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여느 벌초

“8월에 벌초하는 사람은 자식으로 안 친다.”

이 속담을 아버지를 통해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음력 8월 15일 추석 성묘 전에 벌초를 하는 우리나라 미풍양속에 관한 속담이라고 합니다. 이 날은 9월 3일 일요일. 음력 7월 14일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8월 전 벌초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근 5년 만에 오는 벌초인 듯 한데, 아버지와 삼촌들은 매년 저 속담을 지키러 이맘때 오셨다고 하네요.

충북 음성에 모셔진 저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에 왔습니다. 전남 벌교가 본거지이지만, 전국 각지에 흩어진 9형제의 방문이 용이하도록 충북 음성에 장지를 선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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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온 길인데도,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벌초가위로 길을 내면서 올라가야했습니다. 큰아버지가 맨 앞에서 길을 내고 전 얌체같이 뒤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죄송한 마음에 얼른 앞장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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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에 오르는 길은, 가을 문턱이지만 한여름 더위를 연상케하는 뙤약볕 아래의 온통 초록색 풀들이었는데,  그 속에 눈에 띄는 짙은 보라색 열매를 품은 식물들을 여러번 발견합니다. 예쁜 색깔대비 피사체에 흑백 필름 카메라를 들이대는 저를 보고, 함께 오신 숙모가 이르기를 “자리공”이라는 외래종 식물이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찾아보니, 잡초이자 독초이며, 뿌리는 인삼 도라지와 비슷하여 종종 중독사고가 일어난다고 하는군요. 기후온난화로 인해 자생 식물 터전에 아열대성 외래종들이 많이 들어옵니다. 자리공은 토양 산성화의 주범이라는 잘못된 비난에 시달리며 한 때 박멸 대상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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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산소에 도착했습니다. 묘지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려버린 무성한 잡초들이 지저분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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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1차 벌초를 마치고, 차례상을 준비하면서 한 컷. 왼쪽에 계신 분이 큰아버지, 오른쪽에 계신 분이 저의 아버지입니다. 오랜 만에 뵈니 많이 늙으셨습니다. 가운데 뒤에 서계신 분이 넷째 삼촌, 왼쪽 양산의 부인은 여섯째 숙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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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가 제거되고나니 제법 깔끔해졌습니다. 할아버지가 간만에 시원하게 이발하셨다고 큰아버지가 좋아하시는군요. 중간중간 사진 찍으면서 그래도 제일 젊은 제가 가장 많은 작업을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양쪽 팔 움직임이 정상이 아닐 정도입니다.

게다가 콘탁스의 뷰파인더를 보는 일, 그것도 초보자로서 두개를 왔다갔다 보며 땀에 범벅이 된 얼굴을 갖다대는게 여간 곤욕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포스팅하는 즐거움이 없었다면, 이번 출사는 그저 “다시는 벌초 때 카메라 들고 오지 말것” 이라는 교훈만 남겼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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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는 9형제를 낳으셨습니다. 고모도 두 분이 계시구요. 살아 생전에도 금실이 좋으셨고, 지금도 이렇게 한 자리에 함께 계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관한 저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는 듯한데, 아직도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그 비스무레한 얘기만 나오면, 살짝 회피하는 기색을 보입니다. 저에게 할아버지는 엄하고, 바둑 잘 두시고, 검소하시며, 20여명의 손주를 품에 안으시고 이뻐하시는 모습으로만 기억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와의 추억담으로 차례상이 조용할 순간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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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이 다 소진된 후에는 리코 GR 디지털로 몇장 더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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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마지막 필름 사진과 같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인데, 21mm 와 28mm 화각의 차이만큼 딱 느껴집니다.

 

 

차례 지낸 후, 2차 벌초를 마치고나니, 묘 주변이 더욱 깔끔해졌습니다.

가을 문턱에서 이뤄진, 가족들과의 산행, 아버지의 아버지에 관한 추억담, 그리고 뙤약볕 아래 벌초라는 중노동까지… 다분이 관행적인 일상이지만, 오래오래 남기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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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쉽게 마무리가 되지 않는 일정이었던 것이…

모든 일정을 정리하고 서울로 바삐 올라가는 차에서 번개처럼 내리치는 공포감 엄습!!

리코 GR 을 놓고왔다는 깨달음이 번뜩!!!

출발한 지 한시간 쯤 지난 거리의 덕평휴게소에서, 차 안을 샅샅이 뒤져도 나오질 않습니다 ㅠㅠ

저 때문에 모두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서, 한시간 남은 서울까지 모두 모셔다 드리고 저 혼자 다시 산소에 갈 요량이었으나, 큰아버지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휴게소에 기다릴테니 다녀오라고 하십니다. 결국 아버지와 저만 다시 음성으로 출발했는데….

출발 하자마자 넷째 삼촌에게 전화가 옵니다.

 

“내 가방에 무슨 사진기 같은 것이 들어있다”

 

 후~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묘를 정리하면서 무심코, 삼촌의 에코백에 카메라를 넣어둔 모양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출발하여 다시 같은 휴게소까지 오는데 20분이 넘게 걸렸고, 불필요한 톨비까지도 지출해야했지만,  그래도 최근들어 가장 행복한 운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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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의 해프닝을 끝내고, 세 분의 기념촬영.

왼쪽의 선글라스 착용하신 분이 범인?입니다. 자신의 가방에 들어 있었다고 자수하는 장면입니다 😀 그 와중에 우리 아버지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차렷 자세를 취하시는 습관을 고이 간직하고 계십니다.

아버지들과의 정이 한층 더 두터워진 벌초 여정이었습니다.

 

 

Contax iia / Carl Zeiss Biogon 21mm f4.5 / Ilford Delta 100

Ricoh GR II

2017.09.03 충북 음성.

수두일기

 

작년 12월 말 어느 아침

여느 때와 같이 출근과 등교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아이가 갑자기 등이 간지럽다 그런다.

긁어주려고 등짝을 갔는데 여기저기 붉은 반점이 올라와 있다.

급히 학교랑 회사에 연락하고선 병원에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두 진단을 받았다. (후에 들어보니 같은 반에서만 수두 7명 발병)

그날로 휴가가 자유롭지 못한 아내를 대신해 내가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내는 천벌 받은거라고 ㅎ) 이번 주는 일주일짜리 동계휴가를 내어놓았던 터라 나름 맘 편히 아이 밥이며 약을 챙기며 소소하게 놀아줄 수 있었다.

그렇게 수두 진단받고 8일째 되던 날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모두 소진하고 증상도 없어졌다.

 녀석 태어나고 이렇게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후로도 없을 것 같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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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아가~ 가려워도 좀만 참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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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아픈 네 덕분에 가족이 하루 종일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구나.

