptonSonnar50mmf15-Seagull400(EI800)-021

 

M4 / Zeiss Opton Sonnar 50mm f1.5

공항, 오마에자키, 신주쿠, 에스컬레이터 남자 – Seagull 400 (EI800)

긴자 – Kentmere 400 (EI800)

 

Carl Zeiss and Tokyo. Fin.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21mm f4.5, Zeiss Opton Tessar T 50mm f3.5,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두번째 렌즈는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IMG_20180207_132234_209

 

처음 이 렌즈를 인터넷 상에서 알아가고 접하며 엄청 깔끔하게 떨어지는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서 말했던 Carl Zeiss Biogon 21mm f4.5 렌즈와 같이 선명한 선들이 여기저기 있는 도시에서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 렌즈도 언젠가 도쿄에 갈 날이 있다면 챙겨가야 겠다는 맘을 먹고 있던 도중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 렌즈에서 느낀 느낌은 상당히 절제되고 억눌린 색표현을 해 준다는 것이었다. 21mm Biogon이 눈으로 본 그대로의 색을 사진에서 그대로 보여준다면, 50mm Tessar는 눈으로 본것보다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의 색을 보여줘 상당히 단단한 느낌의 결과물이 되곤 한다. 차분하면서도 구석구석 세밀한 묘사는 우직하게 자기의 할일을 다하는 장인정신을 느끼게 해준다. 이 렌즈의 미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광택의 바디에 전면에 위치한 무광 테두리 한줄의 장식성은 차고 넘치지 않는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열쇠가 된다. 굳이 촬영을 하지 않고 손으로 조작만 하고 있더라도 충분히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는 Carl Zeiss의 렌즈 다운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다.

Tessar 50mm의 첫번째 목적지는 오차노미즈역 근처. 간다 진보쵸에서 걸음을 옮겨 다음 목적지로 삼은 곳이 오차노미즈역 이었으며, 그곳에서 간다묘진 방향으로 길을 잡아 이동했다. 그 중간 오차노미즈역 근처에서 촬영한 컷들이 살아남았는데, 또렷하게 뻗은 선과 푸른하늘의 절제된 표현이 인상적인 결과물로 나왔다. 오차노미즈역은 특히 일본의 복잡한 열차 노선을 상징하는 것으로 유명한 역이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다 보면 여러갈래로 얽힌 열차 노선을 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지나가는 열차를 바라보다 보면 시간은 훌쩍 몇십분이 지나가 있고 하는 곳이다.

 

20180207-Contaxii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29

 

20180207-Contaxii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31

 

20180207-Contaxii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34

 

20180207-Contaxii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35

 

20180207-Contaxii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37

 

두번째로 향한곳은 긴자. 역시나 도시에 어울리는 렌즈를 테스트 할만한 곳은 긴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값비싼 것들은 모두 모인다는 긴자는 20세기 초반부터 이미 상당한 번화가로 자리 잡은 곳이었다. 그런 번화했던 힘의 바탕은 어디일까 생각해 보면 마음이 개운치 못하지만, 일단 눈으로 보기에 근대의 건물과 유리로 둘러친 건물의 조화가 기기묘묘하다 느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사진을 촬영하러 간 날은 하늘이 매우 맑아 컨트라스트가 엄청 강하긴 했으나,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하는 만큼 드라마틱한 화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잘 이용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늘과 빛이 드는 부분을 신경써 촬영했고 조금 아쉽지만 렌즈의 개성은 어느정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20180207-Contaxiia-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01

 

20180207-Contaxiia-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03

 

20180207-Contaxiia-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04

 

20180207-Contaxiia-ZeissOptonTessar50mmf35-Provia100F-039

 

긴자에 가져간 다른 바디에 흑백필름이 마운트 되어있었던 덕분에 흑백 결과물도 같이 확인 할 수 있었다. 빛이 매우 강한 상황이었고, 덕분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긴 했지만 역광의 상황에서도 암부 표현이 이상하거나 뜨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순광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표현을 보여주며 화면 구석구석까지 열심히 묘사해 내는 장인정신은 흑백필름에서도 쉬지않고 살아 숨쉬고 있었다.

