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으로 생활하기

제목을 너무 거창하게 붙였나 봅니다.

저는 결혼할때 아내가 혼수로 올림푸스 뮤2 줌카메라를 가지고 시집 오던 필름 세대입니다.

제게 필름은
특별히 필름이 좋아서 필름을 고집하고 꼭 필름으로만 내 가족의 일상을 담아야겠다는 등의
거창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사용하던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는 자연스러움이였습니다.

학창시절 소풍 갈때에도 소풍가방에 아버지의 카메라를 빌려 갔었고,
아내와 데이트 할때도 장농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갔었습니다.
결혼식 사진도 역시 모두 필름으로 담아져 있는 것이 당연했던 세대입니다.

결혼 후 디지탈 카메라의 보급으로 필름 카메라에서 갈아 탈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게으르고 미루기 좋아하는 느린 행동 탓도 있지만 그 가격이면 예전부터 들이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싸 침만 흘리던 필름 바디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현상이 있어
오히려 디지틀의 열풍 속에서 저는 필름 바디를 여럿 들였다 내놓기를 반복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흔한 디카 하나 없이 오로지 필름만으로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가볍게 많이 담습니다.
하지만 행사든 일상이든 메인은 여전히 필름입니다.
그것도 slr이 아닌 좀 더 불리하지만 이쁜(?) rf입니다.

필름으로 일상을 담을려면 적어도 감도가 800은 되어야 저녁에도 가능합니다.
집에 있는 카메라에는 항상 kodak tx를 한스탑 증감해서 세팅해 둡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비일비재합니다.

행사에서 가족을 담을려면 90mm이상의 망원도 필요합니다.
사실 135mm 정도는 되어야 아이 얼굴이라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만,
rf에서는 저는 90mm가 한계입니다.

지금은 사실 약간 고집같은 것이 생겨나 모든 생활에서 필름으로 다 해낼려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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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카메라를 자주 휴대하는 편입니다.
아이를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도, 오후에 데리고 오면서도,
태권도 하원차량이 도착해서 내리는 것을 마중 나가서도, 서점에 갈때도,
병원에 가서 치료 받을때도, 자전거 타러 나가서도,
이발하러 가서도, 체험하러 가서도, 등산 갈때도,
캠핑 가서도, 양궁장 가서도, 사격장 가서도, 업체에 방문해서도
가족 여행을 가서도 꼭 카메라를 휴대하고 나갑니다.
아이가 태어나 우리 가족이 늘어나기 이전부터 항상 함께하는 라이카 MP는 이젠 가족입니다.
(이젠 방출되고 없지만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방수팩 안에서 요긴하게 활약한 gr1v에게 감사를.)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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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게도 아내는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남편인 저를 기다렸다가 다 같이 식사를 하도록 합니다.
바삐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내가 저녁상을 차리기 전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아이와 같이 놀이를 하는 시간이 됩니다.
웃고 화내고 짜증내고 다양한 상황이 제일 많이 일어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때론 저녁식사 중에도 사진을 찍습니다.
샤워할 때도 카메라를 꺼내서 찍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응가를 할때도 급습하여 사진을 찍습니다.
다 이쁩니다.
아빠 눈엔 하는 행동 모두 다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니 사진으로 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한계감도는 ISO800입니다.

 

[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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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맛난 식당에 가서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습니다.
주로 흑백필름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가족도 그렇고 음식사진들이 거진 흑백입니다.
어쩔땐 이 음식의 본래색이 뭐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도 있습니다. ㅎㅎ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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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은 휴식겸 차 마실겸 카페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아내와 저는 잡지도 보고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며
그 시간동안 아이는 만화를 한편 보기도 하고 엄마랑 책을 같이 읽기도 하고
다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한 낮에도 카페안은 감도 800으론 좀 버겁습니다.
하지만 손각대로 열심히 찍어 봅니다.
역시 흑백사진이 많지만 커피는 어짜피 블랙이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넘어갑니다.

 

[행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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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식을 강당에서 했습니다.
가장 애정하는 35mm 크론과 90mm 망원렌즈를 챙겨서 출동했습니다.
제가 가진 90mm렌즈는 조리개 4.5의 엘마릿입니다.
강당에서 셔터스피드 확보는 역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순 없습니다.
다행히 빛이 잘 드는 교실에서는 35크론으로 무리없이 잘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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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운동회에서는 다행히 셔터스피드 걱정없이 담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아이를 담기엔 90mm론 좀 역부족 임을 느낍니다.
그래도 과감하게 치고 빠지면서 요령껏 잘 담아 봅니다.
옆에서 흰색의 긴 망원렌즈를 장착한 아빠들이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봅니다.
모른척 얼른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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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심사가 아주 큰 실내 체육관에서 있었습니다.
실내라 셔터스피드도 안 나오지만 더 큰 문제는 거리입니다.
어찌나 멀리서 심사를 받는지 90mm가지고는 정말 택도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열심히 전체 모습이라도 담습니다.
이래저래 핑개대면 끝도 없습니다.
나는 그저 이 카메라랑 이 렌즈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좀 못나오거나 흔들려도 별 불평을 안합니다.
내가 가진 장비로 그 정도만 나와도 좋은 결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못나오거나 흔들린 사진도 그 상황을 추억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사진들이기 때문입니다.

