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기억들 – Ba Dinh Square

독립 선언의 현장, 모두의 공간으로.

하노이 시내의 동부, 그곳으로 가면 하늘이 활짝 열린 광장이 한 곳 있다. Ba Dinh Square. 녹음이 짙은 여름이건, 스산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도는 겨울이건 이곳은 열려있다.

주변의 고색 창연한 프랑스 식민양식의 건물들과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 넓게 펼쳐진 콘크리트 광장과 낮게 내려앉은 호치민 묘역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이 갖는 의미는 베트남의 독립 선언이 호치민에 의해 읽힌 장소, 그리고 그의 사후에 영원히 그를 기리는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 두가지가 가장 크다.

포츠담 선언에서 일본의 항복이후 베트남은 1945년 9월 2일 독립 선언을 했다. 왜 일본이 항복을 한 뒤 독립선언을 했을까? 19세기 프랑스의 침략으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후 프랑스의 갖은 착취를 당하던 베트남은 2차대전 중 일본의 재침략을 받고, 베트남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프랑스는 무장해제 후 패주, 그리고 1940년 베트남의 새로운 식민국으로 일본이 들어서게 된다. 결국 일본의 식민지배를 5년이나 더 받은 후 일본의 항복 뒤 베트남은 독립선언을 하게 된다. 이런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호치민이 독립 선언서를 읽은 장소가 이곳 바딘 광장이다.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호치민들 매우 존경한다. 남베트남 정부의 무능과 부패등에 대비해,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저항운동에서부터 시작해 일본 식민 시절에 대한 저항 운동, 그리고 이후 프랑스 및 미국 침략세력에 대한 저항까지, 그의 한 평생 청렴한 생활과 나라를 위해 저항하며 살아온 인생 자체를 존경하고 경외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그의 묘역을 공개하고 참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며, 이 시간에는 참배하기 위한 사람의 줄이 상당히 긴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호치민을 기리기 위해 묘역 뿐 아니라 호치민 박물관이 Ba Dinh Square 서남측에 자리해 있다. 호치민이 펼쳤던 베트남 독립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70년대 이후 베트남의 통일 이후의 활동상까지 정리가 되어 있는 박물관이다. 호치민의 활동 상황 전반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어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며, 대부분 베트남어 및 영어로 설명되어 있다.

또한 바딘광장의 동편으로는 19세기 하노이로의 수도 이전과 함께 생겨난 Thang Long 황성 유적이 남아있다. 남북으로 길게 자리잡은 황성 유적은 과거의 건물들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으며, 그곳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프랑스 식민지 양식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Ba Dinh Square는 식민 지배의 잔재들 사이에 낮게 자리잡은 광장과 호치민 묘역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공간 이다. 공산당의 나라, 베트콩으로 이 나라를 바라보는 시선도 물론 존재하지만 또 다른 시선으로 베트남을 바라보는 시간을 이곳에서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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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 Rolleiflex MX-EVS / Xenar 75mm f3.5 / Pro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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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 Rolleiflex MX-EVS / Xenar 75mm f3.5 / Pro160

장소와 기억들 – Hanoi Old Quarter

시간이라는 씨줄과 사람이라는 날줄로 엮어낸 장소, Hanoi Old quarter.

통칭 Hanoi Old Quarter라는 구역은 정확히 구분되어 있지는 않지만 Hoankiem 호수의 북쪽에서부터 더 북으로 올라가면 볼 수 있는 Dong Xuan 시장까지를 이야기 한다. 꽤나 좁다란 길에 얽히고 설켜 오가는 사람들을 처음 본다면 가벼운 현기증이 잠시 일어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복잡한 곳이다.

과거 하노이에 모여드는 모든 물산과 사람이 거쳐가고, 도시 내에서 상거래가 집중되는 곳이 이 곳 이었다. 각각의 길은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물건들이 있었고, 그런 길들을 모아놓으면 36개의 길이 되어, Old Quarter는 하노이 63길 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제는 하노이 여행자들에게 유명해 진 Ta hien 맥주거리 부터, 지금은 실크제품 보다는 기념품을 더 많이 파는 실크거리도 있다. 길의 유래에 맞는 물건을 파는 가게도 남아있고, 지금의 삶에 맞게 바뀐 품목을 파는 가게도 있다. 그리고 잘 찾아보면 구석구석 과거의 모습을 보존하고 재현해 놓은 장소들도 볼 수 있다.

하노이에서 베트남 여행을 시작하려는 사람들 에게도 매우 중요한 장소가 Old Quarter다. 골목마다 소규모 현지 여행사가 모여있어, 하노이에서 가까운 곳은 사파와 할롱베이부터 멀리는 다낭이나 호치민 까지, 여행 상품과 교통편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노이에서 출발하는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Old quarter를 꼭 기억하자.