 

20180207-M4-aZeissOptonTessar50mmf35-Seagull400(EI800)-003

 

20180207-M4-aZeissOptonTessar50mmf35-Seagull400(EI800)-006

 

20180207-M4-aZeissOptonTessar50mmf35-Seagull400(EI800)-011

 

20180207-M4-aZeissOptonTessar50mmf35-Seagull400(EI800)-014

 

20180207-M4-aZeissOptonTessar50mmf35-Seagull400(EI800)-016

 

20180207-M4-aZeissOptonTessar50mmf35-Seagull400(EI800)-018

 

화려한 도시의 풍경을 담기에 참 좋은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렌즈. 단단하게 손에 꽉 차는 조작감이나 차분하고 꾹 눌러 표현하는 결과물까지 마음에 쏙 드는 이 Tessar 렌즈는 50mm를 사랑하는 내게는 정말 보석같은 렌즈다. 게다가 후기 Carl Zeiss렌즈의 특징인 아름다운 코팅색 까지 더하면, 외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Carl Zeiss 렌즈중에서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렌즈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ontax IIa /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 Fujifilm Provia 100F

M4 /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 Seagull400 (EI800)

Carl Zeiss Biogon 21mm f4.5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21mm f4.5, Zeiss Opton Tessar T 50mm f3.5,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이번 첫 렌즈는 Carl Zeiss Biogon 21mm f4.5

20세기 최고의 21mm 렌즈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극도로 억제된 왜곡과 깔끔한 주변부 화질이 특징인 렌즈이다. 잘 설계된 덕분에 최대개방이 아니라면 중앙부 부터 화면의 바깥쪽까지 고루 선명하게 상이 맺힌다. 특히나 렌즈의 뒷부분이 필름면과 매우 가까워 해상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준다 하며, 결과물을 실제로 보면 확대했을때 상당히 정확한 표현을 해 주는걸 볼 수 있다. 전반적인 렌즈의 색 표현은 현행 렌즈와 다르지 않다 싶은 정도의 정확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딱 떨어지는 이 렌즈의 직선 표현은, 종이에 손을 베일때 뒷목이 선득선득해 지는 느낌과 비슷할 정도로 날카롭다는 느낌을 준다.

사진 촬영에 무감각한 사람들, 길게 뻗은 도쿄의 빌딩과 도로들은 비오곤의 성능이 어떨지 테스트 해보기에 참 좋은 환경이라 생각하던 차에 도쿄로 갈 기회가 생겼고 Biogon 21mm를 쓰기 위해 카메라와 렌즈를 챙겼다.

도쿄에서의 21mm 촬영에는 슬라이드 필름만 사용했다. 날씨가 워낙에 맑고 빛이 좋아 슬라이드에 제격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Biogon 21mm를 구입하고 슬라이드를 사용해 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잘 작동해 왔던 카메라를 믿고 촬영을 시작했다.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5.jpg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곳은 도쿄의 간다 진보쵸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고서점이 많이 모여있기로 유명하다. 메이지 시대에 주변에 유명한 사립 대학교가 들어서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중고 책거래가 활발해 지기 시작하며 고서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되기로 유명한 야구치 서점부터 골목골목 길가 곳곳에 서점이 참 많이 있었다. 일본어를 자연스레 읽을수만 있었다면 살 책을 찾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돌아다니기 바빴겠지만, 그렇지 못한 덕분에 별 다른 유혹 없이 사진만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골목골목에 저렴한 커피집, 커피 로스팅 공방, 오래된 고급 커피집들이 있었다.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학생들의 커피 수요도 많을 것이고, 오래된 책을 구하러 오는 분들이 많은 유서깊은 곳이기도 해 저렴한 커피가게 부터 고급 커피가게 까지 다양하게 잡은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한다.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7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3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4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5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6

 

20180207-Contaxiia-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8

 