 

[비장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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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셔터스피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역광에서 주 피사체인 가족이 어둡게 나오고
해가 떨어지면 카메라를 꺼내기 두려웠던 지난 날들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전부터는 플래쉬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력 카메라인 라이카 MP에 물려서 사용하기 위해
라이카 SF-20을 제일 먼저 들였으나 부피를 너무 많이 차지하는 대다가
스트랩으로 메고 있으면 균형을 못잡고 자꾸 기울어져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고민하여 들인 것이 콘탁스 TLA200입니다.
요 녀석은 MP랑 메칭도 너무 좋고 크기도 작아 딱이였습니다.
광량도 크기에 비해 쎄서 사용하기 좋았습니다.

플래쉬를 사용하면서 역광과 실내에서도 좋은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실내 체험학습장 같은 곳에 가면 그 역활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작년엔 오래된 뮤2 똑딱이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플래쉬기능이 요긴합니다.

leica mp, barnack III, ricoh gr1v, olympus mju2 zoom
kodak tx, ilford hp5+ d-76 1:1 자가현상
kodak potra400, fuji xtra400  업체현상
epson4870 자가스캔

B급 매니저님께서는 작년 한해의 매달 선정된 총 12장의 사진을 원하셨지만
저는 선택의 고민에서 머리 싸메고 헤메다가
결국,
2017년 작년 한해동안 일상에서 같이한 필름들을 다 꺼내 봤습니다.

말 그대로 필름과 함께한 저희 가족의 2017년의 기록을 고스란히 올립니다.

사진의 질이나 완성도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사진일지 모르나,
저희 가족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한장한장의 추억이고 기록입니다.

이렇게 많은 가족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필름으로만 찍는다는 것이 레트로가 유행인 요즘 세상에선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고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어려운 일도 아니여서
필름이 계속 생산되는 한 저는 하던대로 계속 이어갈 것 같습니다.

2018년 올해도
저랑 같이 필름으로 생활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홍콩_2017

사실 다시 가면 뭔가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나 들어가질 못했다.
언제쯤이나 나아지려나…

 

 

 

 

 

M10 / 35mm summilux pre FLE

TC-1 / tx400(2push)

 

 

 

남은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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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를 떠난 화살 같다는 따위의 표현이 마뜩찮지만 허망한 시간을 표현할 마땅한 문장을 만들지 못하겠다. 여행을 다녀 온 지 반년이 흘렀다. 돌아오는 비행기에 앉자마자 심장이 팔닥 거리며 조여 오는 것 같았다. 불편하고 불안한 기분은 어미품을 떠난 아이같다. 피안에서 멀어지는 듯 팍팍한 현실로 쾌속 돌진하는 비행기 소음이 몹시 거슬렸다. 잠을 청하려 눈을 감았으나 지난 시간들이 영사기를 돌려 놓은 듯 흘렀다. 3할 쯤은 투덜거리면서 보냈고 3할 쯤은 의무감으로 보냈으며 3할 쯤은 즐겁게 마시고 떠들며 보냈지 싶다. 잘난 척 하느라 1할 쯤 썼을 것이다. 작은 시비 때문에 심장이 새가슴처럼 촐싹거린다거나 여러 사람 빈정 상하게 한 일이 없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면 면구하기 이를 데 없다. 사람이 어렵지만 또 그렇다고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탓에 매순간 성찰할 수 있길 바랄뿐이다.

돌아와서 제법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운남에서 하얀 밤토록 나눈 여러 가지 모색들을 그려내거나 구체화를 도모하는 시도는 하지 못했다. 소심함이 병통이라 내지르지 못한 탓이다. 그런 와중에도 차 벗을 만나러 의정부, 광주, 이천, 괴산, 부산으로 짬짬이 다녔다.

“피 선생 뭐해”
“예~~서울이에요.”
“언제 와?”
“모레 내려가요.”
“주말에 우리 집에 차 한잔 하러 와”
“누가 오세요?”
귀한 차 벗을 만나고 똘 끼와 개그 충만했지만 진지함을 잃지 않은 농염한 다담이 늦은 밤토록 흘렀다.

“선생님! 뭐하세요?”
“풀 뽑아~~”
“한 번 내려오세요.”
집 근처 차방에 둘러 앉아 이 차 까고 저 놈 까면서 놀았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건강하고 생산적인 커뮤니티를 만들 수는 없을까. 뉴비(newbie)들을 위한 심플하고 담백한 아카데미도 필요할 것 같은데…이런 고민을 나누다 피곤해지면 다시 운남이야기로 돌아오곤 했다.

