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우스, 리스보아

에보라(Évora)를 떠나 서쪽으로 달렸습니다.

시간은 어느새 늦은 오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시네스(Sines)와 대서양 연안 도시들을 돌아보기에는 빠듯할 것 같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일정을 변경해서 아름다운 해변 콤포르타(Comporta)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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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반 쯤 달려 콤포르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행 정보를 다루는 사이트들에서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추천하는 곳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데크를 따라 잠시 걸으니 눈앞에 대서양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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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사이트의 리뷰와 달리 제법 큰 해변이었습니다. 발리(Bali)의 쿠타(Kuta) 정도는 아니었지만, 드넓은 대서양을 바라보기에 부족하지 않은 크기였습니다.

잠시 파도소리를 듣다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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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이 처음이다보니 서유럽의 해변도 처음이었습니다. 그 동안 가본 해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쩐지 좀 느슨해보인다는 점과 가족 일행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느긋한 표정의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으니 덩달아 느긋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레일라가 와인을 꺼냈습니다. 포르투(Porto)산 화이트와인이라고, 아마 바다와 어울릴 거라고 했습니다. 정말이지 마시고 싶었지만 운전을 해야 하니 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레일라와 와이프가 와인을 마시는 사이 카메라를 들고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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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서양에 발을 담궜습니다. 태평양 – 인도양 – 대서양, 그러고보니 많은 바다들을 만나왔습니다. 조금은 벅찬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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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기계체조를 하고 있는 청년들을 구경했습니다. 이제 고등학생 쯤 되어보였는데 탄탄하게 발달된 근육도 그렇고, 무척이나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어릴적부터 짐(Gymnasium)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한다는 유럽의 교육 시스템은 타당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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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로 돌아와 다시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바다 앞의 커플은 그야말로 레인보우 타월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마미”라고 부르는 아이 셋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 어딘지 근사해보였습니다. 편견 가득한 시선도, 경계하는 듯한 표정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조금 더 개방적이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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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길어지는 해 그림자를 보며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빈 와인병을 챙기고 일부러 해변을 한바퀴 돌아 차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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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시 보게될 지 모르는 대서양의 해변을 잠시 바라봤습니다.

아데우스. 바다에 작별인사를 건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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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보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바이샤지구(Baixa)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호텔에 차를 댄 후 택시를 타고 레일라와 약속한 장소로 향했습니다. 바이샤의 골목 안은 알파마(Alfama)의 그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는데, 좁은 골목 안까지 택시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쨌든 친절한 노기사님은 가게 앞까지 택시로 데려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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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라는 이미 1부 공연부터 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작은 규모의 라운지에서는 제법 실력이 좋은 밴드가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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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토(Mojito)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잠시 후 2부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꽤 터프한 모히토의 맛이 라운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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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여 쉬지 않고 연주해준 밴드에게 박수를 보내고 라운지를 떠났습니다. 마지막 밤에 어울리는 근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바이샤의 골목을 되짚어 숙소로 향했습니다.

아데우스, 리스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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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리스보아의 마지막 밤을 기억하며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 to be continued

아데우스, 리스보아”에 대한 답글 5개

  1. 리스보아에 처음 도착했던 날이 2006년 12월 24일이었습니다. 제 생일이었죠. 호스텔 체크인을 하는데 예쁜 프론트 직원이 토끼 눈으로 여권을 보더니 “생일 축하해~”라고 해 준 말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네요.^^

    스탈님 덕분에 그곳에 다시 가 있는 듯한 기분을 즐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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