Old Quarter는 보행자에게 불친절 하기로 손에 꼽을 수 있는 곳이다.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걷기보단 한줄로 서서 걷는것이 더 편하다. 이런 사정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일행의 뒤를 봐주며 걷거나, 앞서가며 일행을 이끌게 된다. 이게 또 희한한 느낌인 것이, 앞서가며 한번씩 돌아다 보면 누군가를 챙긴다는 생각에, 뒤에서 앞사람이 걸어가는걸 바라보면 앞사람을 지켜준다는 생각에 마음이 푸근해 진다. 비록 복잡하고 정신 사나운 거리의 분위기 속에서도,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즐겁게 걸을 수 있는 장소다.

켜켜이 쌓인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사는 하노이 사람들을 보고 싶다면, 일단, Old Quarter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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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0 / LeicaM6 / m-Rokkor 40mm F2 / RPX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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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2 / LeicaM6 / m-Rokkor 40mm F2 / AristaPremium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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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2 / LeicaM6 / m-Rokkor 40mm F2 / AristaPremium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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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9 / Leica M6 / BlackElmar 50mm f3.5 / Kentmere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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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9 / Leica M6 / BlackElmar 50mm f3.5 / Kentmere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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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 Contax iia / CarlZeiss Biogon 21mm f4.5 / Seagull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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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 Contax iia / CarlZeiss Biogon 21mm f4.5 / Seagull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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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 Contax iia / CarlZeiss Biogon 21mm f4.5 / Seagull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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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 Minolta TC-1 / G-Rokkor 28mm f3.5 / Kentmere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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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 Minolta TC-1 / G-Rokkor 28mm f3.5 / Kentmere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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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3 / Minolta TC-1 / G-Rokkor 28mm f3.5 / Kentmere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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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7 / Leica M6 / m-Rokkor 40mm F2 / Seagull400(EI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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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2 / Leica IIIc / Orion-15 28mm f6 / Seagull400(EI800)

Minolta TC-1 Review

Shut up and Press the shutter!

‘일단 셔터부터 눌러 봐.’

‘응? 무슨 소리…?’

‘눌러 일단. 응.’

그래서 그냥 눌러봤다. 와? 정말 찍으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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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계가 무척이나 정확해 어떤 필름을 사용해도 정확한 노출로 촬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5군 5매 렌즈의 결과물은 손톱만한 렌즈의 결과물이라 생각하기 어렵게 깔끔하고 좋다. 특이한 조리개 방식도 TC-1의 특징인데 원형 마스크 형태의 조리개가 조리개 수치를 바꿀때마다 변경되어 매 조리개마다 원형을 유지한다. 그리고 필름 감도는 6400까지 인식되며 ISO 변경의 자유로움이나 노출보정의 편리함도 있다. 여기에 MF도 가능하고 스팟 노출 측광까지 된다. 거기에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스트로보 까지.

그리고 결정적인 건 이런 기능이 손바닥에 충분히 올라오는 자그마한 사이즈에 모두 들어가 있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진 카메라가 어디를 가든 내 외투 주머니 속에 쏙, 내 가방의 한자리에 쏙 넣을 수 있다. 이 말인 즉, 그 어떤 편의 기능보다 촬영자가 부담없이 카메라를 들고 나설 수 있게 하는 TC-1만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화이트와인이 생각나는 아름다운 금속 바디의 질감은 손에서 카메라를 내려놓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만족스런 촉감까지, 모든것을 다 갖춘 카메라라 말하고 싶다.

G-Rokkor 28mm f3.5

버블경제기의 막바지에 출시된 카메라 다운 걸출한 기능과 함께 렌즈의 성능이 단연 압권이다. 5군 5매 렌즈 구성에서 3매가 비구면 렌즈이다. 똑딱이라고 하긴 했는데, 성능을 보면 똑딱이가 맞나 싶다. 버블경제 속에서 미놀타의 잉여이익은 저 작은 부피 안에 기능을 넣기 위해 스러져 갔나보다. 너희들은 도대체 이 카메라에 무슨짓을 한거냐, 미놀타.

결과물을 보면 컬러나 흑백에서 단단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준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컨트라스트라고 하기보단 단계 단계를 딱딱 짚어내고 넘어가는 그런 느낌이다. 덕분에 흑백이나 컬러 가리지 않고 상당히 선연한 느낌이 나며, 작은 사이즈의 렌즈 치고 중심부부터 주변부까지 골고루 우수한 묘사를 보면 최고의 성능을 내기 위해 신경쓰며 만들어낸 렌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은은한 묘사라는 표현보다 똑부러지게 단단한 묘사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렌즈다.