운남은 이렇듯 휴식 이었다.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고 있으니 다시 다녀와야지. 이번엔 대설산쪽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샹그릴라에서 시작해서 훑으면서 내려 와도 좋겠다. 호도협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사람들 발걸음이 비교적 한적한 서쪽 변방이나 동쪽 변방을 타고 내려오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필름에 남은 흔적들 / Leica MP + Summicron 50mm 4th + 400TX & Minolta TC-1]

Steinheil München Culminar 85mm f2.8 M39 S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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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구도가 애매해져 21mm Color Skopar를 뻿지만, 어쩌다 가지게 된 M39 스크류마운트 f2.8 렌드들은 무엇하나 내치기 어려운 사랑스러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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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Steinheil München Culminar 85mm f2.8 M39 Screw

1950년대경 Steinheil München에서 생산한 Culminar 85mm f2.8 M39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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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이거 써볼래?” 하는 말에 덥썩 물어왔다.

그리 상태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침 세번째 Leica Elmarit 90mm f2.8 렌즈를 내보낸 후 네번째 Elmarit을 찾던 중이었는데 허전하던 차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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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은 닥치고 배경 흐림.

역광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빛망울과 회오리 보케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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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렌즈답게 해상력이 좋지는 않지만, 굵진한 무언가가 있어 회화적인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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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거리 1m에서 최대개방 f2.8로 촬영하면 망원의 효과를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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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스셋 DVD들.

역시나 큰 거리차이가 나지 않지만 포커스가 맞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그리고 주변부가 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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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단 거리 1m에서 f2.8 개방.

고흐의 오른쪽 눈에 포커스를 맞췄더니 콧등부터 흐려지기 시작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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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렌즈의 실체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비정상적으로 압축된 공간의 표현, 그리고 훔쳐보기의 욕망.

Steinheil München Culminar 85mm f2.8 렌즈는 그런 망원의 욕망을 표현하듯 디자인 마저도 멜랑꼴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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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Leica M-Monochrom(ccd) / Leica M9

Lens  :   Steinheil München Culminar 85mm f2.8 M39 S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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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Instruction for Leica flash system SF 24D (14444)

Instruction for Leica flash system SF 24D (14444)

라이카와 관련된 용품들을 사용할 때 느끼는 것은, 마치 종영된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이미 결말이 나 있는 드라마, 끝을 알고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플래시를 예로 들어보자. 휴대용 스트로보의 형태는 이미 20여년전에 완성되었다. 최근 10년간 껍데기만 조금씩 바뀌었을 뿐 거의 변화가 없다. 광원의 각도조절 뿐만 아니라, 무선동조, 그리고 고속동조까지… flagship body 와의 조합에서는 고속동조 뿐만 아니라 연사까지 지원이 된다. 기술의 진행을 보고싶거든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면 된다. 라이카에게 기대하는 가치는 좀 다른 것이 아닐까?
작고 가벼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 이쁘면 좋겠다. 그것이 전부이다.

SF 24D 는 P&S 카메라인 미니룩스 CM에 특화되어 2004년에 제작 발표되었다. R8, R9, M6-TTL 및 M7 에서는 TTL 방식의 노출측정이 가능하다. 가이드넘버(GN)은 20이다. 품번은 14444, 광각렌즈용 디퓨저(21mm-24mm)는 14445, 망원렌즈(70mm-85mm)용 디퓨저는 14446 이다.
(그런데 내 것에는 왜 14445만 2개가 들어 있었을까;;;) 광각렌즈용 디퓨저를 사용하면 가이드넘버가 14로 줄어들고, 망원렌즈용 디퓨저를 사용하면 가이드 넘버가 24로 늘어난다.
당연히 고속동조를 지원하지 않으며, 당연히 광원의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작고 아름다운 벽돌형 플래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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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단순한 편이다. 우측 상단의 on/off 스위치, 우측 하단의 TTL/A/M 모드 전환 스위치, 하단 중앙부에 1/3 stop 단위 광량 조절 버튼, 조리개 설정 버튼, ISO 설정 버튼이 있다. (한번 누른 후 깜박이면 좌측의 +/- 버튼으로 양을 조절한다.)
ISO setting 값은 자동으로 플래시에 전달이 된다.
조리개값은 CM, R8, R9 에서만 플래시로 전달이 된다. 즉 M 바디를 사용할 경우 조리개 정보를 수동으로 플래시에 입력해야 한다.