이런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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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물집들에 하나 둘 딱지가 생기면서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씩씩하게 밥도 잘 먹고 약도 잘 먹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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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호평 받은 아빠표 프렌치토스트.  에헴

오랜 침묵끝에 조커 2개에 힘입어 엄빠를 제치고 달성한 루미큐브 승리와

오늘도 빵빵터지는 나홀로 집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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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5

좁은 집안에서 초2 개구쟁이는 몸살 날 법한데도 잘 버텨주는구나.

오늘도 역시 밥 잘 먹고 약도 잘 먹어서 다행. 이젠 조커 하나 없이 루미큐브 2연승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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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낮에 잠시 스캔 엑스건 한판한 후 코난 극장판 “순흑의 악몽”은 아빠가 더 재밌게 봤다.

저녁엔 과일전지랑 밀가루 마술로 하루 정리.

3일 전부터 새로운 발진은 더이상 없고, 처음 생겼던 물집들에도 딱지가 얌전히 앉았다.

항생제는 하루 반 어치만 더 먹으면 끝.

좀만 더 힘내자.

아니 그리고 엄빠 상대로 루미큐브 3일 연승이라니..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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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

주어진 항생제와 연고도 이제 곧 소진되고,

아들이랑 단 둘이 살 부비며 속닥속닥 보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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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8

처방된 약 투여가 모두 끝났다.

그리고 아빠의 겨울 휴가도 끝이 났다.

그렇지만 父子는 더욱 有親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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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물렀던 Ricoh GR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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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1s

필름의 전성기이던 1990년대말~2000년대 초에 걸쳐 여러 카메라 제조사에서는 끝판왕급 P&S 카메라들을 시장에 선보였다. 뛰어난 성능의 단렌즈와 촬영 의도에 부합하는 다양한 수동 설정이 가능하여 프로들의 서브 카메라로 혹은 항시 휴대할 수 있는 메인 카메라로도 부족함이 없었던 이들의 등장은 분명 이전 세대의 컴팩트 카메라들과는 결이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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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에서 내놓은 GR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개성이 강한 카메라였다. 작은 크기와 고성능의 렌즈라는 측면에서 여타 브랜드의 그것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 손에 쥐어보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물리적인 크기와는 별개로 손에 딱 맞는 그립감과 조작의 편이성은 단순하게 작기만 한 다른 카메라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GR만의 매력이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진 몸체는 무광 검정에 까슬한 질감이 살아있어 곱게 모시고 다녀야할 것 같은 Contax T3나 Leica Minilux에 비해 보다 터프하게 다뤄도 될 것 같아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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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시리즈는 스냅에 특화된 카메라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작고 가벼워 늘상 가지고 다닐 수 있어 보다 많은 셔터 찬스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경험상 작다는 것은 가지고 다니기에만 편할 뿐 그것만으로 꼭 스냅에 유리한 것과 직결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빠른 가동 시간과 AF속도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필수 요소는 초점과 조리개를 수동으로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거리에서 빠른 포착을 위해서는 그 어떤 AF방식보다 피사계심도를 이용한 과초점 방식이 가장 유리하지 않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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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GR1s는 스냅에 가장 적합한 P&S라 할 수 있다. 모드 버튼을 두번 누르면 AF모드는 곧바로 SNAP모드로 진입한다. 2미터 고정이다. 28미리의 깊은 심도를 고려하면 8~11이상으로 조리개를 조이면 사실상 거의 전 영역에 초점이 맞으니 ISO400 필름을 넣고 스냅모드에 조리개 11로 설정한 GR1s를 한 손에 쥐고 어슬렁거리면 더이상 신경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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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모드 뿐 아니라 수동으로 거리를 세팅할 수 있는데 AF모드를 스팟으로 놓고 원하는 위치에 반셔터를 눌러 초점을 고정시킨 후 모드 버튼을 길게 누르면 해당 거리에서 초점이 고정된다. 이때 부터는 셔터 버튼에서 손을 떼어도 초점 설정이 유지된다. 개인적으로 길거리나 골목에서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 장면(자전거가 지나간다거나)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셔터 찬스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AF-LOCK을 유지하기 위해 반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는 것은 꽤나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는데 GR1s의 초점 고정 모드는 이러한 귀찮음을 해소시켜준다. GR시리즈가 스냅에 특화되어 있다는 얘기는 괜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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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렌즈 성능은 어떨까. GR1s에 탑재된 4군 7매의 28미리 렌즈는 성능이 좋기로 유명했다. 비구면 렌즈까지 넣어준 리코의 성의가 고맙다. 성능의 판단을 해보자면 같은 28미리를 선택한 미놀타 TC-1과의 견주어보거나 RF카메라를 위해 발매된 28미리 교환 렌즈들과도 비교를 해봐야 좋겠지만 왕성한 호기심과는 별개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엔 나의 귀차니즘이 너무 강했다. 이쯤이면 언제나 면죄부 처럼 하는 말 ‘그게 뭐 의미가 있나. 사진을 잘 찍어야지!‘로 얼렁뚱땅 넘어가 버리곤 하지만 어쨌든 결과물에서 느껴지는 성능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샤프니스나 콘트라스트, 어디에서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케케묵은 올드 렌즈만 주로 쓰다보니 이 정도만 나와도 놀라울 지경이다. 리코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GR의 렌즈를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로 별도로 제작하여 한정 발매했고 여전히 높은 중고가를 자랑하고 있다.  이 정도면 성능에 대한 평가를 갈음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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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발매된 GR28mm f2.8 / 블랙 색상도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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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듯 GR1s에도 단점은 분명 존재한다.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액정 번짐 현상. 촬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발매 후 20년이 지나면서 점차 멀쩡한 녀석이 드물어지고 있다.
두번째는 느리고 곧잘 버벅이는 AF. T3나 TC-1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느껴진다. (스냅 포커스 모드로 극복!)
세번째는 어둡고 좁고 흐린 뷰파인더. 파인더 내부의 각종 정보 표시의 밝기와 컨트라스트가 낮아 시인성이 높지 않고 뷰파인더 역시 시원스럽지 못하다. 컴팩트함을 얻기 위해 파인더의 크기도 작은 대부분의 P&S들 역시 마찬가지긴 하다.
네번째로는 수동 감도 설정이 불가능하다는 점. Contax T3 역시 마찬가지긴 하지만 감아쓰는 필름을 넣거나 증감 촬영을 하고자 할 때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이 점은 GR1v가 출시되며 개선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낮은 내구성. 이는 모든 P&S들의 숙명이다. 외장 케이스는 마그네슘이든 티타늄이든 견고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지만 내부를 보면 어느 기종을 막론하고 프라스틱 부품들이 빼곡히 차있으며 좁은 케이스 안에 각종 기어와 전선, 기판들을 구겨넣느라 애초에 충격에도 강한 튼튼한 구조는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렌즈가 들고 나는 베리어 부분은 이같은 기종들의 최대 취약점 중 하나로 렌즈가 나와있는 상태에서 충격을 받으면 그 길로 사망 판정을 받을 수도 있어 무척 조심해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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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후 한동안 신나게 잘 사용하던 나의 GR1s도 어느 날 갑작스레 셔터를 눌러도 렌즈셔터가 열리지 않는 고장이 나버렸다. GR1s의 일반적인 고장 현상인 액정 번짐이나 베리어 문제도 아니라 더욱 난감했다. 최악의 경우는 기판이 나갔다며 폐기 판정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그 길로 GR1s는 제습함에 쳐박혔고 다른 카메라들을 쓰느라 한동안 잊고 지냈다. 물론 GR1s로 찍어둔 얼마 안되는 사진들을 볼 때면 다시 생각나긴 했지만 기계식 카메라들 오버홀하는데도 적잖은 돈이 깨지고 있는 상황이라 GR1s의 수리는 그렇게 차일피일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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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후, 포항지부에 유일하게 필름을 사용하지 않던 멤버 한 분이 드디어 필름을 사용해보겠노라 결정하셨다. 한번에 라이카로 가기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필름 생활에 확신이 없으셨던 차에 GR1s같은 고성능 똑딱이는 그야말로 안성맞춤. 더군다나 디지털인 GR2를 사용 중이시니 적응에 더욱 유리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결국 수리가 되면 구입하고 싶다는 그 분을 핑계 삼아 쳐박혀 있던 GR1s는 충무로 삼성사로 떠났다. 2주 후 돌아온 녀석은 다시 쌩쌩하게 작동되고 있었고 그렇게 새 주인의 품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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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Contax T3도 내 품을 떠났고 올림푸스 뮤2는 전투형으로 군대에서 굴린 후 고장나버렸고 Ricoh GR1s 역시 한 차례 고장 후 내 품을 떠났다. 이제 내게 똑딱이는 남아있지 않다. 작은 크기로만 치자면 ROLLEI 35SE 정도만이 남은 셈. 사실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면 회사를 가든, 장을 보러 가든, 산책을 가든, 언제든 들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가 간절해 진다. 크기는 작아도 렌즈의 화질과 카메라의 성능은 메인 카메라 못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누구나 들게 마련. 그럴 때 마다 T-3나 TC-1, Minilux 같은 카메라들이 다시금 생각나겠지만 역시 내 촬영 용도에 가장 맞는 녀석은 GR시리즈인 것 같다. 곁에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녀석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니 역시 좋은 카메라였단 생각이 든다. 다시 만날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사람 일은 또 모르는 거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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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1s – Spec