다음으로 Biogon 21mm를 사용해 본 곳은 도쿄역 야에스구치 부근이었다. 흔히 많은사람들이 알고 있는 ‘도쿄역’의 파사드는 야에스구치가 아닌 마루노우치구치 쪽의 파사드가 유명하다. 특히 이곳의 오래된 도쿄역 건물은 우리나라의 서울역 디자인의 모태가 된다고 해 한국사람들에게도 꽤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인라커를 잘못 고른 덕분에(실은 신칸센 탑승구가 가까운곳에 가방을 넣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마루노우치구치까지는 돌아볼 수 없어 야에스구치부터 유락초역까지 걸어 다녀오면서 사진을 담았다. 도쿄역에서 유락초 역을 가는 길은 다르게 말해 긴자까지 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덕분에 야에스구치를 나오자마자 높은 빌딩들은 내 시야를 가리기 시작해 유락초 역으로 갈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빌딩 숲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도카이도 선 철길을 받치고 있는 교각들은 적벽돌을 가지런히 쌓아 만든 아치와 기둥의 연속이었다. 첨단의 도시 속에서 만나는 근대라고 할 수 있다. 유락초 역에 잠시 들릴 일이 있었던 덕분에 맘에 드는 사진들도 몇장 남겨 올 수 있었다.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08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09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0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2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5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6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8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19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1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4

 

20180209-Contaxiia-CarlZeissBiogon21mmf45-Provia100F-025

 

익숙하지 않은 21mm 화각을 잘 사용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지 아직 가늠조차 할 수 없지만, Carl Zeiss Biogon 21mm f4.5를 사용했을 때는 이런 사진이 찍힌다는 것 정도는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어설프지만 짧은 사용기를 마무리 지을까 한다. 부디 조금이라도 이 렌즈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ontax IIa / Carl Zeiss Biogon 21mm f4.5

Fujifilm Provia 100F

Carl Zeiss Jena Tessar 28mm f8

135판형에서 28mm의 시작. 세계 최초의 28mm 렌즈.

흔히 말하는 Carl Zeiss Jena Tessar 28mm f8 렌즈에 대한 수식어 이다. Carl Zeiss 라는 이름으로 광학기술의 절정을 달리던 시절, 그 어느곳에서도 내놓지 못하고 있던 28mm 렌즈를 내 놓은 곳이 Carl Zeiss. 각종 코팅 기술과 설계 기술이 있는 21 세기에 와서 보는 렌즈밝기 f8은 터무니 없이 느린 속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930년대의, 50mm 혹은 35mm밖에 없던 그시절의 상황에서 28mm는 시각적 충격으로 다가오는 화각이었을 것이고, 그 화각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f8이라는 렌즈의 조리개가 큰 고려사항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당시의 렌즈 설계 기술이라는 것이 일반 사진에 활용된다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군사적인 필요성을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 발전 해 나갔을 테고, 군사적 목적은 역시 멀리 있는 피사체를 더 가까이, 그리고 정확하게 볼 수 있어야 했을 것이다. 이런 필요는 자연스레 망원 렌즈의 성능 향상이나 발전에 역점을 두었을 것이며, 광각렌즈를 개발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로 여겨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Carl Zeiss는 그런 광각 렌즈를 내놓았다.

시간이 지나 수많은 신형 28mm가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고성능의 렌즈에 열광하는 요즘, 나는 이 오래된 렌즈를 손에 넣었다. 세계 최초의 28mm 렌즈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렌즈다운 단단한 만듦새와 아름답게 빛나는 크롬 코팅, 치밀한 무게감이 돋보이는 렌즈다. 다소 느린 속도와 거리계 연동이 불가능한 구조는 이 렌즈의 단점으로 많이 언급이 된다. 하지만 구지 야간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팬포커스에 익숙하다면 f8이라는 조리개를 그리 두려워 하지는 않아도 된다. 200정도 필름이면 1/125 혹은 1/60의 셔터스피드로, 400의 필름이면 그보다 한스탑 더 넉넉한 사진을 f8의 조리개로 즐길 수 있으니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내가 구한 렌즈를 한달여 정도 기다려 드디어 배송을 받았고, 배송을 받아 열어본 렌즈의 외관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게다가 같이 온 28mm 정품 파인더의 자태는, Contax iia 바디와의 조합에서 최고의 빛을 발휘하는것으로 보였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조합은 정말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더이상의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20180105_211058.jpg

마운트를 해보고 이 조합이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이 상태 그대로 테스트에 나섰다. 좀 맑은 사진이 나와 클리닝이 필요없기를 바랬지만, 그건 역시나 무리한 바람이었다. 보정후의 결과물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포커스링의 조작감은 여러모로 아쉬웠기에 결국엔 클리닝을 맡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클리닝 전 첫 번째 테스트에 나서서 확인한 결과는 아래 보이는 사진들과 같았다.