TTL (Through the Lens) mode : 진보된 플래시 노출 측정 방식, 먼저 톡 터지고 반사광을 이용해 정보를 읽어서 계산된 양을 재발광하며 촬영한다.
A (Automatic) mode : 전통적인 auto flash 모드이다.
M (Manual) mode : 풀발광 모드, 광량을 수동으로 1/3EV 씩 조절하여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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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마다 핫슈의 접점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카메라와 호환되지는 않는다. 다만 가운데 동그란 접점만 맞으면 풀발광용(카메라에서 완전수동모드)으로 사용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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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CR123A 를 사용한다. ‘이런 형태의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수년간 손실없이 전력 저장이 가능하다’ 고 공식 메뉴얼에 씌여 있다. 예사롭지 않은 표현이다. 유사한 ‘방치의 도’ 를 표현한 문장으로 ‘내 카메라 속 필름에 사계절이 담겨 있다.’ 정도가 있다. 여튼 배터리가 좀 비싸다는 흠이 있다. CR123A 형태의 충전지 및 중전기도 판매하지만, 라이카 M 시스템에서 플래시 사용빈도를 보았을 때, 그냥 수년간 몇알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 새배터리 셋으로 370회 풀발광이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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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17-05-20 오전 6.56.31셔터스피드는 번개탄 표시에 설정해 두자

SF 24D 는 고속동조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플래시가 출시되었을 당시 M 시스템의 플래시 동조 속도는 1/50 이었고, R 시스템은 1/100 이었다. 번개탄 표시가 1/125 과 1/250 사이로 온 것은 M8 이후의 디지털바디에서이다. 즉 현행 디지털 바디에서 플래시 동조 셔터 스피드는 1/180 sec 이다. 해당 바디의 제한 동조속도보다 빠른 셔터스피드로 셋팅하는 경우 플래시가 터지지 않거나, 동조 타이밍이 어긋난다. 따라서 플래시를 사용할 때는 셔터스피드를 Auto 로 두는 것이 아니라, 수동으로 설정해 놓는 것이 좋다. 참고로 R4, R4s.2, R5, RE 의 바디에서는 셔터다이얼을 X 에 넣지 말고 1/100 또는 B에 두고 사용을 해야 한다. R6, R6.2 에서는 1/100 에서 B까지 그리고 X 에서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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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에서 현재 생산되는 다양한 플래시들이 있지만,  M 바디와 핏이 어울리는 스트로보는 아무래도 SF 24D 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M 바디에서 사용시 감도설정을 auto 로 해 놓으면 종종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SF 24D 는 auto ISO 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의 바디에 대응하여 만들어진 플래시이다.) 감도는 반드시 수동으로 설정해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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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스트로보를 사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상식을 몇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1.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 피사체가 멀어질수록 플래시로 도달하는 빛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2. 어두운 곳에서 사용할 때에는 조리개 수치에 주목해야 한다.
; 어두운 실내의 상황에서 스트로보를 사용할 경우(스트로보의 광량이 노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 셔터스피드는 의미가 없고, 조리개 수치로 노출을 결정하면 된다.

3. 플래시 동조가능한 셔터스피드를 유념하자.
; 이를테면 역광에서 고속동조가 불가능한 플래시로 촬영할 경우 조리개를 꽤 많이 조여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M 바디에서 SF 24D 를 실패없이 사용하기 위한 셋팅법을 요약해 보겠다.

하나, 촬영시 조리개 정보를 수동으로 플래시에 입력해야 한다.
둘, 바디에서 셔터스피드는 번개탄 표시에 설정해 두자
셋, 바디에서 감도는 반드시 수동으로 설정해 놓자.
넷, 배터리 비싸다고 너무 아끼지 말고, 제때 잘 갈자.

스크린샷 2017-05-20 오후 2.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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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flash system SF24 D (14444) Manual

SF 24-D

사용법에 대하여 더욱 공부하고 싶은 분은 첨부한 영문 메뉴얼을 필독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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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례는 언제나 가족사진뿐,

M10P3745

M10P7698 (1)

녹티룩스보다 캐논 50mm f1.2 M39/L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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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50mm f1.2 M39/LTM

f1.4로도 충분하지만 왠지 집착하게 되는 반스탑.

녹티룩스 f1.2에 비하면 한낱 먼지에 가까운 가격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쁨이랄까?

결과물이 같을 수 없지만 녹티룩스 f1.0을 내보내고 아쉬운 마음을 그렇게라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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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를 바라보던 Wall-E의 눈망울. F1.2 Vs. F0.95

라이카의 녹티룩스 f1.2는 희소성으로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며, 최근에는 녹티룩스 f0.95도 높은 가격으로 출시돼 앞으로도 사용해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캐논.

캐논에도 더 밝은 f0.95 렌즈가 있지만, 마운트 개조, 크기와 무게, 그리고 가격이 문제다.

좀 더 작은 것을 좋아한다면 f1.2를, 대구경의 보케를 원한다면 f0.95를 선택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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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사이에 생산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라이카향 f1.2 렌즈 중에서 가장 저렴하지 않을까? 한낱 먼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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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에는 살짝 못미치는 55mm 구경의 개성

보케를 확인하는데는 뭐니뭐니해도 식물.

f1.2에서는 선예도와 채도가 모두 떨어진다.

 

녹티룩스의 굵고 선명한 보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개성이 있는 표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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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하지만 이런 렌즈를 조이면 몰라보게 선명해지고 어쩌고 저쩌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밝은 렌즈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포커스가 어디에 맞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좀 더 관능적인 너의 개성을 보여달라.