Lens: GR Lens 28mm f/2.8 (7 elements, 4 groups) multi-coating aspherical glass lenses.

Focusing: Passive type multi-autofocus (with focus lock, automatic auxiliary AF light under low lighting, distance measuring range: 0.35m – infinity, Single AF mode, Fixed focus mode.

Shutter Speeds: Programed mode Approx 2 to 1/500 second.

Aperture Priority Mode: Approx. 2 to 1/250 second, 1/500 (at f/16), Time Mode.

Viewfinder: Reverse Galilean type with LCD bright frame, in-finder illumination under low lighting.

Viewfinder Field: Vertically: 81%, Horizontally: 83%

Viewfinder magnification: 0.43

Exposure Compensation: +/- 2EV (1/2EV Steps)

Film Speeds: ISO25 to ISO3200 (DX) ISO 100 for non-DX.

Flash Guide: 7 (ISO 100)

Flash Charge: Approx 5 Seconds

Battery Life: Approx 500 shots (50% f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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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블루스

 

가끔씩 한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사람처럼 바다가 그리운 순간이 다가온다.

섬에서 동백꽃이 필 때 쯤엔 더욱 그렇다.

막 피어오른 새빨간 동백꽃에는 비릿한 첫사랑의 냄새가 스며있고,

가지에서 떨어져 발에 밟히는 꽃에는 실체의 고통으로 밖에 치유할 수 없는 허무함이

짓이겨 있다.

그렇게 한참을 포구와 마주하고 있자면,

어느새 허무와 자해의 욕망을 초월하고 바다에 떠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가학의 계절 앞에서 무방비로 허우적거리는 시간이 찾아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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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통영

날짜  :  2017년 3월

Camera  :  Leica MP (Film), Leica M-Monochrom (CCD), Ricoh GR

Lens : Ricoh GR Lens 28mm F2.8 (M39)

Film : Kentmere400

<끝>

 

 

봄날의 통영, 연대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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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누가 뭐라고 해도 봄이 좋다.

한 번이라도 남도의 봄기운을 느껴 본 사람이라면, 통영은 봄이면 찾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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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을 지내오는 동안 잔뜩 움츠리고 있던 모든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는 듯 생명력이 느껴지는 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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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첫 관문은 뭐니 뭐니 해도 충무김밥이다.

통영에 갈 때면 늘 가는 집이 있었지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이 가게로 들어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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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에 자리 잡고 있는 사진과 TV 출연 자료들.

빛바랜 사진만큼 세월을 견뎌온 내공이 있을까?

아련하다. 가끔씩 떠오를 때면 한 번씩 펼쳐보는 사진이 아닌 늘 눈앞에 놓여있는 화사했던 과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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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특미는 무김치와 오징어 어묵 무침 외에도 굴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당연히 “굴 주세요”

살짝 익힌 굴에 직접 만드셨다는 굴 소스를 비밀리에 바르고 계시는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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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함께 오랫동안 운영해 왔고, 지금은 본인이 개발한 굴 충무김밥을 내놓으셨다는 사장님.

충무김밥집의 원조를 놓고 말이 많지만 처음 시작하셨다는 분들이 거의 돌아가신 지금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식당을 고르면 그만이다.

서글서글한 사장님의 인상에서 다음에 통영을 찾아도 다시 찾아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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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김밥을 충무김밥집에서 먹는다면 당신은 아마추어.

김밥집을 나서는 순간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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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동광식당이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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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 쑥국과 볼락 매운탕이 충무김밥과 완벽하게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통영의 1차 관문을 제대로 통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업이 좋지 않은 관계로 멸치회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쉬웠지만 이대로도 충분했다.

오전 내내 뱃일을 하고 왔다는 선장 한 분이 이미 술이 취한 채로 들어오셔서는 또다시 소주를 들이키며 연신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응 그렇지요. 이 집 도다리 쑥국이 정말 맛있는기라. 암. 소주도 맛있고”

그것은 우리에게 건네는 외로움의 하소연이었고, 또한 자신에게 바다에의 삶을 다짐하는 인내의 표식이었다.