워낙에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한정판으로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 용도 생산이 되었던 렌즈니 TC-1이 손에 들어왔다면 일단 믿고 사용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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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부랴부랴 짐을 챙겨 떠나는 여행길, 여행중 좀 편안하게 마음먹고 촬영할 카메라가 필요해 뭘 챙길까 생각하던 도중, 아주 짧은 고민을 끝내고 TC-1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별 고민없이 툭툭, 노출조건이 조금 애매하다 싶으면 노출보정만을 사용해 약간의 조작을 해줬다. 현상 후 확인한 결과물은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 그런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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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출장으로 몇번이나 찾았던 하노이 여서 그랬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진을 만들만한 카메라가 필요했다. 출장길이니 만큼 다른 짐들도 많아 짐을 크게 불리고 싶지 않았다. 고민하던 도중 좋은 카메라를 한번 더 빌릴 수 있었고, TC-1은 네 번째 출장의 동행이 될 수 있었다. TC-1으로 담아냈던 흑백 사진들. 그 흑백사진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필름위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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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에 살지 않는 내게는, 서울에 나가는 일도 어떻게 보면 짧은 여행이나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카메라 몇대를 들고 서울을 돌아다니며 촬영 하는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가볍게 카메라 하나에 의지에 사진을 찍고싶은 날도 있다. 그런날, TC-1은 내가 믿고 셔터를 누르게 만들어 주는 카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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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카메라의 미덕을 궁극적으로 실현한 카메라.

작은 크기, 최고의 화질, 궁극의 휴대성까지. TC-1을 챙기고 일단 셔터부터 누르자. 그러면 사진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여행자에게 있어 꼭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추려내 만든 카메라 Minolta TC-1, 올 봄 나들이에 함께해 보는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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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촬영 : Minolta TC-1 / G-Rokkor 28mm f3.5

경주. 2017. 08. Fujifilm Provia 100F

하노이. 2017. 11 ~ 2017. 12. Seagull400 (EI 800)

서울. 2017. 10 Kentmere100 (EI 200)

장비 대여 및 장비사진 : JSFamily ( http://wjs890204.tistory.com/ )

셔터 속도가 느려질수록, 사진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꼭 그러잡은 바디, 조심스럽게 누르는 셔터 버튼. 그리고 이내 열렸다 닫히는 셔터. 셔터가 열러있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필름은 조용히 그 순간을 받아들인다.

흔들리지 않고 정확하게 멈춰세운 시간을 보기 위해 우리는 밝은 렌즈와 셔터 속도에 열광하지만, 그 열광속에 놓치게 되는 순간이 분명 존재한다. 어쩔수 없는 불편한 상황에서 욕심은 내려놓고 당시를 즐겨보고자 했다. 안나오면 뭐 어쩔 수 없지. 렌즈 밝기 F6, 잔뜩 흐려 부슬비가 내리는날, 그리고 감도 200의 필름은 모든것을 내려놓고 그 상황을 그저 즐기라고 나를 재촉했다.

비가 오는 골목에서도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맑은 날에 비하면 한결 느려진 속도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활기는 잃지 않은 채였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와중에도 커다란 짐을 자전거에 싣고, 팔 것을 어깨에 지고 있었으며, 그 와중에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걸 잊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 장면 장면 속에서 사람 사는 향이 진하게 풍겨왔다.

비록 부슬비가 머리와 옷을 적시다 못해 카메라 까지 눅눅하게 만드는 상황이었지만, 사람 사는 모습을 보고나서 일에 지쳐 한동한 무미건조했던 내 마음도 촉촉하게 젖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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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c / Orion-15 28mm F6 / Fujifilm C200

Hanoi. Vietnam.

Zeiss Opton Sonnar 50mm f1.5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21mm f4.5, Zeiss Opton Tessar T 50mm f3.5,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세번째 렌즈는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여행용 짐을 챙기며 하나 고민했던 것이 야간의 촬영이었다. 휘황 찬란한 도쿄의 밤거리를 걸을 생각을 하면서도 렌즈 걱정을 한 것은 한스탑 이라도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심도를 얻고 싶어하는 모든 카메라 사용자의 마음과 같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르게 된 렌즈가 Zeiss Opton Sonnar 50mm f1.5

Sonnar 50mm는 Contax RF마운트의 대구경 렌즈로 빠른 속도의 f1.5 렌즈다. 어두운 상황이 와도 개방을 최대로 하게 되면 어느정도 셔터속도 확보가 가능해 야간 촬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조리개를 조이면 주간에도 다른 렌즈들 못지않게 정확한 표현이 가능해 주간 및 야간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렌즈다.