이 렌즈로 촬영을 하다보면 오히려 렌즈가 나에게 되묻는 것 같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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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Leica M9

Lens  :  Canon 50mm f1.2 M39/LTM

Canon Lens 35mm f2.0 (M39) with M-Monoch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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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두어개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배고프다.

아마도 RF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35mm 화각의 렌즈에 대해서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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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년 가을에 구한 Canon Lens 35mm f2.0 (M39)

이리저리 찾아보니, 1950년대 라이카 Summaron 35mm f2.8보다 먼저 35mm f2.8 렌즈를 내 놓은 캐논이 1960년 초에 다시 35mm f2.0 렌즈를 출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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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슬림필터까지 갖춰진 모습은 가볍고 아담함 그 자체고,

표면처리가 black paint 재질이라, 카메라가 black paint 재질이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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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Japanese Summicron이란 별명으로 불리울 만큼 캐논 35mm 스크류마운트 렌즈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아마도 35mm Summicron f2.0 1st, 일명 8매 렌즈를 두고 한 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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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35mm Summicron 1st.

마치 망망대해에 떠도는 섬처럼 머리속에 아련한 8매의 추억.

그렇다.  35mm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은 아마도 무엇에 홀린듯 떠나보내버린 미안함.

지금은 손에 없는 1세대 Summicron에 대한 아련한 추억때문이지 않을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그 무엇이든 간에 결국 1세대 Summicron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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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이 마운트 되어 있든 결국은 8매 Summicron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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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lens 35mm f2는 개방에서는 Summicron 보다 더 미세하고 투명하며 흐드러지는 보케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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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중앙부에서는 오히려 Summicron보다 더 선명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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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초점거리가 1m인 것 외에는 아쉬울 것 없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왠지 35mm Summicron 1st가 자꾸 생각이 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몇개월 동안 모노크롬으로 담았던 사진 몇 장을 보며 불쑥 불쑥 떠오르는 8매의 환상을 진정시켜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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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Leica M-Monochrom(CCD)

Lens  :  Canon Lens 35mm f2 (M39, LTM)

<끝>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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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on 2.8cm 렌즈에 대해서는 지난 article 에서 복각판을 소개하며 충분히 언급한 바 있다.

Leica 28mm summaron-m : A classic reborn, 2016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내가 이 summaron 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꼭 써보고 싶어서 부산/포항 지부 대빵이신 ‘mansoobrother’ 님께 날마다 징징대곤했다.
“레드쥬마론 좀 주이소~”, “레드쥬마론 좀 주이소~”, 무한반복…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의 진심(?)에 탄복하신 ‘mansoobrother’ 님께서 레드주마론을 흔쾌히 투척해 주셨다.

“너에게 허하는 이 레드주마론의 별칭은 ‘벨로인주마롱’ 이니라, 벨로라서 넘기는 것이니 유념하여 잘 사용토록 하여라~”
“네, 감사히 받들겠나이다!!”
‘앗싸~!!’

렌즈의 기본적인 정보등은 지난 글에서 이미 다 언급하였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실제 사용하는 유저의 입장에서 잡기들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올드렌즈 중에서 알이 깨끗한 개체를 찾기가 유독 힘들다는 렌즈가 바로 레드주마론이다.
상담해본 샵들마다, ‘이 렌즈는 평생 깨끗한 것(알)을 보지 못했다…’ 라는 말이 중론이다.
W사 사장님은 평생 단 한번 알이 맑은 개체(최후기 시리얼)를 본적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인즉슨 알이 깨끗한 개체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레드주마론들은 강한 LED light 을 비추어 보았을 때, fog 가 관찰된다. haze 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사람의 눈으로 치면 백내장이 있는 것만 같다. 백이면 백이 그렇다. 나이든 손에 주름이 있다고 핀잔을 주는 것은 참 못된 행동이다. 그래서 레드주마론은 알이 깨끗한 것을 찾는 것을 진작 포기했다. 그렇다면 외관이라도 깨끗한 것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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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정말 깨끗하다. (너무 깨끗해서 어느 분은 이걸 복각판으로 착각하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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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bit code 기입이 가능한 LTM adapter 를 준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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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각판 레드주마론의 코드도 베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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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하였다. 어,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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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 락버튼이 완전히 잠겼다… 이런 이유로 올드렌즈를 사용할 때는, 초점 knob 이 움직이는 부분을 완전히 날려버린 형태의 LTM adapter 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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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 공구함에 있는 줄로 필요한만큼 갈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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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잘 동작할 것이다. 아, UV filter 는 34mm 를 사용하면 된다. 복각판은 지름이 달라서 38mm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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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디지털 카메라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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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첫 컷…

RedSummaron11광원 주변의 glow 가 좀 거슬린다. 아무래도 손을 좀 봐야겠다…
참고로 렌즈 알을 손보기 전의 상태에서 촬영한 작례를 링크해 본다.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 밤골, 2017