외로운 바다와 남자. 고독한 고독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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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의 여독은 지역 막걸리로 푸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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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우리는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지방의 어시장들을 몇 군데 다녀봤지만, 통영 중앙시장의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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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거칠지도 않고, 여유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거절 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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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에서 바라본 통영항과 서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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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르지만 내심 욕심이 났던 28 Lounge.

어이, 거기. 다음에 온다면 그쪽 옥탑을 전세 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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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저녁이 오고 있다.

지금 이 포만감으로는 그곳에 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곳에 가려면 부지런히 걸어서 허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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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부둣가의 풍경들이 정감이 간다.

불쑥 들어가서 기본 메뉴를 시켜 놓고는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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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 쪽에서 바라본 중앙시장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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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가기 위해 일부러 걸어온 해저터널.

왕복해서 돌아오면 얼추 예약 시간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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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축복의 시간이 찾아왔다.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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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허기진 채로 그곳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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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내어온 안주로도 미션은 가능해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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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바닷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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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전하신 백사장님~

방송에 나오셔서 조금 변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너그들 딱 생각난다” 하신다.

딱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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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봄에는 털게라며 해체 시범을 보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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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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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다시 오기로 하고,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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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연대도로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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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통영

날짜  :  2017년 3월

Camera  :  Ricoh GR

<다음에 계속…>

쉽게 얻은 사진

더 쉽고 가까워진 사진 예술

이른 바 ‘예술’이라는 불리는 것들 중에서 사진 만큼 진입 장벽이 낮은 분야가 또 있을까.

사진이 처음 발명되었을 때는 촬영을 위한 거대한 카메라와 현상, 인화의 까다로움으로 소수 전문가들만이 다룰 수 있는 특수한 기술이었지만 코닥 필름의 출시와 라이카를 비롯한 소형 카메라의 대중화는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지난 50년간의 변화를 뒤엎어버릴 정도로 강력했던 디지털 카메라의 쓰나미가 밀려오면서 사진의 대중화는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상 그 자체가 되었다. 핸드폰 카메라의 성능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고 사진을 기반으로 한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올리고 공유하며 즐거워한다.

이런 디지털 시대의 사진 생활에서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이제는 누구나 내가 찍은 사진을 쉽게 편집하고 보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과거에는 사진을 찍고 나면 필름을 빼서 동네 사진관에 가져다주고 ‘사람수 대로 뽑아주세요.’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같은 필름도 사진관에 따라 사진의 색감과 노출이 다르게 뽑혀 나오기도 했지만 거기에 대해 불만이나 의문을 제기하는 일반인은 거의 없었다.

보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사진을 다루기 위해서는 암실에서의 현상/인화 테크닉을 어렵게 배워야했고 숙달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포토샵, 라이트룸 같은 전문 보정프로그램이 등장한 후에도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해야했으며 능숙하게 다루는 일은 암실 테크닉 못지 않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Snapseed나 VSCO같은 어플리케이션을 핸드폰에 설치하기만 해도 아주 간단하게 자신의 사진을 보정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기 전 필터 효과 몇개만 이리저리 적용해보아도 훨씬 분위기 있고 멋진 사진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어렵게 익힌 테크닉들이 터치 한번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허무하기까지 할 지경이다.

쉽게 얻은 사진

가끔 RAW 포맷으로 찍은 사진을 라이트룸에서 보정하지 않고 카메라에 내장된 현상 프로그램을 통해 JPG로 변환하기도 한다. 애초에 RAW로 찍을 필요가 없었던 간단히 SNS에 올리거나 자료로서 써먹을 사진들의 경우다. 그런데 때론 라이트룸에 옮기기까지 기다리기가 귀찮고 빨리 결과물을 모니터로 보고 싶어서 카메라 내장 프로그램으로 현상해보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일단 대충 먼저 보자는 취지로..) 이게 간혹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r0012018[2016.06.06. 포항 죽도시장 / Ricoh GR]

이 사진이 그런 경우로 Ricoh GR로 찍은 컷을 간단히 카메라의 포지티브 모드로 설정하여 JPG로 뽑아낸 컷이다. 포지티브 모드는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세팅이 되어 있는데 보통의 경우 그 효과가 다소 과하여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는데 유독 이 컷에는 꽤 어울려 라이트룸에서 다시 손 볼 생각이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라이트룸에서 보정했다면 내 기준으로는 다소 과한 채도와 콘트라스트의 이런 느낌이 나오지 않았을테다.)

버튼 몇번 꾹꾹 눌러줘서 만든 이미지치곤 꽤나 쨍하고 임팩트 있는 느낌이 맘에 들어 그 상태 그대로 ‘성의없이’ 모 사진 커뮤니티에 포스팅 했었다. 그런데 이 사진이 그 날 바로 베스트갤러리에 올라 버렸다. 너무나 쉽게 만들어낸 사진이라 그런지 별 애착도 없던 컷이 뜨거운 반응을 받으니 ‘응? 이게?’ 하며 살짝 당황했던 것도 사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다. 사진은 결과 그 자체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맞거늘 나는 언제나 그 과정과 수단에도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왔던 것은 아닌가. 아무리 좋은 사진을 봐도 그것이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면 ‘에이 저렇게 좋은 컷을 찍을거면 카메라로 찍지.’ 라며 혀를 찼고 디지털 카메라로 좋은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아 저 사람 필름으로 찍으면 더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최신 DSLR과 AF렌즈를 사용해 찍은 다이내믹하면서 칼 같이 초점이 맞은 사진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구닥다리 라이카를 이용해 찍은 결정적 순간에는 더 후한 점수를 주며 감탄해 마지 않았다. 같은 프린트물이라도 작가가 FB인화지에 직접 수동 인화했다고 하면 ‘아 그래요?’ 하면서 그제서야 다시 눈을 가까이 들이대고 작품을 살폈으니…

모든 기술은 보다 편리하게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칭송하고 편리함을 평가절하 하는 이 못된 심보는 아날로그부터 사진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꼰대스런 심리때문인지, 아니면 프로와 달리 작업의 신속성이 중요하지 않고 대량의 이미지를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취미 사진가로서 즐길 수 있는 재미가 불편함 속에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너무 쉬우면 재미는 없지 않냔 말이지.

쉬워도 탈인가…

저 방어 사진은 그 사진 커뮤니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베스트 갤러리에 남아 남들에게 보여지며 꾸준히 추천수가 한두개씩 더 늘어나겠지만, 너무 쉽게 얻어낸 사진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론 크게 의미를 두거나 애착이 가지 않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아무도 카메라 내장 프로그램으로 보정한 줄 모르고 안다고 한들 사진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참 희한한 심리가 아닐 수 없다.