Film : Fujifilm C200

 

앞서 언금한 포커스링의 조작감도 아쉬웠지만, 같이 구한 파인더의 곰팡이 까지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렌즈 클리닝을 맡기게 되었고, 다시 찾아 촬영을 하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난 렌즈와 파인더는 깔끔하게 클리닝이 된채 내게 돌아왔다. 클리닝 후의 만족감은 처음 낙찰을 받고 배송된 박스를 열어 봤을 때의 만족감을 넘어서고도 남는 정도였다. 이 정도로 잘 닦여져 왔으니,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20180120_194706.jpg

이리 잘 닦여 왔으니 테스트를 한 번 해 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외출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어설프게 해가 뜬 날씨에 어설픈 컬러 필름 한 롤. 다행이도 렌즈가 똑똑하게 닦여 와 그런지 볼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주었다. 참 다행이다.

Film : Kodak ColorPlus200

 

세계 최초의 28mm, Carl Zeiss Jena Tessar 28mm f8. 누가봐도 단점으로 다가오는 RF 거리계 연동의 부재와 느린 조리개 값인 f8을 차치하고서라도 결과물을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렌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RF에서 접할 수 있는 쓸만한 28mm 렌즈가 없음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분이나 올드 렌즈의 레트로 함을 원하는 분이라면, 80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을 뛰어넘은 CarlZeiss의 기술을 담은 렌즈를 한 번 사용 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기회가 있는 분 이라면, 꼭 이 렌즈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라며, 필름 2롤로 써 본 이 렌즈의 소개기를 마치려 한다.

Orion-15 28mm F6

바이칼의 푸르름을 닮은 Lens. Orion-15 28mm F6

겨우 한 롤 사용해 본 느낌으로 뽑은 제목 치고는 너무 거창했나 싶다. 하지만 결과물을 봤을때의 균형 잡히고 아름다운 발색은 이 제목을 사용하고 싶게끔 만들었다.

맑고 화창한 가을 초입의 경주 하늘, 바람이 불듯 구불구불 펼쳐지는 주변 산들의 부드러운 능선, 하늘에서 투명하게 떨어지는 빛은 먼 한국까지 애써 넘어온 러시아 태생의 렌즈를 테스트 해 보기에 충분했다.

급한 마음에 장비사진은 남기지도 못하고 테스트 부터 시작했다. 조합은 CanonP와 Voigtlander 28mm Finder. 노출계가 없는 카메라인 덕분에 휴대폰의 Light meter 어플과 Sekonic 408을 사용 했다. 조리개는 최대개방이 6까지 가능해 약점으로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눈이 부시게 청명했던 날의 경주에서 F6의 조리개는 한계가 될 수 없었다. 일반적인 광각렌즈 촬영 상황의 특성상 필드에서 촬영을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고, 필드 촬영의 경우 광량이 부족한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사진의 발색은 시원한 느낌이다. 실제 필름에서도 마젠타(Magenta)를 느낄 수 없었고, 이 특징은 스캔 후에도 같았다. 마젠타가 끼지 않고 표현된 하늘은 눈이 시릴정도로 파란 색이었고, 숲의 초록은 눈이 시리다 못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날이 청명했던 만큼 악조건의 상황도 일부러 만들어 촬영했으나 결과물은 걱정했던것 보다 훨씬 좋은 – 어떻게 보면 걱정을 했던게 바보같다고 생각할 만큼 좋은 –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 역광 상황에서 조리개 모양에 따라 플레어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암부가 뜨는 현상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고, 색이 틀어지는 현상은 잘 보이지 않았다.

작은 사이즈, 괜찮은 가격, 시원한 결과물이란 장점을 갖춘 Orion-15.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사용 해 보고 싶은 렌즈다.

마지막으로 이 렌즈를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PIYOPIYO님의 리뷰를 링크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ㅡ 토포곤의 영혼 / Orion-15 28mm f6.0 – by PIYOPIYO

::매거진 첫 포스팅으로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