이 촬영을 마치고 나의 레드주마론은 중앙카메라에 입원하였다.
알멩이의 탁한 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나, 그래도 이전보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같은 광원을 촬영해 보았다.
완전히 강력한 역광에서는 별 수 있겠지만, 이정도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산란광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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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벨로인주마롱’에서 본연의 ‘레드주마론’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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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로 치자면 손에 꼽을만큼 단아하고 아름다운 렌즈이다. 물론 이러한 단아함은 작은 렌즈알의 크기에서 비롯된 것일테고, 그 작은 렌즈알은 5.6 이라는 밝기를 제한점으로 준 셈이다. 많은 이들이 이 렌즈의 최대개방 값이 5.6 이라는 이유로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곤 한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실내촬영을 고려하면 5.6 이라는 조리개값은 무척 난감한 조리개값이다.

전천후의 올드렌즈는 없다. 실내의 노닥거림이나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는 음침한 풍경을 담고 싶다면 좀 밝은 렌즈를 쓰면 될 것이다. 단, 우리는 몬순에 살고 있지 않고, 맑지는 않아도 밝은 날이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최대개방이 5.6 인 올드렌즈라면 좀 조여주어야 제대로 된 화질을 보여줄 테니(일반적인 상식으로) 제대로 사용하려면 밝기 f8 이나 f11 의 렌즈인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 렌즈는 좀 독특하다. 이미 최대개방인 f5.6부터 또렷한 해상력을 보여준다. 아마도 가장 샤프한 올드렌즈중 하나가 아닐까…

시험삼아 잠실나루역(구 성내역) 인근에서 담장너머 보이는 봄풍경을 담아보았다.

RedSummaron18

중앙부를 관찰하면 좀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데, 5.6에서 이미 상당한 해상력을 보이고 있으며 F8 에서 절정에 이른다. F11부터는 회절의 영향을 받아서 상의 경계부가 약간 들뜨기 시작한다. (이 컷에서는 입사광의 각도로 인해 중앙부에 산란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회절은 F16, F22 에서 더 심해진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며면 F8 > F5.6 > F11 > F16 > F22 의 순서의 화질을 보이는데, 이는 항간에 떠돌던 tessera 28mm F8, 2.8cm summaron 등은 최대개방에서부터 최대 해상력을 보인다는 설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각 렌즈마다 설계에 따라 최대해상력에 이르는 조리개 구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red summaron 의 경우는 최대해상력 구간이 최대개방에 근접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F22 는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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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하단부의 극주변부(코너, 모서리)는 조리개를 조이더라도 blur 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 현상은 복각된 28mm summaron 1:5.6 (classic reborn) 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을 관찰한 바 있다.

RedSummaron20

산란광이 적은 하단부를 관찰해 보면 중앙부보다는 회절의 영향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F8 > F5.6 > F11 > F16 순의 해상력을 보인다. 최대개방(5.6)에서 최하단부의 해상력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은 매우 놀라웠다. 그러나 F5.6 부터 시작되는 렌즈에서 회절의 영향이 F11부터 보이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F11 의 회절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데에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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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주마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바디는 Ic 가 아닐까? feet 로 적힌 거리계가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28mm 에 조리개 5.6 이상이라면 목측에 어떤 스트레스도 없다.

Leica Ic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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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c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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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4 / 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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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나 비례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M body 와는 조화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거대한 전용후드(SOOBK)를 착용하면 좀 나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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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with M10 ( col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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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film ( HP5+ / Rodinal / LS50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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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름다운 ‘세레나’에 푹 빠져버린 내게 ‘레드주마론’은 마치 미운오리새끼처럼 보였다.
그 ‘레드주마론’을 꺼내서 뭔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너는 대체 어떤 아이니…
사람이 못난 것이지 렌즈는 역시 죄가 없다.
아무래도 편견을 걷어낼 시간이 흐른 뒤에 천천히 이 녀석을 다시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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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cm summaron 1:5.6 (old) :: red summaron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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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할만한 리뷰

주마론 Summaron 28mm f/5.6 (1955-1963) :: PHOTOPOEM.ORG / 이태영

시대를 초월한 불후의 명작 Summaron 1:5.6/28mm 비교 테스트및 간략 단평 :: 라이카클럽 / 최인섭

Leica 28mm summaron-m : A classic reborn, 2016 :: Andante / quanj

Leitz Summaron 28mm f5.6 :: Photo-Nomad / PIYOPIYO

쿄토 이야기 (첫번째)

이상하게도 한국을 떠나는 날,
나라에서는 큰 결정이 일어나곤 했다.

작년 겨울 도쿄행엔 국회의 탄핵 소추 가결 여부가
이 번 교토행에는 대법원의 탄핵 판결 파면 여부가

암튼 원했던 대로 결과가 나왔고 덕분에 중차대한 국가 상황에서 놀러왔다는 마음의 짐은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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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래서 남자 셋이 떠났던 교토 먹방 1일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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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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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서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곳은 오사카 역.