Ricoh GR Lens 28mm F2.8 (M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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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카메라 M System을 쓰는 여러가지 이유가 많겠지만, LTM 어댑터를 이용해서 라이카 또는 타브랜드의 스크류렌즈를 쓸 수 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대부분 올드렌즈에 속하는 스크류 렌즈들은 아담한 크기나 역광에서의 빛번짐, 부족한 해상력 등등을 자기만족의 감성에 호소함으로써, 중심부의 선예도, 주변부의 해상력, 역광에서 빛의 억제력 등등 렌즈의 성능을 판단하는 이성적인 잣대에 대해 무척 관대해지기 쉽다. 그리고 이처럼 심미적인 아름다움에 반해 콩닥콩닥 뛰는 가슴의 뜻에 따라 정처없이 가다가는 하늘의 별처럼 많다는 라이카향 렌즈들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며, 비어가는 통장잔고를 마주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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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스크류 렌즈들, 왼쪽부터…

Steinheil München 85mm f2.8

Canon 50mm f1.2

Chiyoko Super Rokkor 45mm f2.8

Canon 35mm f2.0

Ricoh GR Lens 28mm F2.8

Voigtlander heliar 15mm 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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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 Lens 28mm F2.8

“28mm 만큼은 기꺼이 가슴의 판단에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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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 Lens 28mm F2.8 렌즈는 전설적인 필름똑딱이 카메라 Ricoh GR1시리즈의 단촛점 렌즈를 1997년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로 복각한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한정판.

실버와 블랙을 총 3,000개 한정으로 만들었다니, 어찌 심장이 콩닥콩닥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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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한때(?)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던 라이카에 딱 어울리는 크기는 심미적으로도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킬 만큼 매력적이다.

결과물과는 상관없는 이런 비이성적인 감수성이 내 머리까지 차 올랐을 때, 비로소 바보같지만 아름다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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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심지어 깔맞춤때문에 색깔별로 보유한 적도 있었다.

오~ 3,000개 중에 두개가 내 손안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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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에서는 Leica의 28mm Summicron f2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선예도를 보여주며, 가끔씩 빛이 강할 때는 글로우 현상도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특성이야말로 현행렌즈에서 느낄 수 없는 애틋한 느낌 정도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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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에서 색감은 전체적으로 다소 차분한 편이지만, RGB를 포함한 원색에는 짙은 반응을 나타낸다.

이 특성은 흑백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흑백의 대비가 강한 사진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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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이 렌즈를 사용해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

“전형적인 일본 렌즈 느낌이다. 날카로운 표현력, 차분한 색감.”

“선은 날카롭지만 굵지는 않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조여도 역광에서 빛번짐이 있다.”

현행 Leica 렌즈들의 딱 떨어지는 느낌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현행 이전의 렌즈들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런 특색에 어쩌면 더 매력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28mm에서 만큼은 Leica를 선택하지 않고 이 렌즈를 고수하는 이유는

“작고 예쁘다 + 한정판인 것이냐 + 개인 취향적인 표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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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에 대한 비이성적인 향수는 아마도 모리야마 다이도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난번 QUANJ님의 Ricoh GR1v에 관한 글 (https://bphotokr.com/2016/11/11/ricoh-gr1v/) 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도 복각 렌즈를 가졌으니 모리야마 다이도같이 멋진 장면을 찍을 수 있을까?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장비를 소유하는 것과 실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소유한 이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니 호기심이 곧 병이라 하겠다. 그래도 마음은 편하게 다이도에 대한 오마쥬 정도로 칭해주자.

오마쥬든 흉내든 거친 거리를 꿈꾸며 가끔은 아름다운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애정할 수 밖에 없는 너.

Ricoh GR Lens 28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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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 Lens 28mm F2.8

with

Leica MP, Leica M-Monochrom(ccd), Leica M9

<끝>

2월의 구룡포

포항에서 구룡포만큼 요근래 들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있을까 싶다.

호미곶 남쪽에 위치한 구룡포는 10년전만 하더라도 사실 굳이 관광차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던 한적한 포구였다. 과메기 덕분에 이름이 알려지고 일본인 가옥거리가 정비되어 볼거리도 생기면서 찾는 이가 많아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같은 늦겨울에 구룡포에 사람이 붐비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이 맘 때가 제철인 대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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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하게 대게 한 마리를 손에 든 할아버지께서 사진을 찍어달라시기에 한 컷 눌러 드렸다. 대게가 살아 있다며 집게가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시던 할아버지는 결국 집게에 손가락을 물려서 게를 떨어뜨리셨다. 주변의 일행분들은 모델이 영 별로니 사진을 지워버리라고 했지만 그럴 수야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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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차가운 동해바다에 나갔다 돌아온 배에서는 대게가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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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와 상태에 따라 대게는 놀라운 속도로 분류된다. 보통 새벽에 이뤄지는 죽도시장 경매와 달리 배가 들어오는 시간이 늦은 듯 구룡포에서의 대게 경매는 9시 전후는 되어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경매 시간이 늦기 때문에 경매인들은 물론 관광객들까지 어판장 안에서 뒤섞여 정신이 없지만 대게를 다루는 그들의 손놀림은 빠르고 눈썰미는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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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끝난 물건들은 가판에서 곧바로 판매된다. 게는 어쨌거나 껍질 까보기 전에는 상태를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상인들은 좋은 게와 그렇지 않은 게를 귀신같이 안다. 물론 우리같은 비전문가들도 경험치가 누적되면 어느 정도 판단 기준이 생기긴 하지만 게를 살 때마다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나 같은 경우 차라리 살이 덜 찬 걸 좀 싸게 달라고 하거나 비싸도 좋으니 제대로 된 걸 달라고 정공법으로 나가는 편이 좋았다. 그래도 속으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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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어판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성비가 높은 것이 백고동이 아닐까 싶다. 저 나무 한 판 가득의 백고동이 보통 2만원대. 그러다 보니 대게를 쪄가는 사람들이 별 기대없이 곁다리로 같이 사가는 경우가 많다. 먹어보면 알겠지만 사실 끼워팔기 신세에 처할 녀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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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끝나고 다시 트럭에 오르는 대게들. 구룡포의 대게는 이렇게 트럭에 실려 전국 각지로 나가게 되는데 상당수는 영덕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대게라고 하면 그동안 영덕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 쪽에서 잡힌 대게도 영덕으로 팔려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과거와 달리 구룡포도 이제는 대게로 유명세가 높아진 탓에 과거에 없던 대게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다. 사실 어획량 기준으로 구룡포 쪽은 결코 영덕에 뒤지지 않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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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적에 덮혀 마구 쌓여있는 대게들도 있었다. 악취가 제법 나기에 여쭈었더니 죽어서 썩은 대게들로서 따로 모아서 비료로 쓴다고 한다. 사실 바닷가 쪽에서 이런 식의 비료는 흔했는데 냉동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 청어 따위가 많이 잡히면 다 먹지도 못하고 멀리 내다 팔수도 없으니 하니 비료로 쓰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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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역 작업이 끝나고 경매도 마무리되면 어판장에서 들려오던 왁자지껄하던 고함 소리와 경매종 소리가 사라지고 시간이 다시 느리게 흐르기 시작한다. 어제부터 이어진 긴 하루가 끝난 선원들이 담배를 태우며 휴식을 취한다. 볕이 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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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커피 한 잔이 절로 생각날 터. 다방에서 커피를 시키면 배 위로 가져다 준다. 엄청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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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뿐이 아니다. 중국음식도 배 위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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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일을 마치고 갑판 위에서 먹는 짜장면의 맛은 어떨까? 촬영도 촬영이지만 일행과 함께 침이 넘어가는걸 참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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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릴 때 손도 잡아주시는 모습이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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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휴식이 끝나면 배는 다시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한다. 설비를 점검하고 밧줄을 싣고 배에서 쓸 가스통도 새로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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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는 그렇게 분주한 오전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한적하기 그지 없는 곳이지만 이 때만큼은 엄청난 활기를 띄는 곳. 대게가 제철인 2월의 구룡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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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진만 찍고 도저히 그냥 올 수가 없어서 딱 두마리만 사왔다. 두마리 밖에 없으니 평소보다 더 알뜰하게 더 느긋하게 음미하면서 먹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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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포항 구룡포