렌즈 결과물의 전체적인 느낌은 부드럽고 볼륨감 넘치는 표현이라 말하고 싶다. 특히 야간 촬영시 과하지 않은 컨트라스트 덕분에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부드럽게 무너지는 보케는 야간 촬영시 배경에서 부서지는 조명을 더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주광의 강한 컨트라스트 상황에서는 렌즈 특성으로 인해 강한 느낌을 어느정도 중화시켜 주는 결과도 볼 수 있다.

자 이제, 조나가 마운트 된 카메라와 함께 도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번째 목적지는, 도쿄로 가기 위한 인천공항. 목적지이자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침 8시 출발 비행기를 타기위해 일찍 도착한 공항이었지만 사람은 벌써 복작복작했다. 나보다 부지런한 사랆들이 훨씬 더 많구나 생각하며 짐을 부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공항 출발표시에서 보는 저 날아오르는 비행기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저 날아오르는 각도는 누가 설계를 했을까? 저 각도만큼 딱 적당히 사람도 들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설레며 줄을 서고, 짜증없이 무사히 출국심사를 받게되는것 아닐까? 정말 감사한 사람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출국심사를 무사히 받고 안전하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문이 닫히고, 비행기는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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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내려 도착한 곳은, 시즈오카의 한적한 시골마을 오마에자키시. 기차역에서도 한시간에 한대 있는 버스를 타고 한시간은 들어와야 하는 곳이다. 그래도 원자력발전소가 있어 그런 것일까 동네는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다. 바다가 가까워 해산물을 쉽게 구할수 있는 동네면서도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낮고 높은 산이 많아 차밭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의 정말 소도시 중에도 소도시인 곳과 어떤 인연이 있어 이렇게 오가가 되었는지. 이런저런 생각속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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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신주쿠로. 신주쿠, 그곳에서도 니시구치는 단연 약속이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만나는 곳이다. 시부야에 하치코 동상이 있다면, 신주쿠에는 니시구치가 있지 않을까? 반짝거리는 간판과 네온사인, 그리고 그만큼 반짝이는 미소로 사람들과 이야기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참 즐거워 보였다. 지인을 만나고, 그 곳을 나도 걷고, 한잔을 기울이면서 든 생각은 ‘나도 그렇게 반짝이는 웃음을 웃고 있을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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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긴자. 긴자의 밤은 화려했다. 반짝이는 불빛, 진열대 안을 바라보는 선망어린 눈빛, 빛, 빛… 빛나고 있지 않은 존재가 오히려 어색한 밤이었다. 그 빛이 가득한 공간을 사람들은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담기위해 그들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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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나가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Sonnar 50mm렌즈. 특히나 이번 여행에서는 밤의 사진을 맡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들고 나선 렌즈였다. 이번 야간스냅들을 들춰보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후회하지 않을 밤 풍경을 담고 싶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생락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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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 / Zeiss Opton Sonnar 50mm f1.5

공항, 오마에자키, 신주쿠, 에스컬레이터 남자 – Seagull 400 (EI800)

긴자 – Kentmere 400 (EI800)

 

Carl Zeiss and Tokyo. Fin.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21mm f4.5, Zeiss Opton Tessar T 50mm f3.5,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두번째 렌즈는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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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렌즈를 인터넷 상에서 알아가고 접하며 엄청 깔끔하게 떨어지는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서 말했던 Carl Zeiss Biogon 21mm f4.5 렌즈와 같이 선명한 선들이 여기저기 있는 도시에서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 렌즈도 언젠가 도쿄에 갈 날이 있다면 챙겨가야 겠다는 맘을 먹고 있던 도중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 렌즈에서 느낀 느낌은 상당히 절제되고 억눌린 색표현을 해 준다는 것이었다. 21mm Biogon이 눈으로 본 그대로의 색을 사진에서 그대로 보여준다면, 50mm Tessar는 눈으로 본것보다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의 색을 보여줘 상당히 단단한 느낌의 결과물이 되곤 한다. 차분하면서도 구석구석 세밀한 묘사는 우직하게 자기의 할일을 다하는 장인정신을 느끼게 해준다. 이 렌즈의 미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광택의 바디에 전면에 위치한 무광 테두리 한줄의 장식성은 차고 넘치지 않는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열쇠가 된다. 굳이 촬영을 하지 않고 손으로 조작만 하고 있더라도 충분히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는 Carl Zeiss의 렌즈 다운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다.