교토로 바로 향하는 것보다는 오사카에 들려서 돈가츠를 먹는걸로 정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1위 돈카츠집은 ‘만제’이다.
하지만 전 날 검색 결과 ‘만제’는 최소 오전 10시전에는 도착해야 먹을 수 있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그래도 최소 4시간은 웨이팅이라고. ㄷㄷㄷ
정해진 항공편과 이동 시간을 미루어 짐작컨데 ‘만제’는 절대 먹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차선책을 찾아야 했다.
열심히 구글링과 블로그를 뒤진 결과 나온 집

‘타와라’

아직까지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로컬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글에
딱 여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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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하시역이 가깝다.
알아보니 츠루하시에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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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이런 한글 간판도 눈에 자주 띈다.

구글맵을 켜고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고기 튀김 냄새가 엄청 풍겨온다.
아!!! 드뎌 왔구나.

전혀 음식점이 있을만한 곳이 아닌 곳에 ‘타와라’는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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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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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주방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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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와라’는 주문을 하면 그릇을 하나 가져다 준다.
그러면 현관 옆의 배식대에서 알아서 가져오면 된다.
단, 딱 처음 한 번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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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져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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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세가지를 골랐다.
로스카츠, 히레카츠, 삼색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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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로스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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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레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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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카츠
뭐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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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카츠 단면.
너무 좋아서 촛점도 안 맞고 게다가 흔들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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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진짜 여태껏 한국에서 먹은 돈까스들을 다 잊게 해주는 그런 맛이었다.
“타와라’가 이 정도이니 대체 ‘만제’는 어떨지 진짜 궁금했다.

일본에서 첫 끼니부터 만족을 한 우리는 배를 두들기며 오사카의 랜드마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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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오사카성도 그 中에 하나겠지만
나에겐 바로 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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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톤보리 글리코 싸인.
물론 글리코 아저씨 포즈를 그대로 따라 한 인증샷도 찍었지만
그 사진은 나만 보는걸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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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유명한 도톤보리 게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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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를 찍었으면 얼렁 교토로 넘어가기로 했다.
아직 우리는 먹을 게 많았다.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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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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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행 맨 앞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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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은 이세탄 백화점과 연결이 돼있다.
숙소를 먼저 안가고 이세탄 백화점으로 온 이유는 10층에 위치한 교토라멘코지에 있다는 ‘스미레 라멘’ 때문이었는데 ㅠㅠ

암튼 이세탄 백화점 11층까지 올라오면 대충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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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는 이런 식으로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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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코지에는 ‘스미레 라멘’이 빠졌다.
어쩐지 최근 2년간 포스팅이 없더라니…
이세탄 10층 라멘코지에는 도쿄역 1번가 라멘스트리트처럼
전국의 유명 라멘집이 몰려 있다.
그래서 뭐 암데나 들어가도 왠만큼은 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건 너무나도 큰 착각이었다.
육수는 돼지냄새가 너무 역하게 났고
면은 완전 따로 놀았다. ㅠㅠ
그래서 사진은 안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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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숙소로 가기 위해 내려 온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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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의 아픈 기억이 보상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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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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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풀고는 라멘의 쓰라린 기억을 빨리 지워야 했기에
서둘러 나왔다.
저녁은 숙소 근처의 ‘스시노 무사시’ 산조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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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 초밥집으로 유명하다.
가격이 146엔, 346엔 두가지이다.

사진을 보도록 하자.

뭐 soso했다.
아무래도 음식의 맛은 어느정도 지불하는 가격과 비례하는 편이다.
물론 가격 대비 훌륭한 곳도 많다.
‘스시노 무사시’ 역시 가성비가 뛰어난 편이고
한국에서 먹는 흔한 스시들과는 확실히 다른 맛이었다.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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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셋이서 얼마 먹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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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에서의 아침과 기내식으로 먹었던 샌드위치까지 포함하면 5끼를 먹었다.
우리는 좀 걸으면서 소화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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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조 시내와 술집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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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거리까지 걷기로 했다.
너무 늦은 시간 탓인지 기온의 거리는 불이 거의 꺼졌고
귀가를 재촉하는 사람들 모습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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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의 첫날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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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0 / 35cron 4th / RX100]

사진, 흥미있게 다가가기 : sofort

사진을 찍다보면 사진이라는 매체의 접근성, 진입장벽에 대해서 한번쯤은 고민을 해보게 된다. 1년전쯤, 어느 잡지에 지속적으로 사진을 기고한다는 젊은 사진가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의 장르는 스키장의 보더 사진이었다. 어떤 호기심에서인지 그는 펜탁스의 필름카메라(me super)를 들고 있었고, 최근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의 질문은 다소 의아하였다. 사진이 너무 흔들려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감도, 조리개, 셔터스피드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 있지를 않았다. 그렇다. 그가 작업에서 택했던 카메라는 완전한 자동을 지원하는 DSLR 의 P(프로그램) 모드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사진으로 밥을 먹겠다는 사람이 너무 무성의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가 집중하여 고민하는 부분은 작동과는 다른 영역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 사진은 어떤 카메라, 어떤 렌즈로 찍었다.’ 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이 그림을 어떤 붓과 어떤 물감으로 그렸다.’ 라는 말은 생소하고 이상하다. 이는 기기에 의존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사진의 태생적인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기기에 열중하고, 더 좋은 기기를 쓰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그것은 일부 사실이고 또 일부는 공상이다.