Ricoh GR

죽도시장, 포항지부 1년간의 기록들

자신과 가까운 주변의 모습은 원래 하찮게 여겨지는 것일까?

포항에 살면서도 포항에는 참 사진 찍을 곳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유명한 명승고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서깊은 오랜 동네도 없으며 시가지의 모습도 그리 포토제닉하지 않다. 게다가 대중교통이 그리 편리하지 않은 지방 도시라 어딘가로 갈 때도 걷기 보단 자가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우연에 기댄 필연의 순간을 포착할 기회마저 우리에겐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뉴욕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서울 정도만 되었어도 걸어다니다 셔터를 누를만한 다양한 순간을 매일 같이 거리에서 마주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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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오래 찍어왔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마찬가지겠지만 우루루 몰려다니는 출사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유희로서의 즐거움은 분명하나 사진 자체를 위해서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의 위치와 간격을 수시로 파악하고 의식해야 하다보니 촬영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 어쩌다 동시에 꽂히는 장면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모두가 달려들어 셔터를 눌러대기 십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나 쉽게 눈에 띈다는 점이다. 여럿이 몰려다니며 사진을 찍는다는 건 스냅 작가로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스스로 자초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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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럿이 출사를 나가게 됐을 때 분명 부인하기 어려운 장점 하나가 있다. 바로 든든하다는 것! 군대도 다녀오고 마흔이 다되어가는 사내들이라 하더라도 혼자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는 사실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도 시비걸지 않는 풍경 사진을 찍는다면 차라리 속 편하겠지만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촬영 스타일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험한 꼴을 당할 각오를 해야한다. 하지만 여럿이 되면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안심이 되는 것이다. 설사 내가 생선 파는 아줌마로부터 소금물 한 바가지를 얻어 맞거나 왜 내 사진을 찍었느냐며 달려드는 거친 바다 사내에게 맞서야할 상황이 벌어질 때, 적어도 말려줄 사람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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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모임 이름도 없고 정기적으로 만나지도 않지만 어느새 고유 명사가 되어버린 ‘포항지부’의 존재는 그런 측면에서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나이도 직업도 고향도 모두 달랐지만, 스냅 사진을 절대적으로 선호하고 작고 단정한 카메라를 즐긴다는 취향이 서로 맞았다. 억지스럽게 서로를 배려하지 않아도 각자가 알아서 편안하게 사진을 찍기에 부담이 되지 않아서 좋았다. 그러한 교집합들로 인해 느슨하면서도 은근히 야무진 결속력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든든함을 바탕으로 비로소 죽도시장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기 시작할 수 있었다. 서로가 없었다면 사실 쉽지 않았을 작업들. 어느새 1년이 넘도록 죽도시장을 꾸준히 다니고 있다. 포항에 사진 찍을 곳이 없던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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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중간 정산의 의미로 지난 1년간의 작업을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포항에 사는 이상 계속해서 이어나갈 작업이긴 하지만 지난 사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방향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통합된 주제전의 형식보단 멤버들 각각의 사진을 병렬식으로 나열하여 그들의 다양한 시선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형태로 진행해 보기로 정했다. 다같이 모여 포트폴리오를 보며 일관되고 흐름이 느껴지도록 작품을 선별하여 구성해보고 싶었지만 직장인이자 가장인 우리가 그런 시간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10컷의 선택은 전적으로 각자의 판단에 맞길 수 밖에 없었다. 사전 조율없이 제출된 40장의 사진이라는 구슬을 꿰어야 하는 나로서는 적잖이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비슷한 이미지들이 중복되거나 구성의 흐름을 해치는 컷들이 많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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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나오고 불과 이틀 만에 40장의 사진이 정해졌다. 그렇게 각자가 고른 40컷을 보고 있노라니 일부러 모여서 셀렉팅을 한 것 이상으로 조화로운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동안 서로가 찍어온 컷들을 봐왔기에 죽도시장 사진을 내라면 누가 무엇을 낼 것인지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 모인 사진들을 보니 그 예상과는 많이 다르다. 이른바 ‘대박 컷’을 양보한 흔적이 역력하다. 단일 컷으로는 끝내주던 작품도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해 일관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이미지들은 최대한 배제하고, 다른 멤버의 대박 컷과 중복될 만한 컷들은 아쉬워도 과감히 빼낸 듯 하다.