Tessar 50mm의 첫번째 목적지는 오차노미즈역 근처. 간다 진보쵸에서 걸음을 옮겨 다음 목적지로 삼은 곳이 오차노미즈역 이었으며, 그곳에서 간다묘진 방향으로 길을 잡아 이동했다. 그 중간 오차노미즈역 근처에서 촬영한 컷들이 살아남았는데, 또렷하게 뻗은 선과 푸른하늘의 절제된 표현이 인상적인 결과물로 나왔다. 오차노미즈역은 특히 일본의 복잡한 열차 노선을 상징하는 것으로 유명한 역이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다 보면 여러갈래로 얽힌 열차 노선을 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지나가는 열차를 바라보다 보면 시간은 훌쩍 몇십분이 지나가 있고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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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향한곳은 긴자. 역시나 도시에 어울리는 렌즈를 테스트 할만한 곳은 긴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값비싼 것들은 모두 모인다는 긴자는 20세기 초반부터 이미 상당한 번화가로 자리 잡은 곳이었다. 그런 번화했던 힘의 바탕은 어디일까 생각해 보면 마음이 개운치 못하지만, 일단 눈으로 보기에 근대의 건물과 유리로 둘러친 건물의 조화가 기기묘묘하다 느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사진을 촬영하러 간 날은 하늘이 매우 맑아 컨트라스트가 엄청 강하긴 했으나,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하는 만큼 드라마틱한 화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잘 이용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늘과 빛이 드는 부분을 신경써 촬영했고 조금 아쉽지만 렌즈의 개성은 어느정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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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에 가져간 다른 바디에 흑백필름이 마운트 되어있었던 덕분에 흑백 결과물도 같이 확인 할 수 있었다. 빛이 매우 강한 상황이었고, 덕분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긴 했지만 역광의 상황에서도 암부 표현이 이상하거나 뜨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순광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표현을 보여주며 화면 구석구석까지 열심히 묘사해 내는 장인정신은 흑백필름에서도 쉬지않고 살아 숨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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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도시의 풍경을 담기에 참 좋은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렌즈. 단단하게 손에 꽉 차는 조작감이나 차분하고 꾹 눌러 표현하는 결과물까지 마음에 쏙 드는 이 Tessar 렌즈는 50mm를 사랑하는 내게는 정말 보석같은 렌즈다. 게다가 후기 Carl Zeiss렌즈의 특징인 아름다운 코팅색 까지 더하면, 외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Carl Zeiss 렌즈중에서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렌즈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ontax IIa /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 Fujifilm Provia 100F

M4 / Zeiss Opton T Tessar 50mm f3.5 / Seagull400 (EI800)

Carl Zeiss Biogon 21mm f4.5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21mm f4.5, Zeiss Opton Tessar T 50mm f3.5, Zeiss Opton Sonnar 50mm f1.5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이번 첫 렌즈는 Carl Zeiss Biogon 21mm f4.5

20세기 최고의 21mm 렌즈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극도로 억제된 왜곡과 깔끔한 주변부 화질이 특징인 렌즈이다. 잘 설계된 덕분에 최대개방이 아니라면 중앙부 부터 화면의 바깥쪽까지 고루 선명하게 상이 맺힌다. 특히나 렌즈의 뒷부분이 필름면과 매우 가까워 해상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준다 하며, 결과물을 실제로 보면 확대했을때 상당히 정확한 표현을 해 주는걸 볼 수 있다. 전반적인 렌즈의 색 표현은 현행 렌즈와 다르지 않다 싶은 정도의 정확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딱 떨어지는 이 렌즈의 직선 표현은, 종이에 손을 베일때 뒷목이 선득선득해 지는 느낌과 비슷할 정도로 날카롭다는 느낌을 준다.

사진 촬영에 무감각한 사람들, 길게 뻗은 도쿄의 빌딩과 도로들은 비오곤의 성능이 어떨지 테스트 해보기에 참 좋은 환경이라 생각하던 차에 도쿄로 갈 기회가 생겼고 Biogon 21mm를 쓰기 위해 카메라와 렌즈를 챙겼다.