2006년 야쿠시마에서 만나뵈었던 山下大明(Yamashita Hiroaki) 선생님께 질문을 했던 적이 있다. “저도 사진을 잘 찍는 사진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는 대답했다. “너는 이미 사진기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기를 들고 있다면 너는 이미 사진가이다. 네가 찍고 싶은 것을 찍어라.” 당시에는 뭔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가 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명쾌한 대답이었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진은 다루기 더 쉬워졌다. “셔터를 누르기만 해, 나머지는 우리가 다 알아서 할테니” 라는 수십년전 Kodak 의 광고문구는 이제 한톨이 거짓도 없는 온전한 현실이 되었다. 심지어는 모든 과정이 작은 책상위에서 모두 이루어질 수 있다. 쉬운 접근성 덕에 사진은 분명 양적 팽창과 질적 향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좋은 사진’이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술로 접근하는 사진은 쉬울지 모르겠지만, 예술로 접근하는 사진은 여전히 어렵다.

‘접근성’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접근성의 또다른 의미는 ‘흥미’ 이기 때문이다. 접근하기 쉬워야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대하기 어렵다면 ‘흥미’ 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사라져버릴 것이다.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사진은 무엇일까? 필름사진? 디지털 사진? 그런 류의 고민이 아니다.
‘즉석사진’… 찍는 동시에 상을 보여주는 이것은, 손에 쥘 수 있는 최종 결과물을 그 자리에서 바로 보여준다. PC 에 앉거나 현상소에 맡길 필요도 없다. 이것이 전기신호인지 화학신호인지 내 손에 쥘 수 있는 것인지라는 등의 귀신 씨나락까먹는 고민도 할 필요가 없다.
재생산이 불가능한 단 하나의 순간, 하나의 사진, 그리고 장당 얼마얼마로 환산되는 자원의 유한함을 망각할 수 없는, 그래서 한 컷 한 컷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되는… 이런 즉석사진의 ‘흥미’ 에 대해서는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전세계의 누구라도 찍든 찍히든 열광하게 되니까…

즉석카메라는 언제나 옳다.
그리고, 무엇을 찍느냐보다는 무엇으로 찍는지에 더 골몰하는 나에게 흥미로운 카매라가 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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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ort (typ2754)
: 곧, 바로, 즉시, 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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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ofort 가 완전히 새로운 카메라는 아니다.
Fujifilm 에서 발매했던 Instax mini 90 neo 와 형제모델이다.
껍데기만 다르고 나머지는 다 같다.
(이 두가지 모델을 비교한 외국유저의 글을 참고하면 쉽다.)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것에 손이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카메라는 예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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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x mini 용 필름이 들어간다.
사진의 크기는 instax wide 가 당연히 좋겠지만 그리되면 카메라사이즈가 커질 것이고 분명 미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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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즉석카메라에는 충전지가 들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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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구입은 했는데, 눈에 띄는 물건이니 마눌님의 허가가 필요했다.
생존을 위해서 머리를 팽팽 돌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명분은 만들어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이들이 유한한 자원을 스스로 분배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즉석카메라를 사주었다!”
“궤변이네… 근데 왜 라이카여야 하는건데?”
“어, 원래 즉석카메라는 본체가 싸고 필름이 비싼거야 ==3==3”
“우왕, 아빠 이거 내거 맞지? 우와 이쁘다~”

어라, 그래서 결국 이 sofort 는 민령이의 차지가 되었다.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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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아닌 것 같단다.
스스로 찍어서 의미있을 것과 별 의미가 없을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난사하지 않는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필요한 것만 담아내기’ (근데 내가 이런 말할 자격이 있나;;;), 그리고 ‘제한(limitation)을 즐길 줄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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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포항 가족 여행에서 딱 20장의 필름을 건네주었다.
아이는 1박 2일동안 11장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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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ort_10고동을 들고 있으라 하기에 그리했다.

송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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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차창밖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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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여기서 찍으면 멋지게 나올까? 찍을지 말지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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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대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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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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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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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심지어 아내도 사진을 한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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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필름에 맺힌 상의 품질이 어떻다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이 즉석사진 한장, 한장은 기억의 색인이 되어, 언제고 추억을 상기시킬 매개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이쁜 카메라로,

사진, 흥미있게 다가가기 : sof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