내가 했던 걱정은 기우였음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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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뿡

“죽도시장에 온전히 속해있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잠시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그 어느 곳에도 편하게 속할 수 없었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취미’라는 이름으로 셔터를 누르는 내가 설 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그들과 같은 시선과 감정을 가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로 한 후에야 나는 비로소 카메라를 꺼내들 수 있었다. 어중간한 거리에서 어중간한 화각으로 담아낸 사진들을 보여준다는 것. 더군다나 다른 멤버들의 사진들과 함께라니 무척이나 부끄러워진다. 조심스레 골라본 나의 사진들을 사진 본연의 가치인 ‘기록’으로서 보아 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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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아비

“한 주의 모자란 잠을 보충해야 할 주말 아침, 나는 죽도시장으로 향한다. 어판장의 아침은 싱싱한 생선과 활기로 충만하다. 이 곳에는 물 좋은 생선을 좋은 가격에 입찰하려는 어깨 넓은 중도매인들과 엄중한 카리스마로 이들을 리드하는 경매사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각본 없는 드라마는 때론 긴박하게 때론 느긋하게 스스로 완급을 조절하며 흐르고, 나는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다. 주어진 셔터스피드는 1/60초. 어판장과 호흡을 맞추려 애쓰다보면 같은 주파수로 공명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셔터를 릴리즈 할 때이다. 여기 2016년 한 해 죽도시장에서의 공명의 시간을 모아보았다. 1초도 채 되지 않는 1/6초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나의 주파수에 동조해주길 희망한다. 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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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빛연어

“어시장은 바다를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겉에서 바닷가 주변만 서성거리는 것에 비해 바다 속에서 건져올린 주인공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그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어시장이다. 이런 어시장이 평범한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활기는 바로 긴장과 속도에서 비롯된다. 아침 어시장은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분주하다. 그렇게 사람도, 사람의 말도, 눈앞의 생선도 급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유는 바로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갓 잡아올린 생명력을 최대한 보존해서 육지의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급하고 분주하고 긴장된 공간에서 사진 촬영은 무척이나 생경한 일이다. 촬영은 흐르는 시간을 정지시킨다. 찰나를 포착한다.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뷰파인더 속에서 그 긴장감은 정지된다. 상인들의 생계, 생업의 순간을 정지시켜 아름다움과 예술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바다와 육지의 차이만큼 어시장 상인들의 활동과 촬영 활동은 서로 대칭에 있다. 이렇게 어시장에서 건져올린 사진 속에는 갓 건져올린 활기와 죽음, 속도와 정지, 생업과 예술 이란 여러가지 퍼즐들이 서로 대칭되어 담겨있다. 이런 여러가지 극단의 대비들을 사진 속에 건져올리는 것이 어시장 촬영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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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YOPIYO

“비상식과 비효율로 가득찬 회사에서의 일주일을 겪고나면 내 몸과 마음은 지치고 피폐해진다. 힘겨운 일주일을 보내고 얻어낸 주말 아침, 늦잠을 자봐야 더 피곤하더라는 것은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흑백 필름을 넣은 단촐한 카메라를 하나 들고 죽도시장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팔딱거리는 물고기 만큼이나 생기 넘치는 새벽 죽도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분되는 일이었다. 물론 그 곳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업의 현장을 그저 겉돌며 바라보기만 하는 나의 시선과 심리적 거리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 역시 결국은 피상적이고 심도 얕은 아마추어의 수준을 넘어서긴 어려우리라.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셔터를 정신없이 누르는 한시간 남짓의 시간은 지난 일주일간 복잡하게 뒤엉킨 내 머릿 속을 리셋하고 지친 마음을 재충전 하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죽도시장에 촬영할 거리가 많다기보단 그런 이유 때문에 죽도시장을 더 자주 찾았던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던 그 곳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는 다시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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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죽도시장, 지난 1년의 기록들

사진 : 민뿡, 주아비, 은빛연어, PIYOPIYO

글 : PIYOPIYO

역사가 있는 풍경_환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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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제법 우람한 나무들이 시립해 있고 멀리 수월관이 보인다.]

어수선한 마을과 공장을 지나고 부서져 울퉁불퉁한 시멘트 길을 몇 번 지나서야 산사를 찾는 듯한 분위기가 난다. 산길이다 싶은 길을 조금 더 달리면 훤하게 트인 너른 공간을 만나게 된다. 바로 이 곳, 팔공산 남쪽 끝 닿은 무학산 자락(경산시 하양읍)에 천년고찰 환성사가 조용히 앉았다. 이곳은 오며가며 들러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답사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조차 맘을 먹고 일정 한귀퉁이를 잘라 놓아야 놓치지 않을 곳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곳에 동화사, 은해사와 같은 대가람이 있어 빼먹기 쉽고, 그렇다고 이 절집만 보고 하루를 빼기엔 조금 서운한 감이 없지 않다. 동화사나 은해사를 찾는 길에 거조암과 함께 살짝 다녀가 봄즉 하달까. 내가 이 절집을 처음 찾았던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절 입구까지 잡풀이 무성했다. 불사가 분주한 근래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번다하지 않은 조용한 절집이었다. 한갓지게 어슬렁거리길 좋아하는 베짱이에겐 꽁꽁 숨겨두고 싶은 그런 곳이랄까.

산이 성처럼 절집을 둘러싸고 있다고 해서 환성사라 했다고 한다. 신라 흥덕왕 10년(825년)에 동화사를 창건한 삼지왕사가 창건했다. 현직 왕의 아들이자 왕의 스승이었던 분이 창건한 사찰이었으니 사세가 대단했을 것이다. 흥망성쇠에 예외가 있었더라면 철칙이라 했을리 없다. 대가람은 고려말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이후 인조 13년(1635년) 신감대사가 중창하고, 광무1년(1897년) 항월대사가 삼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세는 지리멸렬하다. 현재는 보물 562호 대웅전을 비롯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84호 심검당(尋劍堂), 수월관(水月觀), 명부전(冥府殿), 일주문 등이 복원되어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들어보자. 삼지왕사가 이곳에 절터를 잡을 때 입구에 자라모양을 닮아 자라바위(혹은 거북바위라고도 하는 듯)로 불리는 큰 바위가 있었다. 스님은 이 바위를 보고 절의 번영을 예언했다. “이 바위가 있는 한 우리 절은 날로 번창할 것이로다.” 스님의 말대로 절은 날로 번창하여 콩나물반찬을 하려면 보통 시루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둘레가 수 십자나 되는 돌 시루를 만들어 콩나물을 해 먹이기도 했다고 한다. 나날이 번창하던 이 절에 고려대에 이르러 삼지스님에 버금가는 훌륭한 스님이 배출되기에 이른다. 이를 기념하여 장대한 일주문을 세우고 절 앞에 큰 연못을 조성하였으며 그 연못가에는 누각을 지어 이름을 수월관이라 했다. 달빛이 연못에 비치는 모습이 누각에서 바라보기에 아름다웠을 것이다. 이 스님도 입적하기전에 예언 한마디를 남겼다. “이 연못을 메우면 절의 운이 다할 것이로다.” 이 말은 대대로 잘 받들어졌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기억은 희미해지기 마련인 법. 때는 바야흐로 고려말(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 초라고 하나 고려말에 불탔다는 이야기와 합을 맞추려 글쓴이가 고쳐 적는다.)에 이르러 게으른 한 스님이 주지가 되었다. 날마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을 번거롭고 귀찮게 여긴 주지는 사람이 많이 드는 것이 자라바위 때문일 것이라 여기고 사람들을 시켜 자라바위의 목을 자르고 말았다. 정으로 바위의 목을 깨뜨리자 갑자기 연못의 물이 붉게 변했고, 절은 이런 변고를 보려고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행색이 남루한 객승이 묵어가길 청했다. 주지는 마뜩치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선 소홀히 대접했다. 그 객승은 “저 연못을 메우면 이 절은 더 이상 소란스럽지 않을 것이오.”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게으른 주지는 더 이상 소란스럽지 않을 것이란 말에 솔깃해서 사람들을 시켜 못을 메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삽을 퍼넣자 못 속에서 황금송아지 한마리가 급하게 날아오르더니 구슬피 울고는 산 너머 동화사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사람들은 이 일을 해괴하게 여겨 더 이상 못을 메우려 하지 않았다. 다급해진 주지는 절의 스님들은 시켜 못을 메우게 했다. 꼬박 석달열흘이 걸려 못을 다 메우자 별안간 온 절에 불이 붙기 시작하여 웅장하던 대가람을 홀라당 태우고 말았다. 다행히 대웅전과 수월관은 남았으나 이후로 사람들의 발길은 끊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자라바위나 일주문이 그대로 있으니 이 이야기는 제법 짜임이 있다. 설화는 크고 많을수록 좋다. 그것이 문명의 크기이고 힘이라고 생각한다. 방방곡곡 이야기가 넘쳐났으면 좋겠다. 이야기는 그 시절을 산 민초들의 삶과 생각이 투사된 덩어리다. 옛날이야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채록하고 다듬고 알려서 살아있는 이야기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후세들이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에게서 보다 연오랑 세오녀에게서 꿈과 생각을 연역할 수 있길 기대한다. 그러나 환성사의 설화는 의도나 교훈이 불순해 보인다. 스님이 스님을 박대했다는 것이나 게으른 주지도 그렇고 황금송아지도 그렇다. 절에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인데 이로 인해 절이 망한것이 무슨 경계의 말인지 나로서는 도무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환성사 답사는 전설과 함께 시작한다.