도쿄에서의 21mm 촬영에는 슬라이드 필름만 사용했다. 날씨가 워낙에 맑고 빛이 좋아 슬라이드에 제격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Biogon 21mm를 구입하고 슬라이드를 사용해 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잘 작동해 왔던 카메라를 믿고 촬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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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곳은 도쿄의 간다 진보쵸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고서점이 많이 모여있기로 유명하다. 메이지 시대에 주변에 유명한 사립 대학교가 들어서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중고 책거래가 활발해 지기 시작하며 고서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되기로 유명한 야구치 서점부터 골목골목 길가 곳곳에 서점이 참 많이 있었다. 일본어를 자연스레 읽을수만 있었다면 살 책을 찾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돌아다니기 바빴겠지만, 그렇지 못한 덕분에 별 다른 유혹 없이 사진만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골목골목에 저렴한 커피집, 커피 로스팅 공방, 오래된 고급 커피집들이 있었다.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학생들의 커피 수요도 많을 것이고, 오래된 책을 구하러 오는 분들이 많은 유서깊은 곳이기도 해 저렴한 커피가게 부터 고급 커피가게 까지 다양하게 잡은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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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Biogon 21mm를 사용해 본 곳은 도쿄역 야에스구치 부근이었다. 흔히 많은사람들이 알고 있는 ‘도쿄역’의 파사드는 야에스구치가 아닌 마루노우치구치 쪽의 파사드가 유명하다. 특히 이곳의 오래된 도쿄역 건물은 우리나라의 서울역 디자인의 모태가 된다고 해 한국사람들에게도 꽤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인라커를 잘못 고른 덕분에(실은 신칸센 탑승구가 가까운곳에 가방을 넣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마루노우치구치까지는 돌아볼 수 없어 야에스구치부터 유락초역까지 걸어 다녀오면서 사진을 담았다. 도쿄역에서 유락초 역을 가는 길은 다르게 말해 긴자까지 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덕분에 야에스구치를 나오자마자 높은 빌딩들은 내 시야를 가리기 시작해 유락초 역으로 갈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빌딩 숲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도카이도 선 철길을 받치고 있는 교각들은 적벽돌을 가지런히 쌓아 만든 아치와 기둥의 연속이었다. 첨단의 도시 속에서 만나는 근대라고 할 수 있다. 유락초 역에 잠시 들릴 일이 있었던 덕분에 맘에 드는 사진들도 몇장 남겨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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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21mm 화각을 잘 사용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지 아직 가늠조차 할 수 없지만, Carl Zeiss Biogon 21mm f4.5를 사용했을 때는 이런 사진이 찍힌다는 것 정도는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어설프지만 짧은 사용기를 마무리 지을까 한다. 부디 조금이라도 이 렌즈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ontax IIa / Carl Zeiss Biogon 21mm f4.5

Fujifilm Provia 100F

Carl Zeiss Jena Tessar 28mm f8

135판형에서 28mm의 시작. 세계 최초의 28mm 렌즈.

흔히 말하는 Carl Zeiss Jena Tessar 28mm f8 렌즈에 대한 수식어 이다. Carl Zeiss 라는 이름으로 광학기술의 절정을 달리던 시절, 그 어느곳에서도 내놓지 못하고 있던 28mm 렌즈를 내 놓은 곳이 Carl Zeiss. 각종 코팅 기술과 설계 기술이 있는 21 세기에 와서 보는 렌즈밝기 f8은 터무니 없이 느린 속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930년대의, 50mm 혹은 35mm밖에 없던 그시절의 상황에서 28mm는 시각적 충격으로 다가오는 화각이었을 것이고, 그 화각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f8이라는 렌즈의 조리개가 큰 고려사항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당시의 렌즈 설계 기술이라는 것이 일반 사진에 활용된다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군사적인 필요성을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 발전 해 나갔을 테고, 군사적 목적은 역시 멀리 있는 피사체를 더 가까이, 그리고 정확하게 볼 수 있어야 했을 것이다. 이런 필요는 자연스레 망원 렌즈의 성능 향상이나 발전에 역점을 두었을 것이며, 광각렌즈를 개발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로 여겨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Carl Zeiss는 그런 광각 렌즈를 내놓았다.

시간이 지나 수많은 신형 28mm가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고성능의 렌즈에 열광하는 요즘, 나는 이 오래된 렌즈를 손에 넣었다. 세계 최초의 28mm 렌즈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렌즈다운 단단한 만듦새와 아름답게 빛나는 크롬 코팅, 치밀한 무게감이 돋보이는 렌즈다. 다소 느린 속도와 거리계 연동이 불가능한 구조는 이 렌즈의 단점으로 많이 언급이 된다. 하지만 구지 야간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팬포커스에 익숙하다면 f8이라는 조리개를 그리 두려워 하지는 않아도 된다. 200정도 필름이면 1/125 혹은 1/60의 셔터스피드로, 400의 필름이면 그보다 한스탑 더 넉넉한 사진을 f8의 조리개로 즐길 수 있으니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내가 구한 렌즈를 한달여 정도 기다려 드디어 배송을 받았고, 배송을 받아 열어본 렌즈의 외관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게다가 같이 온 28mm 정품 파인더의 자태는, Contax iia 바디와의 조합에서 최고의 빛을 발휘하는것으로 보였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조합은 정말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더이상의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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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를 해보고 이 조합이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이 상태 그대로 테스트에 나섰다. 좀 맑은 사진이 나와 클리닝이 필요없기를 바랬지만, 그건 역시나 무리한 바람이었다. 보정후의 결과물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포커스링의 조작감은 여러모로 아쉬웠기에 결국엔 클리닝을 맡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클리닝 전 첫 번째 테스트에 나서서 확인한 결과는 아래 보이는 사진들과 같았다.

Film : Fujifilm C200

 

앞서 언금한 포커스링의 조작감도 아쉬웠지만, 같이 구한 파인더의 곰팡이 까지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렌즈 클리닝을 맡기게 되었고, 다시 찾아 촬영을 하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난 렌즈와 파인더는 깔끔하게 클리닝이 된채 내게 돌아왔다. 클리닝 후의 만족감은 처음 낙찰을 받고 배송된 박스를 열어 봤을 때의 만족감을 넘어서고도 남는 정도였다. 이 정도로 잘 닦여져 왔으니, 얼마나 만족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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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잘 닦여 왔으니 테스트를 한 번 해 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외출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어설프게 해가 뜬 날씨에 어설픈 컬러 필름 한 롤. 다행이도 렌즈가 똑똑하게 닦여 와 그런지 볼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주었다. 참 다행이다.

Film : Kodak ColorPlus200

 

세계 최초의 28mm, Carl Zeiss Jena Tessar 28mm f8. 누가봐도 단점으로 다가오는 RF 거리계 연동의 부재와 느린 조리개 값인 f8을 차치하고서라도 결과물을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렌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RF에서 접할 수 있는 쓸만한 28mm 렌즈가 없음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분이나 올드 렌즈의 레트로 함을 원하는 분이라면, 80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을 뛰어넘은 CarlZeiss의 기술을 담은 렌즈를 한 번 사용 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기회가 있는 분 이라면, 꼭 이 렌즈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라며, 필름 2롤로 써 본 이 렌즈의 소개기를 마치려 한다.

Canon 28mm f3.5 LTM Review

RF용 28mm 렌즈라 말하면 퍼뜩 떠오르는 렌즈는 무엇이 있을까?
Leica의 Summaron이나 G-Rokkor, GR28 렌즈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렌즈들은 일단 가격면에서 고가인 경우가 많아 구입 장벽이 높고, 매물도 흔하지 않아 운대가 맞지 않으면 구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28mm 렌즈를 구하던 중 만만하지 않은 가격대와 구하기 쉽지 않은렌즈라는 이유로 28mm는 일단 포기했었다. 대신 적당한 가격대의 21mm렌즈를 구해 사용하며 28mm의 대안을 찾아보던 도중 흥미를 끄는 물건을 발견했다.

Canon 28mm f3.5 LTM

Canon 28mm f3.5 렌즈는 초기에는 사내 공모로 채용된 Serenar(세레나, セレナー)라는 렌즈명을 갖고 생산되나 나중에는 Serenar라는 이름을 떼고 Canon이라는 사명만을 사용하는 렌즈로 생산된다. 세레나 라는 단어에는 ‘고요함’이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 렌즈는 4군 6매의 가우스 타입 렌즈로, 최대개방 조리개가 3.5이다. 발매 당시에는 광각 렌즈중 가장 밝은 렌즈로, 동시기 발매된 Carl Zeiss의 Tessar 28mm F8렌즈에 비해 다섯배나 밝은 렌즈로 회자되었다고 한다. 이 렌즈는 아담하고 간단한 디자인으로 Barnack형 Leica와 잘 어울리며, 컴팩트 한 렌즈 특성상 휴대 측면에서 매우 탁월하다. Barnack Leica 외에도 제 짝인 Canon의 L39마운트 카메라와의 어울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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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바디의 바르낙에 간단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의 Canon 28mm f3.5는 Barnack의 휴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더 부각시켜준다. 게다가 이 렌즈는 Serenar가 각인된 초기형 렌즈가 아닌, 생산 년도가 늦은 축에 속하는 렌즈라 렌즈 제작 수준도 어느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제작되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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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Black Paint된 Canon P 모델과의 어울림도 나름 괜찮은 편이다. 제 치라는 말이 괜히 있는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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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Film (APX100-3Pic / Kentmere400-8Pic)
흑백에서의 전체적인 밸런스는 좋다. 구체적인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올드렌즈 특유의 표현도 좋고, 컨트라스트도 충분히 확보된다. 흑백인 덕분에 개방에서의 주변부의 화질저하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며, 5.6 이상으로 조리개를 충분히 조여주면 주변부도 쓸만한 화질로 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지 스캔상태가 좋지 않아 다시 스캔 후 편집해 변경했습니다.)