주차장에 차를 박아넣고 내려서면 장대한 일주문이 막아선다. 언제쯤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처음 일주문을 만났을 때는 잡풀 가운데 거대한 네개의 돌기둥만 덩그러니 있었다. 전설처럼 다 타고 기둥만 남은 것일까. 지금은 지붕을 올렸는데 덩그러니 돌기둥만 있던 그때가 오히려 좋았다. 거개의 경우 일주문은 두 개의 나무기둥으로 지탱한다. 이 처럼 네개의 돌기둥으로 일주문을 지탱하는 경우가 부산의 범어사 경우처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나 크기에 있어 범어사의 그것을 압도하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길이가 3m에 이르고 지름이 대략 70cm가 넘는다. 본 모습이 남아있다면 장대했을 것이다. 나는 이곳을 어슬렁 거리길 무척 좋아했다. 잡풀 사이로 우뚝한 돌기둥을 흑백필름에 담는 작업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우리는 돌기둥 앞에서 도시락도 먹었고, 깔깔거렸으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돌기둥에 기대어 전설을 이야기하던 그때가 무척 그립다. 그때는 지금쯤 내가 뭐라도 되어있을 줄 았았다.

일주문에서 수월관에 이르는 길엔 단정하게 박석이 놓여있고 제법 우람한 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일주문 옆에는 부도밭이 있고 새로이 조성해 놓은 연못도 있어 제법 그럴싸한 풍광을 연출한다. 자연미는 퇴색되었으나 사람들이 드나들어야 하니 이 정도의 변화는 반가운 축이라 하자. 소박한 돌담을 절개하여 통로로 삼고 전설속의 수월관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제법 장대한 2층 누각으로 당당하게 섰다. 팔작지붕의 누각 아래를 통과해 계단을 올라서면 가운데 마당이 있고 좌우 요사채를 거느린 대웅전이 정면에 있다. 수월관을 지나 마당으로 오르는 계단앞에서 누각끝을 지붕삼아 마당을 통해 바라보는 대웅전을 비롯한 중심영역의 풍광은 단연코 이 곳의 일경이라 하겠다.  마당으로 올라서면  전형적인 ㅁ자 구조의 가람배치를 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거꾸로 조립된 듯 심하게 변형된 탑이 있고 탑과 삼각의 방위에 두개의 노주가 아담하고 수수하다. 탑 앞에 하대석만 남은 석등대좌가 자리하고 있다. 몸돌과 머릿돌을 버렸어도 세월과 풍취를 간직한채 다소곳하다. 대웅전을 정면에 두고 왼쪽으로 심검당, 오른쪽으로 근래에 복원한 요사채가 자리하고 있다. 

환성사의 답사의 중심은 단연 대웅전이다. 보물 제562호인 대웅전은 조선시대 건물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면 근래 건물같다. 1976년 보수하면서 외부는 개채하고 단청을 새로 올렸다고 한다. 이에 반해 건물내부의 단층은 고색창연한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삼존불은 받들고 있는 아름다운 수미단은 이 건물의 백미라할 수 있다. 법당안에 부처님을 높이 모시기 위해 만든 단을 수미단이라고 하는데 정성을 다해 각양각색의 문양들로 꾸미놓은 수미단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려보자. 아름답기로는 백흥암의 수미단을 으뜸으로 치지만 환성사 대웅전의 수미단도 충분이 다채롭고 아름답다.

중심영역을 넘어서 몇몇 건물들이 있으나 모두 근래에 중창한 것으로 감상의 의미는 없다.

환성사에서 조금 떨어진(370 m)곳에 정갈한 성전암이라는 정갈한 절집이 있으나 늦은 오후에 도착한 터라 다녀오지 못하고 말았다. 다녀가시는 분들은 명부전 옆 공터로 난 길을 따라 잠시 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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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담을 절개하여 통로를 삼고 우람한 수월관이 당당하게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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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을 지나면서 바라보는 풍광은 단연코 환성사의 제일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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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긴 해를 지고 마당에 섰다.]
앞에 보이는 것이 ‘노주’다. 석등 이전의 형식으로 야간행사시 불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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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심검당이 보인다. 중앙에 탑과 두개의 노주가 있고 오른편으로 보이는 것이 대웅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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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해는 부드럽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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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과 새로 지은 요사채 사이로 어디에도 없는 요상한 탑이 섰다. 조립불량(?)이다.]
흩어진 석물들을 모아 탑을 복원해 두었다. 완전하지 않지만 나는 이런 모습이 훨씬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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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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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성사 전경, 절을 나서면서 돌아 보았다. 포근하고 아름다운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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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속의 우람한 그 일주문, 잡풀이 무성하더니 그 사이 정비가 많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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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 옆에 부도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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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계란 노른자 같은 해를 만났다.

2016. 2. 5(금) / G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