 

Color Positive Film (Fujifilm Provia 100F – Expired)
컬러 포지티브에서는 Magenta 발색이 도드라진다. 맑은날 하늘을 촬영하면 스캔 했을 때 구름이 약한 보라색으로 물드는 경우는 가끔 볼 수 있었으나 이 렌즈의 경우는 현상 후의 필름에서 바로 Magenta가 눈에 들어온다. 이전 Orion-15를 사용했던 Positive 필름과 같이 현상한 필름을 놓고 보면 차이가 눈에 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하늘의 파랑색 표현이 독특하며, 올드렌즈 특유의 컬러 표현이 이미지에 특징을 실어주는 결과물이 매력적인 렌즈라 생각한다.

 

Color Negative Film (Fujifilm C200)
이 렌즈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필름이 컬러 네가티브가 아닐까 생각한다. 선명한 발색이지만 제 색을 나타내는데 게으르지 않다. 게다가 슬라이드에서 보여줬던 파랑색의 표현은 네가티브에서도 여전하다. 스캔만 잘 한다면 마젠타가 눈에띄게 도드라지는 슬라이드 필름보다도 괜찮은 색을 볼 수 있다.

 

마무리 하며…
적당한 가격대의 대안이 없는 RF용 28mm 렌즈들 사이에서 아직 괜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캐논의 28mm 렌즈. 컴팩트한 사이즈에 단단한 만듦새와 쓸만한 결과물들 까지. 예리하게 칼로 자른듯 선명한 해상력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엄청나지도 않은 적당한 성능의 28mm 렌즈라고 생각한다. 28미리의 주력 렌즈로 사용하기에는 약간 아쉬운 성능의 렌즈일 지 모르나, 약간의 여유를 갖고 이 렌즈의 성능을 감안한 채 마주할 수 있는 분이라면 28mm 화각의 훌륭한 대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남은것들, 변하는 것들.

세상의 많은 것들은 변한다.
우리는 종종 변하지 않기를 원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변하지 않을거라 굳게 믿었던 것들이 변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변화는 때때로 절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할아버지.”

우리집 마루의 가운데. 나에게 할아버지는 늘 그곳에 계시는, 그런 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식사를 8시 10분 남짓쯤 드시고, 마루에 앉아 TV를 보셨고, 9시에는 꼭 뉴스를 보셨다. 그러다 10시쯤이 되면 마당에서 화단을 손보시다 11시쯤엔 다시 마루로 돌아오셔서 까무룩 낮잠을 주무셨다. 점심식사를 하시고는 노인정에 나가 다른 할아버지와 시간을 보내시다 약주를 한두잔 하고 들어오셨다. 저녁식사 후에는 7시 뉴스를 보시며 까무룩 졸다 9시가 되면 주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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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 속에서 내게 할아버지는 항상 반복되는 일상 이었다. 학교를 다닐 때도 집에 오면 그시간 그 자리에 계셨고, 취업을 해 지방에 가 있으면서도 언제나 그렇게 정해진 듯 매일을 보내고 계셨었다. 정말 언제나 그렇게 계속 될 것처럼.

하지만 변화는 갑자기 찾아왔다.

“2014. 5월의 막바지.”

노인정에서 숨이차 돌아오신 분은 우리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같이 약주를 주고 받으시던 다른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이상하다고. 어서 노인정으로 와보라고. 급하게 말씀하셨다.
놀라 노인정으로 뛰어갔을때 할아버지는 내가 알던 할아버지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날 알아 보시지만, 내가 알았던 할아버지는 아니었다. 급하게 병원으로 가 할아버지는 입원을 하셨고 점점 쇠약해 지셨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그렇게 허물어져 갔고,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식구들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걸으실 수 없었다. 식구들을 일부 알아보셨다. 걷지 못하고 움직임도 둔해지셨다. 알아보지 못하는 식구들의 수가 알아보는 식구들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주변 상황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이 왔고, 결국은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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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을 할아버지와 살며 많은 추억들이 있었고, 그 추억들은 어떤 장소를 지날때 마다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일들과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얽혀있는 장소들 덕분에 할아버지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떠나시고 난 자리에 남아있는 나는, 변하지 않는 것으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결국 변하지 않는것은 내게 남아있는 기억이 아닐지. 하지만 이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고 흐려지지 않을지.

그래서 이렇게 글을 적는다.

 

사진 : 2015. 3. 14. Contax Tvs / Kodak 400TX
글 : 2015. 7. 5.